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현 감독, 국민대 디자인학 박사학위 수여… 디지털

미디어아트 전시 붐 이후 박물관으로 확장된 변화 분석… 디지털 융합 전시

by 이창근 Content Writer


김동현 미디어전시감독이 2026년 2월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에서 디자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0년대 중반 이후 전 세계적으로 확산한 디지털 미디어아트 전시는 몰입과 감각의 경험을 중심으로 전시 환경을 빠르게 바꿔 왔다. 최근에는 이 흐름이 전통 박물관의 유물 전시 영역으로 확장되면서 유물 중심 전통 전시와 디지털 미디어아트 전시가 ‘디지털 융합 전시’라는 이름 아래 수렴하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김동현 박사는 이러한 전환을 기술 유행이 아니라 전시의 본질에 관한 질문으로 끌어올려, 전통 박물관형부터 순수 디지털형까지를 하나의 언어로 설명할 수 있는 개념적 스펙트럼 관점을 제시했다.


김동현 감독.png 김동현 감독. 2026년 2월 국민대학교에서 디자인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디지털 융합 전시를 경험 설계의 스펙트럼으로 분석하는 관점을 제시했다.


■ 현장 기반 실감 전시 전문가


김동현 박사는 2023년부터 ㈜엠투엠 부사장으로 재직하며 아키텍처디자인미디어랩(Architectural Design Media Lab) 연구소장을 겸하고 있다. 전시관을 비롯한 문화공간을 대상으로 실감콘텐츠, 미디어아트, 공간 경험 설계를 결합한 프로젝트를 수행해 왔다. 2025년부터는 사단법인 한국ESG위원회 전시공간위원장을 맡아 전시 공간의 공공성, 지속가능성, 사회적 가치 확산을 논의하는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공공 영역에서도 자문 역할을 이어왔다. 현재 사단법인 미래융합협의회 교육분과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2022년 한국콘텐츠진흥원 실감콘텐츠 창작자 양성사업 기획위원을 맡았다. 2019년에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고해상도 버추얼 스튜디오 5G 사업 연구위원으로 활동했다.


현장 경력도 폭넓다. 김동현 박사는 2023년 강진 고려청자박물관과 다산박물관의 실감콘텐츠 제작 및 체험존 구축에 공간연출디렉터로 참여해, 관광 인프라와 공간 경험을 조성했다. 2022~2023년에는 사천시 비토섬 ‘월화청정’ 테마파크 설계와 완도해양문화치유센터 미디어아트 제작 및 설치를 이끌었고, 2020~2022년에는 국립중앙박물관 불교회화 실감콘텐츠 제작 및 설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콘텐츠와 공간, 관광과 전시를 가로지르는 이 경험은 디지털 융합 전시가 전시관 내부를 넘어 지역 관광과 몰입 경험으로 확장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 전시의 본질은 무엇인가?


이번 박사학위논문은 「현대 박물관의 디지털 융합 전시 특성연구」(지도교수 윤재은)다. 논문은 21세기 디지털 기술 발전이 전시 공간의 개념과 전시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2010년대 중반 이후 디지털 미디어아트 전시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전시 환경에 중요한 변화가 일어났고, 글로벌 디지털 아티스트들은 빛과 소리, 인터랙션을 활용한 몰입형 공간을 창출했다. 이러한 몰입형 공간은 상업 전시와 아트 페스티벌을 통해 빠르게 대중화됐다.


김동현 감독 박사학위논문 국문초록. 현대 박물관의 디지털 융합 전시 특성연구(국민대, 2026).jpg 김동현 박사학위논문 국문초록. 「현대 박물관의 디지털 융합 전시 특성연구」는 미디어아트 전시 트렌드가 전통 박물관으로 확장되는 흐름을 분석하고 디지털 융합 전시를 개념적 스펙트럼으


김동현 박사가 주목한 지점은 이 흐름이 미디어아트 전시 붐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디지털 융합 기술이 이제는 전통 박물관의 유물 전시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국내외 주요 박물관들이 디지털 실감영상관을 도입하고 국내 역사박물관과 문화 전시관들이 프로젝션 매핑, VR, 인터랙티브 미디어를 적극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유물 중심 전통 전시와 디지털 미디어아트 전시가 ‘디지털 융합 전시’라는 이름 아래 수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박물관의 유물 콘텐츠를 어떻게 전시할 것인가, 전시의 본질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다시 제기했고, 전통 전시부터 순수 디지털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디지털 융합 전시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형성하고 있다.


