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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감사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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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곱째별 Apr 02. 2024

thanks for the protein drink

오랜 우정에 감사합니다


집 담벼락 밑에 수선화가 피었습니다.

집주인의 정갈한 솜씨입니다.

계절을 준비한 마음이 고맙습니다.

거실의 수선화는 벌써 다 졌는데 마당에는 이제 피어나네요.


오늘은 가지올리브절임과 투움바파스타와 고르존졸라 호두 그릴샌드위치를 만들었습니다.

집에 돌아와 보니 단백질 음료 두 박스가 배달되어 있습니다.

지난 제 생일에 산하가 문자로 보내준 단백질 음료를 고마워서 아껴먹는다고 인사했더니 더 보내준 겁니다.

두 박스나.


이렇게 대가를 바라지 않고 잘해주는 걸 우정이나 사랑이라고 하겠죠.

우리는 29년 전 4월에 만났습니다.  

내년이면 30주년이 됩니다.

그때는 서울 여의도 63 빌딩 그랜드볼룸에서 축하 파티를 하려고 합니다.

우리가 예약하지 않아도 협회 총회가 있을 예정이거든요.


이십 대 중반에 방송사에서 산하를 만났을 때, 저는 나중에 딸을 낳으면 산하 같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었습니다. 좋은 가정에서 잘 자란 정숙함과 조신함과 얌전함이 몸에 밴 산하를 보면 부럽기도 하고 좋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홍대 앞 웨스턴 바에 가서 방송 스트레스를 풀던 이십 대에서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산하는 변함없이 긴 생머리에 맨 얼굴에 잔잔한 미소로 나긋나긋하게 말을 합니다.

곱디 고운 산하는 그대로인데 제 인생은 참 많이도 변했습니다.

변화무쌍한 제 삶에 내내 산하가 함께 있어서 참 고맙습니다.

산하의 정성에 힘입어 건강해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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