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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감사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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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곱째별 Mar 25. 2024

thanks to mashed salad & bread

매시드 포테이토 샐러드와 육쪽 마늘빵 그리고~ 감사


어제 세탁해서 말린 난방용 텐트를 접어 넣고 커튼도 바꿔 달았습니다. 

이제 봄입니다. 


학원에 가기 전 할 일이 있습니다. 

콩이와 산책이죠. 

돌아오면 어두워져서 가기 전에 해야 합니다. 

콩이가 마음대로 먼 데 가면 잡을 수가 없어 목줄을 하고 산책합니다. 


몇 달 전부터 윗동네 공터에 땅을 고르는 광경이 보이더니 며칠 전 조립식 농막이 생기고 그 앞 땅과 비닐하우스에는 수선화를 비롯한 꽃들이 심겨 있습니다. 비닐하우스 옆으론 작은 향나무들이 조로록 심겨 있고요. 

아마 누가 터를 잡고 살거나 머물려나 본데 잊었던 부러움이 생깁니다. 

꽃밭과 텃밭이 있는 작은 집. 

언제쯤 제게도 그런 공간이 생길까요?  

그런 공간이 생기면 목련나무를 심고 싶습니다. 

이맘때쯤이면 복스럽게 피어오르는, 6학년때 우리집에도 풍성하게 아이보리색 연꽃 몽오리를 피워올리던 목련꽃나무. 


산책로 절반쯤 윗동네를 돌아오는 지점에서 무언가 툭툭 떨어졌습니다. 

빗방울입니다. 

뛰었습니다. 

하지만 하늘 면적에서 쏟아지는 빗방울을 무슨 수로 피하겠습니까?

아무리 뛰어도 옷에는 잿빛 물방울 자국이 툭툭 늘어납니다.  

그 와중에 콩이는 응가를 합니다. 

비를 맞고 기다려줍니다. 

봄님의 손길입니다. 


콩이를 묶어두고 집을 나섰습니다. 


오늘의 첫 요리는 올리브 & 베이컨 알리오 올리오

알리오는 마늘, 올리오는 올리브 오일. 

냄비에 물을 담아 스파게티 면을 넣습니다. 면을 냄비 옆에 붙여 세워 눌러서 점점 아래로 내리다 2/3쯤 들어간 지점에 꺾어서 물에 잠기도록 합니다. 

마늘을 편 썰어 올리브오일에 볶고 베이컨과 고추를 썰고 그 기름에 또 볶습니다. 

그리고 방울토마토를 절반이나 1/4로 자르고 블랙 올리브도 반으로 잘라 놓습니다. 

다 익은 스파게티 면은 넓은 접시에 펴놓고, 팬에 익힌 스파게티면과 베이컨과 고추와 마늘과 소금과 후추를 넣고 볶습니다. 이때 면수 한 컵을 넣고 그전에 화이트와인도 넣습니다. 그런데 저는 깜빡. 

다 볶은 알리오 올리오에 찬물에 담가놓았던 루꼴라를 먹기 좋게 잘라 얹고 토마토와 올리브도 올리고 올리브유를 뿌립니다. 

우와~ 여태 먹어본 스파게티 중 제일 맛있습니다. 


다음은 더블매쉬드샐러드 

매쉬드 포테이토는 감자를 삶아 으깬 후 버터, 소금, 설탕, 생크림을 넣어 섞은 후 체에 쳐 입자를 곱게 합니다. 생크림이 들어가 묽고 부드러워집니다. 

방울토마토와 블랙올리브는 자르고 양상추와 루꼴라는 찬물에 담갔다가 먹기 좋은 크기로 자릅니다. 

요거트에 마요네즈, 꿀, 소금, 홀그레인머스터드를 섞습니다. 

식빵은 주사위 모양으로 잘라 팬에 바삭하게 굽습니다. 이걸 크루톤이라고 합니다. 

다음엔 채소 깔고 매쉬드 포테이토를 얹습니다. 크루톤도 뿌려줍니다. 

마지막으로 요거트 소스를 돌려가며 뿌려줍니다. 

제 입맛에는 생크림이 부담스럽습니다. 


마지막으로 육쪽마늘빵

모닝빵에 별표 모양 여섯 등분 칼집을 냅니다. 

버터와 연유를 중탕해 다진 마늘을 넣고 다 녹으면 마요네즈와 파슬리 가루를 넣어 섞습니다.

빵의 칼집에 녹은 버터를 넣은 후 크림치즈를 녹여 짤주머니로 짜줍니다. 

80도 오븐에서 10분 정도 굽습니다. 

너무너무 기름진 마늘빵이 나왔습니다. 

문제는 육쪽마늘빵을 다섯 개나 만든다는 겁니다. 

한 개 먹기도 느끼한 빵을 다섯 개나 어떻게 먹죠?

주말 지나 아침에 다시 43.5kg이 된 몸무게가 부쩍 늘겠습니다. 

가져다 줄 사람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오는 길에도 비가 내렸습니다. 

길가 개나리가 노랗게 피어오릅니다. 

비가 그치면 세상은 연녹색으로 바뀌겠죠. 

생명이 가득한 봄비가 내려 감사합니다. 

어릴 때 부르던 동요가 떠오릅니다. 


"소올 소올 봄비가 내렸다아아 

나무마다 손자욱이 보이네에에

아 어여쁜 초록 손자욱

누구 누구 손길일까 나는 알지

아무도 몰래 어루만진 봄님의 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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