김동현 박사는 지난 10년간 축적된 디지털 융합 전시 사례들을 분석할 수 있는 시점에 도달했다고 보고 연구 모형을 설계했다. 디지털 융합이 실내 전시, 야외 전시, 미디어아트 전시까지 확장되는 상황에서 영역별로 어떻게 다르게 구현되는지, 어떤 특성이 강하게 나타나는지, 기술 활용 범위는 어디까지 허용되는지, 그리고 이를 하나의 개념으로 묶을 수 있는 공통점은 무엇인지 규명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이다.


■ 5대 특성으로 읽는 디지털 융합 전시 스펙트럼


연구는 문헌 검토와 현장 관찰을 결합한 질적 다중 사례 연구 방법을 적용했다. 전통 박물관형과 순수 디지털형을 스펙트럼의 양 끝으로 설정하고, 그 사이에 있는 다양한 유형의 국내외 대표 사례들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분석 기준은 몰입성, 상호작용성, 적응성, 확장성, 다 감각성 다섯 특성이다. 기존의 기술 중심 접근에서 벗어나 전시의 목적과 맥락이 디지털 융합의 구현 방식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탐구하며 기술·공간·인간의 상호작용을 통합적으로 조명했다. 연구의 분석 절차와 결과 도출 과정은 논문에 제시된 ‘연구의 흐름도’로 구조화돼 있다.


연구의 흐름도.jpg 연구의 흐름도(논문 본문). 이론 기반 설정부터 5대 특성 도출, 스펙트럼 구성, 사례 선정과 특성별 분석, 교차 분석을 거쳐 연구 결과를 도출하는 방법론 구조를 제시했다.


연구 결과 디지털 융합 전시에서 나타나는 특성의 강도와 기술 활용 범위는 전시의 목적과 맥락에 따라 뚜렷하게 달라졌다. 전통 박물관형에서는 유물과 역사 서사가 중심에 위치하며 디지털 기술은 이를 재매개하는 보조 수단으로 기능한다. 이 유형에서는 유물에 디지털 레이어가 더해지는 방식으로 확장성과 다 감각성이 강조되지만, 상호작용성은 교육적 공공성이라는 제약 조건에 의해 제한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기술 활용 범위도 유물 해석과 지식 전달이라는 목적 안에서 허용된다.


반면 순수 디지털형에서는 물리적 유물 없이 디지털 매체 자체가 전시의 본질이 되며 몰입성, 상호작용성, 적응성이 극대화된다. 기술 활용에는 사실상 제약이 없고 예술적 실험이 자유롭게 시도된다. 다만 교육적 내러티브는 상대적으로 약할 수 있다. 중간 지대의 사례들은 상업성, 관광성, 기술 실험성 등 각기 다른 목적에 따라 양극단의 요소를 다양한 비율로 조합하며 특성의 강조점이 달라졌다.


그러나 차이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례는 공통된 전시 특성 구조를 공유한다. 디지털 기술의 기본 도구들은 유형을 불문하고 활용되며 관람객을 수동적 관찰자에서 능동적 참여자로 전환한다는 근본적 지향은 일치한다. 다만 각 유형이 강조하는 특성의 우선순위와 기술 활용이 허용되는 범위가 전시의 목적과 맥락에 따라 다르게 설정될 뿐이라는 것이 연구의 결론이다. 김동현 박사는 디지털 융합 전시를 특정 기술이나 형식으로 정의하기보다 전시 특성의 조합 방식과 강조점에 따라 다층적으로 변주되는 개념적 스펙트럼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 기술이 아니라 ‘경험 설계의 문법’으로 경쟁한다


김동현 박사는 박사학위 수여를 계기로 연구 기반의 기획 역량과 제작 실행력을 결합해 박물관, 전시, 문화공간의 디지털 융합 프로젝트를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전시가 기술의 쇼룸을 넘어 ‘경험과 해석의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상황에서, 이번 연구는 기획 단계에서 무엇을 강화하고 무엇을 절제할지 판단하는 기준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디지털 융합 전시는 장비의 최신성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전시의 목적과 맥락에 따라 기술 활용 범위를 정하고 관람 경험을 구조화하는 경험 설계의 문법이 필요하다. 김동현 박사가 제시한 스펙트럼 관점은 전통 박물관형과 순수 디지털형 사이를 단절이 아니라 연속으로 바라보게 만들며, 전시 기획과 제작, 운영 현장에서 공통 언어로 합의하는 길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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