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창업 후 벌써 10년이 흘렀다. 앞으로 '지난 10년 (창업 10년)'을 돌이켜보며 드는 생각을 이따금 기록으로 남기려고 한다.
오늘 지인이 '창업 10년 하면서 얻은 것과 잃은 것은 무엇인지?' 질문했는데 아래와 같이 답변했다.
잃은 것은 사실 별로 없다.
친구를 잃었을까? 사실 창업하며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창업 덕분에 의미있는 교류를 했기에, 창업을 안했을 때 대비 더 많이 얻었다고 생각한다. 멀어진 사람이 있다면, 애초에 창업을 하지 않았어도 멀어졌을 사람이라 생각한다.
건강을 잃었을까? 사실 건강에도 큰 문제는 없다. 참 바쁘게 살았고 긴장하며 살았지만 (지금은 더 많은 긴장하며 살고 있지만), 덕분에 많이 뛰기도 했고 움직이기도 했고, 긴장/챌린지를 다스리는 법을 배우기도 해서, 건강이 더 나빠졌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과거 직장생활 하던 시기 대비는 더 좋아진 듯하다. 1) 젊은 사람들이 주변에 많아 더 젊게 지낼 수 있었던 듯하고, 2) 생각과 행동에 제약은 없다는 부분이 주는 압박이, 제약이 있기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 대비는 더 덜했던 듯하다. 자유가 주는 에너지가 정말 컸다.
돈을 못 모았을까? 물론 창업 안했다고 해서 커리어에서 승승장구 했으리라는 보장은 절대 없지만, 지난 10년 간 연봉을 착실히 모아 의미있는 자산을 축적할 기회는 잃었던 듯하다. 다만, 더 큰 꿈을 향해 도전하고 더 큰 자산을 모을 수 있는 기회는 항시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창업자는 꿈을 먹고 자라는 사람인가보다' 라는 생각을 한다 ㅠㅠ 현재는 가난하지만, 언젠가는 경제적으로도 자유할 수 있는 순간이 올까? :)
성격과 인성을 버렸을까? 이 부분은 내가 판단할 수 없는 문제다 ㅠㅠ 확실한 것은, 나는 모두에게 좋은 사람은 절대 아니고, 지금도 누군가에게는 상처를 주거나 어려움을 주는 말 또는 행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노력에 얼마나 많은 시간/노력을 경주하고 있는지도 잘은 모르겠다. 다만 핑계를 대거나 변명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이를 위해 게을러지지 않으려 스스로 경계하고 있다.
얻은 것은 꽤 많은데, 소중한 intangible asset 이 대부분이다.
사람을 많이 얻었다.
그리고 수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창업을 하지 않고서는 얻을 수 없는 경험 & 경험으로부터의 시사점을 얻었다. 내가 모자라다는 생각을 가장 많이 했고, 혼자서는 할 수 없다는 생각을 그 다음으로 많이 했으며, 그렇다고 항시 최고의 상황에서 일할 수는 없다는 생각을 많이 했고, 그럼에도 옆에 있는 사람들과 대화하며 문제해결하다 보면 이겨낼 수 있다는 생각 많이 했다.
그 과정에서 작지만 소중한 지혜들을 얻었다. 원하는 목표에 다다르기 위해 겸손해야 하고, 절제해야 하며, 감사해야 하고, 무엇보다 자주 꾸준히 솔직하게 소통해야 함을 배웠다.
다시 10년 전으로 돌아가 창업이라는 선택지를 마주하게 된다면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다시 그 선택지를 잡을 것이다. 다만, 10년 전으로 되돌아갈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 기회를 절대 잡지 않고, 앞으로의 10년을 더 열심히 살 것이다. 지난 10년을 지난 10년처럼 살 자신은 없다.
앞으로의 10년은 어떤 만남과 어떤 챌린지/난관과, 어떤 성장 & 아픔이 가득할지 걱정이 되면서도 또 기대가 된다. 고통이 따를 지언정, 매 순간 '성장'이 임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