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25 나포~군산 하굿둑 왕복 12km
오늘은 내 자전거 뷔나의 두 번째 생일.
어제 팽팽문화제 캠핑으로 하제마을 600년 팽나무 아래에서 오늘 낮까지 근 하루를 보냈다.
전국에서 온 좋은 사람들과 함께 있다가 마침내 혼자가 되자 곧장 나포로 왔다.
뷔나를 꺼내 펼쳐서 강둑으로 올라왔다.
군산하구둑까지 서서히 달렸다.
아마 작년에도 그랬었지.
생일 전날 웅포 캠핑장에서 텐트 폴대가 부러진 걸 발견하고는 캠핑 못 하고 나포로 와서 군산까지 왕복 달렸었다.
아직도 노후 자전거길은 전부 복구되지 못한 상태였다.
군산 하구둑까지 갔다가 막 돌아오는 길에 연세 드시고 편찮으신 어머니와 나이 든 아들이 산책하고 계셨다.
휴대전화기로 셀카 찍으시려는 걸 보고는 "사진 찍어드릴까요?" 하고는 여러 장 정성껏 찍어 드렸다.
고맙다고 하시는 노모를 부축하며 저만치 가시는 길에 아들이 나지막이 불러드리는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 있는 길~"
차마 돌아볼 수 없었다.
나포까지 돌아오는 길,
오후 서너 시의 햇빛은 찬란하고 지금 전국을 노랗게 물들인 금계국은 금강변에서 이제 막 시작인지 저물고 있는지 그때만 못했다.
귀정사에 있을 때,
금계국 한 송이를 창틀 플라스틱 투명병에 매일 물 갈아주며 말라비틀어질 때까지 꽂아 놓았던 적이 있었다. 내 삶에 등장한 꽃들 중 가장 낭만적이었던.
한 송이 꺾어올까 하다 그만두었다.
들꽃 한 송이와 바꾼 내 삶이 참으로 처절해서. 하도 서글퍼서.
일 년에 딱 하루,
뷔나의 생일에 나는 여전히 주춤대고 서성이는 자신을 금강에서 보았다.
하지만 약속도 없이 어떻게 만날 수 있단 말인가.
왕복 한 시간도 안 되는 짧은 시간 그 길고 넓은 금강변에서 뷔나를 타고 달리는 나를 찾아올 기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