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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울문화재단 Jun 25. 2018

1인 미디어를 통해 덕후 역사를
남길 수 있는 방법

예술적 상담소


Q.
저는 아이돌을 좋아하는 20대 대학생입니다. 중학교 시절, 친구 따라 시작한 아이돌 ‘덕질’을 이렇게 오래 할지 몰랐습니다. 공개방송과 콘서트를 함께 다니던 친구들은 하나둘씩 현실로 돌아가고 저 혼자 꿋꿋이 남았습니다. 덕질을 오래 하다 보니 색다른 기록을 남기고 싶은데, 앨범, 굿즈 등 평범한 방법밖에 떠오르지 않습니다. 요즘 트렌드인 팟캐스트나 유튜브 같은 1인 미디어를 통해 제 덕후 역사를 남길 수 없을까요?




고민을 듣는 동안 1년 전 제가 떠올랐습니다. 아이돌 팬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던 시절을 지나 드라마 <응답하라 1997> 등을 통해서 아이돌 덕후의 순기능(?)이 돋보였고 어느새 아이돌 팬은 매력적인 아이템이 되었습니다. 덕후였던 저 역시 이를 콘텐츠화하고 싶었지만 방법을 몰랐죠. 그때 급성장한 1인 미디어 시장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특히 <나는 꼼수다>를 통해 대중과 가까워진 팟캐스트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2017년 4월, 그렇게 아이돌 전문 팟캐스트 <아이돌아이>가 세상에 등장합니다. 이제부터 제가 1년 동안 쌓은 노하우를 토대로 팟캐스트를 시작하는 방법을 단계별로 알려드리겠습니다. 팟캐스트는 스.스.로. 기획하고, 녹음하고, 편집하고, 올려야 하는 콘텐츠인 만큼 두 눈 크게 뜨고 따라오셔야 합니다.




Step 1.정체성을 확립하라

먼저 팟캐스트가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팟캐스트란 애플의 MP3 플레이어인 아이팟과 방송이 결합해 만들어진 용어로 라디오 방송을 MP3 파일로 녹음해 올리고, 팟캐스트 앱을 통해 청취자가 즐기는 콘텐츠입니다. 유튜브가 방송 영상의 형태를 1인 미디어로 옮긴 플랫폼이라면, 팟캐스트는 라디오를 1인 미디어로 옮긴 것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1인 방송계의 스타인 ‘대도서관’은 “1인 방송으로 수익을 내고 싶다면 채널 정체성이 명확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저희의 아이템은 아이돌이었고 여기에 ‘샤이 덕후들의 해우소’라는 콘셉트를 추가했습니다. 팟캐스트에서 어떤 방송이 인기 있는지 분석했고, 정치나 자신들의 의견을 피력하는 방송이 상위권에 포진해 있음을 파악했습니다. <아이돌아이>도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줄 수있는 방송으로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Step 2.정보가 청취율을 좌우한다

팟캐스트의 방향이 정해졌다면 다음은 아이템 준비 단계입니다. 아이돌 시장은 하루가 다르게 커져가고, 셀 수 없이 많은 아이돌이 K팝 시장에 등장하고 있어 아이템이 고갈될 걱정은 없습니다. 대신 저희가 한 고민은 ‘방송 시점’이었습니다. 청취자를 늘리는 방법을 생각해 ‘컴백 시기’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처음에는 각 아이돌 팀에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점차 청취자도 늘고, 방송도 익숙해지면 여러 아이돌 속에서 공통분모가 보이게 되고, 이를 방송 기획으로 발전시키면 됩니다. 

아이템을 결정했다면 이젠 철저한 사전 조사가 필요합니다. 많이, 정확히 알아야 자신 있고 재미있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DJ가 정보가 부족해 우왕좌왕한다면 아무리 편집을 잘해도 청취자에게 고스란히 전달돼,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은 방송이 됩니다. 

