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산마테오 오피스에서 팀 분들과 'atomic habits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책 모임을 하며, 각자의 습관에 대해 이야기 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두 가지 습관을 공유했다. 하나는 매일 글쓰기 (팀 슬랙에 남기는 Daily Review, 그리고 브런치/링크드인에 올리는 글), 또 다른 하나는 11개월이 된 지안이가 잠든 후 장난감 닦고 치우기.
매일 글쓰기의 경우, 해당 습관(?)을 매일 매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아래와 같다고 설명했다.
1. 즐긴다
처음에는 억지로 시작했을 수는 있는데, 지금은 매일 글 쓰는 것 자체를 즐긴다.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요, 내 의식속에 맴돌고 있는 시사점을 스스로 자각하과 내재화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2. 눈치 안본다 (매번 잘해야 한다는 압박)
글을 쓸 때, 잘써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지 않는다. 그리고 나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로부터 평가를 받을지도 모른다는 부담을 느끼지 않고, 설령 누군가 평가를 한다고 해도 그 자체가 부담이 되지 않는다. 40 넘어 깨달은 것은, 세상은 나에게 그닥 관심이 없다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ㅠㅠ
3. 너무 많은 시간/노력 들이지 않는다.
미국 서부시간 오후 2시에 보통 글을 쓴다. 서부시간 오전 9시 ~ 오후 2시가 이 곳 미국팀과 집중 업무 시간인데, 해당 시간이 종료되는 오후 2시에 보통 가벼운 마음으로 글을 약 30분 정도 쓴다. 서부시간 오후 5시부터는 (한국시간 오전 9시) 한국팀과 미팅이 시작된다. 그래서 오후 2~5시, 잠시 쉬어가는 타이밍인데 에너지가 남아있을 때 글을 쓸 수 있어서 좋다.
4. 매일 매일 쓰다 보면 글의 초점이 더 생긴다.
글을 오랫만에 쓰게 되는 경우, 그 글에 너무 많은 하고 싶은 말들이 남김을 느낀다. 그런데 글을 매일 매일 쓰다보면, 사실 의외로 쓸 말이 크게 없을 때도 있고, 꼭 쓰고 싶었던 부분에 대해서만 강조해서 쓸 수 있다. 매일 매일 쓰기 때문에, 1) 더 솔직하게 쓰게 되거나, 2) To the point 한 글을 쓸 수 있어서 사실 좋다.
그리고, 지안이 잠든 후, 매트를 닦고 장난감을 치우면서 얻는 심리적 만족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무엇보다 '아이와 오늘 하루 있는 힘껏 놀아주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을 느끼고, '내일은 1분이라도 더 힘내서 놀아야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가족에 대한 생각을 하면 사실 미안함과 반성이 큰데, 그 반성을 매일 하게 되면, 그래도 그 다음날 조금이라도 더 나아질 수 있는 여지가 생겨서 좋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장난감을 닦는 타이밍은 한국과의 미팅이 종료되는 저녁 11시 ~ 새벽 1시 (미국시간 기준) 사이인데, 하루를 마무리하며 지안이 장난감을 닦다 보면 감정도 정리되고 생각도 정리되는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소중한 존재를 위해 내가 무엇인가를 하고 있다는 마음이 '그래, 오늘 하루 참 힘들었고, 또 나로 인해 누군가를 힘들게 해서 마음이 불편했지만, 반성하는 마음을 바탕으로 내일은 조금 더 잘해보자'라는 긍정적 생각으로 이어지게 되는 듯하다.
그래서 매일 장난감을 닦는 시간은 소중한 시간이오 감사한 습관처럼 다가온다.
미국시간으로는 금요일 오전 10시, 한국 시간으로는 모두가 잠든 새벽 2시에 습관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어서 좋았다. 2024년은 작지만 소중한 습관을 늘려 나가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