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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aun Dec 09. 2021

방법론, 어디에 써먹는 거죠?

디자인 방법론을 전파하는 입장에서 이런저런 피드백을 많이 듣는다. 그중 하나가 현실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이면 좋겠다는 피드백이다. 그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은 방법론을 현실에 적용하고 말고는 개인의 역량이며 일반적인 방법론이 아니더라도 상대를 이해시키고 공감시킬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으면 된다고 말한다. 만약 그런 게 없다면 우선 일반적인 방법론으로 시작해보라는 것이다.






방법론, 어디에 써먹는 거죠?





자신의 생각을 어떻게 전달하고 설명하는가?

디자인은 생각의 전달이라 생각한다. 생각을 전달하는 과정을 커뮤니케이션이라 생각한다. 또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은 내 생각을 상대방에게 스토리 있게 이해시키고 공감을 유도하는 것이다. 디자인도 사회를 향한 커뮤니케이션이기 때문에 생각을 전달하고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디자이너는 시안으로 대화를 한다. 가령 그런 대화가 이해가 안 될 경우가 있고, 서로 다른 생각을 할 때가 있다. 그런 경우 서로 생각하는 대화의 주제가 다르던가 주제에 흥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럴 때는 먼저 주제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주제를 맞추기 위해서는 말로 설명하는 것이 아닌 눈으로 보여주고 서로 생각하는 흥미로운 주제가 맞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나는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말의 방식을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 말은 부수적인 것이고 보여주고 서로 이해하는 것이 핵심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말로 1시간을 설명해도 이해가 안 되는 것을 눈으로 1초만 보면 이해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보여는 주는 것에도 방법이 필요하다. 주제를 맞추기 위해서는 이 주제가 맞다는 확신이 들 수 있게 비교할 수 있는 선택권을 줘야 한다. 바로 기준점을 정하고 그것을 중심으로 더하거나 빼거나를 반복하며 서로 부합하는 주제를 맞춰가는 것이다. 




그래서 필요하다!

호기롭게 시작한 디자인 작업은 서로 시안을 확인했을 때 민망한 경우가 있다. 요청한 사람은 자신이 생각한 것이 아닌 것에 당황하고 디자이너는 내가 생각한 것이 요청한 것과 맞지 않다는 것에 당황하는 경우다. 한마디로 서로의 생각이 다를 경우다.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누가 이해를 못 했는지 진상을 규명하면서 감정의 소모전으로 이어진다. 이해를 못 했거나, 이해를 못 시켰거나 둘 중 하나겠지만 서로 본인은 아니라고 부정하기 마련이다. 디자이너 출신 카카오 조수용 대표가 예전 한 방송에 나왔을 때가 생각난다. 패널 중 한 명이 질문을 했는데 '디자인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는 질문이었다. 그러자 조수용 대표는 하나의 예를 들어 설명 했다. 누군가 펜을 만들어 달라고 한다면 먼저, 펜을 만들기 전에 세상의 모든 펜의 이미지를 찾아서 보여주고 '여기서 어떤 펜을 만들고 싶으세요?'라고 묻고 원하는 펜을 만들어 주면 쉽다는 것이다. 내가 말한 주제를 맞추고 시작하라는 말과 비슷해 보인다. 표현은 다르지만 중요한 핵심은 같다. 그 핵심은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가?'다. 상대방은 펜 자체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펜 중에 어떤 펜을 원하는 가다. 그래서 디자인을 시작하기 전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그것을 해소해야 한다. 조수용 대표가 말한 세상의 모든 펜의 이미지를 찾아서 보여주라고 한 것은 이미지 맵의 방법과 같다. 이미지로 지도를 만드는 것이다.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우리가 무엇을 하려는지 시각 이미지로 기준을 잡아 더하고 빼면서 서로 주제를 맞추는 것이다. 누군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그런 방법론은 소모적이고 현실에 도움이 안 된다고, 일단 펜을 만들자고. 그럴 때 나는 대답한다. 나는 당신이 무슨 펜을 만들어 올지 모른다고.




적용하면서 자신만의 방법을 찾자!

방법론의 핵심은 상대방과 이해와 공감이다. 어떤 방식을 사용하던지 상관없다. 키워드가 이해와 공감이 될 때가 있고, 비주얼이 이해와 공감이 될 때가 있다. 또, 하나의 문장이 이해가 되고 공감이 될 때가 있다. 여러 가지를 적용하다 보면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방식이 개발된다. 나는 키워드를 제시하고 그다음 비주얼로 시각적 이미지를 서로 맞춘다. 그리고 우리의 목표를 슬로건으로 정한다. 슬로건은 목표를 대신한다. 우리의 대화 주제가 슬로건과 부합하는지 체크하고 슬로건과 부합하지 않는다면 다시 서로의 주제를 맞춘다. 방법론을 종종 전파할 때 도움이 된다는 사람이 있고, 이미 다 아는 원론적인 얘기가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후자의 경우 대부분이 바로 답을 원하는 경우다. 나는 공식을 알려주는 것이지 답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다. 먼저, 공식을 이해하고 그것을 현실에 적용해 답을 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과정을 거치는 사람은 도움이 된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원론적이고 상투적이라 외면한다. 답을 원할 때는 계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계산은 공식을 기준으로 한다. 또, 공식은 여러 가지다.




성공사례를 꼭 만들자!

예전 PXD의 이재용 대표의 퍼소나 세미나를 들은 적이 있다. 그중에 공식을 활용해 계산하고 답을 찾지 못한 사람 한 명이 질문을 했다. '퍼소나를 활용하면 성공하냐?'는 질문이다. 퍼소나를 활용해 봤지만 이렇다 할 성과가 없어 퍼소나를 활용하지 않는다고, 그러자 이재용 대표는 왜 실패했는지 분석해 보셨나고 물었고 문제점을 찾고 개선 후 재도전해봤냐고 물었다. 그리고 꼭 성공사례를 만들라고 조언했다. 아마도 질문한 분은 퍼소나라는 방법론이 바로 답을 줄 거라는 기대감이 실망으로 그리고 불신으로 이어진 거 같아 보였다. 방법론은 성공해봐야 그게 맞다는 것을 안다. 계산을 하고 답이 맞았을 경우 그 공식이 맞다는 것을 알듯이 말이다. 공식은 맞아도 계산이 잘못되면 오답이 나온다. 오답이 나왔다고 공식 자체를 부정할 필요는 없다. 어디에서 틀렸는지 검토해보고 다시 도전해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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