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야구를 좋아한다. 아니 사랑한다. 아마 야구선수보다 야구를 더 좋아하는 사람일 것이다.
우선 간단한 자기소개를 해보려고 한다
2021년 12월 기준 내 나이 22세. 나는 야구팬이다. 내가 좋아하는 팀은 팀 이름만 꺼내도 불쌍하다는 소리를 듣는 '한화 이글스'다. 하지만 나는 이 팀을 좋아해서 다행이다 라는 생각을 간혹 하고는 한다.
왜냐하면 '한화 이글스'는 내 인생을 바꿔놨기 때문이다. 나는 고등학생 때까지만 해도 스포츠는 절대 반대, 오직 집이 최고인 사람이었다. 소극적이고 흔한 학생이었고 자신감도 없었다. 그렇게 일반적인 고등학교 생활을 보낸 뒤 대망의 20살 때부터 변화가 시작됐다.
내 20살의 시작은 좋지 않았다. 시작부터 꼬였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는 정말 안되는구나 싶었다. 그렇게 1월, 2월, 3월이 지나 4월. 나는 아빠를 따라 야구를 보러 갔다. 대부분의 야구팬들이 가장 원망하는 것이 바로 부모님을 따라 야구를 보러 간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반대다. '2019년 4월 13일 토요일' 키움전 경기를 보기 위해 '고척 스카이돔'으로 갔다. 그날 내가 앉았던 자리는 다크 버건디석이었다. 하지만 아는 사람들은 알다시피 고척의 몇몇 자리는 시야가 매우 안 좋았고 내 자리 또한 시야가 좋지 않았다. 바로 앞에는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계단 그리고 시야를 가리는 계단 틀 같은 게 있었기에 야구를 보고 있다는 생각은 딱히 들지 않았다.
그래서 그날 경기는 재밌었냐고? 내 첫 야구 직관은 정말 재미없었다. 그날 선발은 '김민우'였고 상대팀 선발은 '최원태'였다. 그때의 나는 아무것도 몰랐기에 그저 앞만 보고 있었다. 경기는 지고 있었고 야구를 잘 모르는 내 눈에도 한화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보였다. 거기에 시야까지 안 좋으니 솔직히 말해서 그땐 그냥 멍만 때리고 있었다. 정말 이렇게 계속 봐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때쯤 계단 틀 사이로 우리 팀의 더그아웃이 보였다. 더그아웃에서 보이고 들리는 선수들의 타석에 서있는 선수를 응원하는 소리와 배트를 휘두르는 연습을 하는 모습, 그리고 경기장 안에 가득한 응원소리에 괜히 기분이 설레기 시작했다. 응원 소리로 가득한 야구장은 정말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무언가가 있는 게 분명하다. 그리고 나는 그때 이 팀에 관심이 생겼고 야구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내 야구 덕질이 시작됐다.
그거 알아? 팀 세탁은 내 혈액형을 다른 거로 바꾸는 거랑 똑같아.
내 야구 덕질의 시작은 정보였다. 나는 팀에 관심이 생기자마자 룰과 선수들의 정보, 팀의 우승, 그리고 2018년의 화려했던 그 성적을 찾아봤다. 내가 가장 땅을 치고 후회하는 게 바로 이거다.
한화 팬들에게서 가장 잊히지 않는 건 바로 암흑기를 깨고 11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한 18 시즌의 한화 이글스일 거다. 물론 나는 그때 야구를 보지 않았기에 몰랐으나 찾으면서 보게 된 경기의 하이라이트와 팬들의 응원이 담긴 영상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내가 그 자리에 있었던 것도 아닌데 벅차오르는 그 감정이 정말 좋았다.
그렇게 정보를 찾고 구단 유튜브를 보고 매일 야구 경기를 보다 보니 나는 결국 한화 이글스의 팬이 돼버렸다.
단순히 글로는 표현되지 않는 경기를 이겼을 때의 기쁨과 선발의 호투, 마무리 투수가 경기를 끝냈을 때의 그 순간순간에서 오는 감정들이 정말 좋았다. 고작 그걸로?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응원하는 팀의 선수들이 매 경기마다 최선을 다해서 경기를 이기기 위해 노력하는 그 모습이 너무 좋았다.
그리고 야구장에서의 하나가 돼 팀을 응원하는 그 순간들이 너무 소중했다. 다 같이 응원가를 부르고 홈런이 나오거나 점수를 냈을 때 같이 야구를 보러 간 친구와 소리를 지르면서 포옹을 했을 때 그때 나는 정말 너무 기뻐서 쓰러지는 줄 알았다.
팀을 응원하면서 왜 굳이 순위가 낮은 팀을 응원하냐는 말을 여러 번 들었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그래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순위가 낮더라도 1위인 팀을 이길 수 있으며 순위가 위로 올라갈 수도 있다. 팀과 내가 같이 성장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마다 나는 이 팀에게 더 진심이 되고 있었다.
성장은 더뎌도 끝에는 웃으리
나는 어렸을 때부터 소극적이었고 좋은 성적을 받아본 적이 없다. 사람들 눈에 띄지도 않았으며 혼자인 게 당연한 정도였다. 그리고 한화 이글스는 18년도의 비상이 무색하게 19년도부터 다시 추락을 하더니 20년에는 결국 최악을 찍어버렸다. 하지만 21년에는 다시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
야구를 볼 때마다 나는 '시작이 어떻게 마냥 좋기만 하겠어.'라는 말을 자꾸 생각하게 된다. 팀이 다시 기초로 돌아가 틀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우리 팀처럼 다시 잘 해낼 수 있어라는 다짐을 하기 시작했다. 동질감이란 말을 이럴 때 사용할 줄은 몰랐는데.
나는 어렸을 때부터 무시를 당했고 한화 이글스도 오랫동안 무시를 받아왔다. 때로는 슬픈 일이 가득했고 때로는 웃기도 했다. 나는 사람의 인생이 매 순간순간 야구 경기 중인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순위가 최하위라도 괜찮아. 나도 1위를 이길 수 있고 내 순위가 올라갈 수도 있어. 굳이 빠르게 성장하지 않아도 돼.
야구는 사람을 기쁘게 하기도 하고 슬프게 하기도 하고 화나게 하기도 한다. 몇몇 사람들은 야구에 왜 그렇게 진심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하기도 한다. 하지만 야구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것이기도 하며 또 다른 나의 동료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게 바로 내가 야구를 좋아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