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재발견

중년의 소질

by seungmom

시작한 동기는 이렇다.

손가락을 많이 쓰면 좋다고 하는데

실버타운에 종이접기 교실이 있어도 꼼짝을 안 하셔서

시간도 잘 지나간다고 같이 해 보자고 색종이를 꺼냈더니 화부터 내셨다.

정말 자존심이 상한 얼굴은 경직되고 거칠어진 음성으로

애들이나 하는 그런 것을 날 보고하라고 그러냐고 하셨다.


종이접기를 너무 모르신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때 만들어 온 작품 중에 너무 예쁘고 신기해서

나중에 나도 꼭 한 번은 접어 볼 거라고 했던 기억이 있는데

그걸 이참에 해서 종이 접기의 진가를 보여 드리기로 했다.












30개의 조각이 연결되어서 만들어지는 것이라 조금 지겹기는 했는데

호텔에 앉아 귀로는 TV 뉴스를 듣고 손으로 접으니 짜증 나는 소식에도 차분한 게

어떤 것도 할 생각은 없으면서 그렇다고 이대로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은 아까울 때

그럴 때 이 종이 접기는 딱이었다.


점점 더 복잡한 것에 도전하게 되니 이렇게 멋진 작품이 나왔다.

작품이라고 해도 내가 창작을 한 것이 아니고 그저 남이 해 놓은 것을 따라서 한 것인데

난 내가 꾸준하게 잘 접어서 완성을 시켰다는 것에 작품이라고 불러 주고 싶다.

그래도 적어도 나의 눈썰미였으니 하면서...


난 내가 이런 것에 소질이 있고 재미를 느끼는 줄 몰랐다.

떠나기 전까지 엄청 만들어 친구에게도 동생에게도 무조건 선물이라면서 건네었는데

그러면서 문방구에 들려 색종이를 고르는 맛도 나에겐 신선했다.

색과 색의 조합이 얼마나 오묘한지 결정하는데 지치고 종이의 감촉으로도 달라져

뭔가를 만들어 내는 일은 무엇이든 어렵다는 것을 다시 깨닫게 해 주었다.


오랜만에 흰머리에 돋보기를 끼고 있다는 것도 잊고 거창하게 작품에 몰두했는데

스스로 이런 솜씨를 이대로 썩히기는 아깝다는 생각이...






매거진의 이전글목소리의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