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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선하 Jan 30. 2021

잔이 출렁인다.

죽 들이켜- 옹헤야.

Photo by. Edge2Edge Media / Unsplash


빈 잔에 을 가득 채운다.

내 마음도 따라 출렁인다.


무엇이관데 사랑은 양가적일까.

가려진 듯 드러나고

충만듯 갈증 나고

홀가분한 듯 무겁고

평안한 듯 혼란하고

유쾌한 듯 불쾌하고

빌어먹을 모순 투성이야.


파도에 휩쓸릴 모래성처럼

부질없는 감정 따위에

이토록 오랜 시간을 들여 소모까.

그럼에도 놓지 못하는 미련은

또 뭐란 말인가.


나는 평생을 목매었건만

혹자에겐 털처럼 가벼움

못내 참을 수 없는 까닭은

심사가 뒤틀린 자격지심일까.

아니면 다른 무엇일까.


잔을 비워 빈 속에 술이 채워진다.

취기 어린 흥에 겨워 음침한 속내를 감추는

나는 한낱 비루한 존재라

마음을 채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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