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구는 감정의 뿌리다

《욕구로 마음을 듣다》 시리즈_5

by 현용찬


“그냥… 화가 났어요.”

말은 그렇게 시작되었지만,
그 감정이 어디서 왔는지는 아직 말해지지 않았다.


표정은 담담했고,
손끝은 조용히 옷자락을 만지작거렸다.
말은 했지만, 마음은 아직 정리되지 않은 채
가슴 안에서 웅크리고 있었다.


한 장의 종이 위에 단어들이 적혀갔다.
‘화남’
‘불안’
‘답답함’


그 아래, 펜이 멈춰 있다가 다시 움직였다.
‘존중받고 싶다’
‘혼자 있고 싶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고 싶다’


감정은 겉에 있었고,
욕구는 그 아래에서 조용히 자라고 있었다.
그 단어들을 바라보는 눈빛이 조금 달라졌다.
마치 처음으로 자신의 마음을 번역해낸 사람처럼.

감정은 순간이지만,


욕구는 그 감정을 만든 깊은 뿌리다.
그 뿌리를 바라보는 순간,
마음은 조금씩 정리되기 시작한다.


말하지 않아도,
그 마음이 왜 생겨났는지를 함께 바라보는 것—
그것이 공감이고,
그것이 마음을 듣는 첫걸음이다.

� 다음화 예고
〈제6화. 마음의 방향을 그리다〉
“욕구는 방향을 만들고, 방향은 삶을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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