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감사 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곱째별 Mar 30. 2024

thanks for visiting from south

땅끝에서 방문 감사


아침에 대청소를 하고 어제 선물 받은 그릇을 씻어 냉장고를 싹 정리했습니다. 

저녁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 육지에서 친구가 왔습니다. 

며칠 만에 잡곡밥을 짓고 찌개를 끓이고 고기를 구워 어제 선물 받은 그릇에 차렸습니다. 


식사 후 콩이와 함께 동네 한 바퀴 산책을 했습니다. 

하늘에 별은 보이는데 달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한 바퀴 다 돈 건 오랜만입니다. 


친구가 준 노란 바탕에 벚꽃이 그려진 세월호 2주기 손수건과 동백꽃 책갈피와 태국에서 사 온 대나무 잔이 예쁩니다. 제 취향을 알고 제게 맞춰 가져온 선물입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달맞이꽃이 피는 걸 그 집 앞에서 보았습니다. 그때 우리는 진도 이야기를 하며 울었습니다. 벌써 10주기가 다가옵니다. 

그이는 2년 반 전에 저를 처음 보자마자 꼭 안아주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족속이라고 했습니다. 

비슷한 결의 사람, 우리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그 지역에서 지낼 때 손님이 오면 종종 그 집에 가서 묵었는데, 제 집에 친구가 온 건 처음입니다. 


이 먼 곳까지 찾아오는 친구가 있고

함께 먹을 수 있는 식량이 있고 

도란도란 이야기 나눌 소재가 있고 

따로 잘 수 있는 방이 있고 

한쪽 방에서 글을 쓸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힘든 시절의 저를 귀하게 여겨준 사람일수록 고맙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thanks for the purple' gift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