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팔도에 있기에
지난주에 임용된 지 10주년이 되었다. 생활반 동기 모임이 나까지 9명인데 전주, 강릉, 세종, 진주, 광주, 음성, 천안, 일산, 인천으로 지역이 모두 다르다. 그래서 자주 모이기가 쉽지 않다. 사실 지역이 멀다고 자주 못 만나는 것이 아니라 9명 모두 결혼해서 각자의 가정을 꾸리고 있기에 9명 모두의 일정을 조율하여 다 같이 만나는 것이 쉽지 않다. 9명 모두 모였던 적은 2018년이 마지막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우리는 1년에 한 번 무조건 만나기로 했다. 9명 모두가 만나기는 쉽지 않지만 한두 달 전부터 일정 조율을 통해 가장 많이 되는 날로 정한다. 전국 각지에 있기에 예전에는 장소를 돌아가면서 정했지만 이제는 그냥 수도 서울이다.
이번 모임에는 9명 중 5명이 모였다. 처음에는 7명이었으나 갑자기 사정이 생겨 5명만 모였다. 10년 전 생활반 모습 그대로 우리는 모이기 전부터 러닝 할 생각에 들떴다. “우리가 언제 이렇게 토요일 밤에 한강을 달려보겠어.”라며.
1년에 한 번 모이기에 러닝도 1년에 한 번 같이할 수 있다. 오랜만에 만나 담소 나누기도 부족한 시간에 러닝이라니! 이게 우리 동기들의 매력인 것 같다.
홍대입구역 통통돼지뽈살로 단백질을 보충한 뒤, 예약해 둔 숙소에 가서 러닝복으로 환복 후, 홍대입구역에서 합정역을 지나 양화대교까지 소화를 시킬 겸 걸어갔다. 토요일 밤에 러닝복을 입고 서울 한복판을 거닐었다.
러닝 시작, 5명이 함께 달리기 시작했으나 각자의 페이스가 다르기 때문에 그룹이 나눠졌다.
돼지뽈살이 소화되기도 전에 부랴부랴 10킬로미터를 뛰었다. 형들 덕분에 이렇게 토요일 밤에 한강에서 러닝도 해보고, 러닝에 이어 또 다 같이 턱걸이로 마무리를 했다. 이 모임 참 좋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굽네치킨 2마리 주문과 편의점에 들러서 제로 음료와 과자들을 사갔다. 10년 전 교육일 때나 현재 모두 아저씨일 때나 별 차이가 없다. 배가 나온 사람도 없다. 심지어 웨이트와 식단으로 벌크 된 형, 부상당해도 나보다 잘 뛰는 형들 덕분에 긍정적인 자극을 받고 왔다.
다들 조금씩만 더 가까웠으면 좋겠는데 어차피 가까워도 1년에 한 번 만나는 것은 비슷할 것 같다. 다들 각자의 자리에 잘 지내고 있고, 이제는 만나서도 주로 육아, 건강, 운동 이야기를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참 좋다.
다음 모임부터는 아예 러닝 대회 일정에 맞춰서 잡기로 했는데 생각만 해도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