아이돌 덕질을 해본 사람이라면 아이돌 정보를 얻는 방법을 그 누구보다 잘 알 테고, 이 과정에서 ‘모든 아이돌을 내 아이돌처럼 애정의 눈빛으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무심코 지나쳤던 부분들도 놓치지 않습니다.



Step 3. 저작권은 주의, 또 주의!

아이템도 정해지고, 사전 정보도 모았다면 본격적인 녹음을 시작합니다. 팟캐스트 시장이 커지면서 녹음 스튜디오가 늘고 있습니다. 저희는 좋은 품질을 위해 사비를 털어 스튜디오에서 진행하지만 굳이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최근 휴대폰에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는 핀 마이크가 출시되기도 해 휴대폰으로도 충분히 녹음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콘셉트가 ‘수다’ 방송이라 하더라도 사전 구성은 필요합니다. 지상파 라디오처럼 대본까지는 아니더라도 대략적인 구성을 담은 큐시트는 사전에 제작해야 합니다. 그리고 오디오가 겹치는 것을 막기 위해 진행자를 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준비가 다 됐다면 이제 녹음을 시작하면 됩니다. 이때 팁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바로 편집점! 다음 단계인 편집을 시작하면 비슷하게 생긴 파형만 보게 됩니다. 박수 소리처럼 튀는 파형을 만들어주면 편집하기 수월해집니다. 또 주의해야 할 것이 저작권입니다. 아직 국내 팟캐스트 시장이 크게 성장하지 않아 저작권 논란이 많진 않지만, 시장이 상승세를 타고 있고 아이돌과 음원은 떼려야 뗄 수 없기 때문에 민감할 필요가 있습니다.



Step 4.팟캐스트의 꽃, 편집

신나게 수다를 떨며 녹음을 마쳤다면 다음은 편집의 시간입니다. 사실상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부분이자 팟캐스트의 꽃이기도 합니다. ‘오다시티’(Audacity) 같은 편집 프로그램도 많고, 다양한 곳에서 팟캐스트 편집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으니 참고하세 요. 편집 도구를 선택했다면 본격적인 편집에 들어갑니다. 영상 편집보다는 간단하니 너무 겁먹지 마시길. 녹음할 때 만들어둔 편집점을 활용해 프로그램의 색깔에 맞춰 살릴 부분과 삭제할 부분을 골라줍니다. 그리고 잡음, 말실수 등을 잘라냅니다. 효과음을 넣어 매끄러운 파일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Step 5. 업로드 시 검색 키워드를 활용할 것

편집을 마쳤다면 업로드를 해야 합니다. 아이튠즈의 팟캐스트, 팟빵, 팟티 등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 중 자신에게 맞는 것을 선택하면 됩니다. 플랫폼에 파일을 올리기 위해서는 ‘호스팅 서버’가 필요합니다. 최근 많은 플랫폼이 호스팅 서버가 통합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아이튠즈의 경우 꼭 호스팅 서버가 필요하고, RSS를 이용해 파일을 업로드할 수 있으니 명심하세요. 매 에피소드를 올릴 때 ‘검색 키워드’를 잘 활용하면 좋습니다. 방송에 언급된 단어들 중 방송과 연관이 낮더라도 검색 유입이 높을 것 같은 키워드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죠. 

지금까지 팟캐스트 제작기를 단계별로 알아봤습니다. 단계별로 차근히 하다 보면 자신만의 노하우가 담긴 방송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점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바로 꾸준함입니다. 오늘도 수많은 팟캐스트가 생기고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 속에서 성실하게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순위도 청취자도 따라옵니다. 그리고 팟캐스트에서 아이돌 콘텐츠는 아직 비주류입니다. 그 말은 아직 늦지 않았고, 할 수 있는 것들도 무궁무진하단 뜻입니다! 주저하지 말고 시작해보세요.




답변 
장은희 (서울문화재단 미디어팀, 팟캐스트 <아이돌아이>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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