1월 초, 사인하러 오라더니 면접을 본다. 40대 늘봄교사 이야기
리박스쿨 사건으로 인해 확인해야 한다며
사인을 하러 오라고 해서 그 근처 학교 가기 전 12시 반쯤 방문의사를 묻고 방문하였다.
사전에 ot도 아닌데 사인 때문에 오라고 하는 건 또 처음이었다.
약속시간보다 일찍 도착해 주차를 하고 보니 학생수에 비해 건물이 크다. 주위엔 논밖에 없다.
아이들은 버스를 타고 다니나보다. 날이 밝은데 아이들 얼굴이 어둡다. 겨울이라 추워서일까. 심심해서 일까. 보통은 뛰어놀고 시끄러운 학교가 대부분인데, 눈치를 보는 얼굴들이다.
지나다니는 선생님들의 발걸음에서 아이들에 대한 관심이 없는 게 느껴졌다. 점심시간이니까 생각하고 넘겼는데 대화를 끝내고 아이들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늘봄교실은 어디일까. 2층왼쪽인가 오른쪽인가.
왼쪽에도 늘봄교실? 오른쪽엔 늘봄 사무실?
말해주신 명칭과 교실이름이 달라서 다시 전화를 드리고 들어갔다.
들어가서 사인을 하라며 갑자기 사인란을 내민다. 내용은 없고 다른 분들의 이름과 사 인 표로만 되어있었다.
2장의 다른 종이를 내밀며 수업설명을 하신다. 읽어볼 틈이 없이 설명을 하고 계셨다.
리박스쿨 얘기라고 했는데 그 얘긴 없었다.
금쪽이 3명의 이야기와 청소이야기를 하신다. 사전에도 통화로 얘기하셨던 부분이라 그러려니 하며 들었다.
왜 이렇게 이 부분에 대해 강조하실까 어느 정도이기에 조심해야 할 사항이 무엇인지 더욱 궁금해졌다.
그리고 다른 당부들이 들려왔다. 교장선생님이 예민하셔서 청소 좀 잘해달라고 이야기를 하시는데 첫날부터 수업보다 청소얘기라니. 기존선생님이 회화를 해서 맘에 안 들고 공예만 해서 맘에 안 들고 이제는 청소까지.
아. 지금 내가 속한 회사 또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신다. 도착해서 15분 동안. 그 이후들은 이야기도 충격적이었다.
이제까지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첫날부터 이렇게 요구사항이 많은 학교는 처음이라고 답했다.
청소라면 그 교실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다고 얘길 하려는데 실무사선생님과 실장님 두 분이 내 말을 계속 끊는다. 대화라기보다는 주문? 에 가까운 상황.
나 여기 청소부로 온 건가.
교실을 이탈하는 학생이 있고 자기들은 책임지기 싫으니 방과 후 선생님이 다 알아서 해달라는 요청에 어이없는 상황이다. 아이들이 싸우더라도 바로 연락하지 말아 달란다.
종이에는 바로 부모님과 학교에 연락하라고 나와있지만 내용이 다른 학교를 만났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수업에 함께하진 않으니 잘 관리해달라 한다. 올해 선생님께 학교가 리모델링 중이니 책상가운데로 몰고 아이들과 흰 천으로 덮어달라고 얘기했다고 한다. 그 요청이 어렵지도 않은데 그것도 못해주냐고 한다. 정말 모르나? 방과 후 선생님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아이들이 인부도 아니고.
엄마 없는 아이, 조부모와 사는 아이, 외국인엄마와 사는 아이 셋이 싸운다고 알아서 처리하란다.
그리고 부모에게는 연락하지 말고 아이에게 연락하라고 한다. 답답한 학교. 신고하고 싶다.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또 다른 험담... ;; 난감하다.
이번 주수업이라 교실재료확인을 위해 방과후실무사님과 가보았다. 오래된 교실이라 치워도 티 나지 않을 교실. 재료도 상태가 좋지 않다. 스케치북은 2층에 있으니 가져가라고 하신다.
기존학교가 벌써 그립다. 정리 다해두셨는데..
다시 거기 가야 하나.. 놀랍다. 준비된 게 없으면서 방과 후 교사에게 바라는 게 많은 학교. 하교지도에 대한 이야기도 처음이었다. 어느 학교에서는 하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버스를 타도록 지도해 달라고 해서 좀 놀랐다.
기존에 다녔던 학교에서는 이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대부분의 학교가 돌봄 전담선생님께서 지도하셨고 학교 학생들에게 무슨 일이 있으면 늘봄선생님, 작은 학교의 경우 담임선생님이 오시 거나 수업 후 아이에 대해 교감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눈 적도 있다.
그런데 이곳은 문제의 아이들에 대한 험담과 기존선생님 험담, 소개해준 업체, 그리고 그곳에서 온 나? 도 맘에 안 드는 데 할 수 없이 한다는 말을 서슴없이 해주셨다.
벌써 몇 주 전의 이야기이다.
1년 동안 일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계약서에 사인이 안 된 상황이라 번복할 수 있을까 싶었다.
밤새 잠이 안 왔다. 몇 년을 방과 후를 하며 이런 학교는 처음이라.
모든 학교가 처음이지만, 이렇게 당당히 잘못된 것을 요구하는 것이 당연하다니.
검색해 보니 뉴스에 나온 학교였다는 게 더욱 놀라웠다.
진위여부는 정확하지 않으나. 검색으로 알려준 그 학교였다.
더 답답했던 건 이 이야기를 믿어주지 않는 업체였다. 이런 에피소드를 적게 되다니.
방과 후 선생님들이여. 힘내소서.
선의가 바로서기를 바라며 이 글을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