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길에 중간지점인 과역면에서 짜장면, 냉면을 먹었다. 마음같아선 아가씨 때처럼 CGV에서 보고 싶었지만, 갈길이 먼 거보다도 상승한 영화표값에 당황하여 꼬꼬마들 데리고 갈 엄두가 안났다. 고흥에 작은영화관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인터넷으로 '엘리멘탈'을 예매하고 시간이 많이 남아서 영화관 내 테이블에서 한시간을 보냈다. 딸들이랑만 있어서 가능한 일~! 함께 그림을 그리다가 아이들은 내 핸드폰으로 만들기 동영상을 보고, 나는 어쩐일인지 테이블에 엎드려 낮잠까지 잤다. 오랜만의 영화관이 마음 편했던걸까.
기다리던 영화관 방문이 애니메이션 관람이었단거 빼곤 완벽했다. 그런데! 난 엘리멘탈을 보고 마지막에 울었다. 갑자기 불이 켜지는데 얼마나 당황스러웠던지, 주변에 관람객들은 영화가 자막이었던지라 대부분 고학년, 중학생 아이들이었다. 꼬꼬마 막내가 재밌었다는데, 둘째도 내용을 다 이해한건지 모르겠다. 아이들은 재밌었다니 이해를 다 한거 같진 않고 나는 운거보니 애니메이션이 꽤 고차원적인것 같다. 기대치 않게 감명깊은 영화관 나들이었다.
사진 한 장 없다 했더니, 어느새 둘째가 찍었었네! 사진 찍는 엄마를 따라 삼남매도 매일 사진을 찍는다. 핸드폰 뺏길땐 당황스러운데, 이렇게 건지니 고맙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