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입맛
컴퓨터로 뉴스를 읽다가 잘못해서 다른 것을 건드렸다.
다양한 야채 겉절이 사진이 눈앞에 펼쳐지니
순간 생각은 멈추고 입안에 침이 고인다.
이럴 땐 모든 것이 원망스럽다.
화질이 좋은 사진의 성능도
흔한 음식만 좋아해 더 많이 보게 되는 기회도
지금 요리가 붐이 되어 있는 것도 달갑지 않다.
잘 피하면서 살다가도 어떤 때엔 그냥 저절로 손이 가진다.
정말 맛있겠구나 하는 말을 연발하면서...
임신을 했을 때 체중이 너무 많아졌다고 경고를 받았는데
그때 나는 먹고 싶은 것을 참느라 얼마나 고생했는지 모른다.
장을 보는데 내가 나도 모르게 쵸코렛이 진열된 곳에
분명히 피해서 다녔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 앞에 서서 넉을 잃고 있었다.
식욕이 사라지면 죽을 날을 받아 놓은 거나 마찬가지라고 하며
먹고 싶은 것이 있을 때에 많이 먹어 두라는 말을 나이 드신 분들이 했었다.
난 식욕이 없던 적이 기억이 안나는 것을 보면 없었던 것 같은데
한 번쯤은 식욕이 없어서 먹는 것에 욕심을 내지 않았으면 한다.
입맛도 나이가 드니 변하는지 단맛은 적어지고 매운맛을 찾는데
매운맛이 없는 일본의 음식은 단맛이 강해 겨자나 고추냉이를 조금씩 곁들인다.
끼니의 마지막 입맛은 매워야 먹었다는 기분이 들고 만족이 되는데
특히 맵게 무친 야채 겉절이를 좋아하는 나에게
이런 사진은 내 신세를 가장 처량하게 만들어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