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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aun Jan 06. 2021

넷플릭스의 90초 안에 설득하기.



가장 적합한
아트웍을 위한 A/B 테스트
-넷플릭스-




도대체 커버 이미지가 몇 개야?

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메시아'를 너무 재미있게 봤다. 그런데 메시아를 볼 때마다 커버 이미지가 바뀌고 있다는 것을 포착했다. 처음 커버 이미지가 세 번째 바뀌는 것을 보고 '세 개 정도 이미지를 돌려서 사용하나 보다'하고 넘어갔지만, 웬걸 이미지가 계속 바뀐다. 그래서 하나하나 기록해 보기로 했다. 이미지는 3,4일에 한 번씩 변경되는 거 같다. '메시아'는 도대체 몇 개의 커버 이미지를 사용한 것일까? 넷플릭스는 도대체 몇 개의 커버 이미지를 만드는 걸까?

지속적으로 변경되는 '메시아'의 커버 이미지.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메시아'의 커버 이미지.


'메시아'는 총 7개 커버 이미지를 바꿔가며 사용하고 있다. 아니, 7개가 더 될지도 모르겠다. 내가 확인한 이미지만 7개라는 것을 말해둔다. 그렇다고 모든 비디오의 커버 이미지가 7개씩 바뀌는 것은 아니었다. 비교를 위해 다른 비디오의 커버 이미지도 관찰하기로 했다. 같은 기간 동안 '나르코스'는 4개, '모술'은 2개, '빌어먹을 세상 따위'는 5개, '어바웃 타임'은 4개, '위처'는 5개의 커버 이미지가 바뀌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비디오마다 커버 이미지의 개수가 달랐다.

넷플릭스의 다수의 비디오 커버 이미지.


넷플릭스는 평균 3~4개의 커버 이미지를 사용하는 거 같지만 전체 비디오 커버 이미지를 분석한 것은 아니니 3~4개의 커버 이미지가 정확한 개수는 아님을 알려둔다. 결론은 넷플릭스는 다수의 커버 이미지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아니면 내가 A/B 테스트의 대상일지도.




수년 전에 진행된 A/B 테스트

넷플릭스의 의도가 궁금했고, 또 일전에 넷플릭스의 커버 이미지에 대한 글을 발행한지라 관련 자료를 찾아보게 되었는데 넷플릭스의 테크 블로그에서 그 의도와 이유를 알게 됐다. 넷플릭스는 수년 전부터 비디오 커버 이미지의 A/B 테스트를 진행했고 그에 따른 유의미한 데이터를 얻었다고 말한다. 넷플릭스의 A/B 테스트 리포트에는 90초 안에 사용자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면 사용자은 다른 활동으로 이동한다는 전제를 하고 있다.

넷플릭스 테크 블로그. (출처 : 넷플릭스 테크 블로그)


해당 리포트는 90초 안에 시청해야 하는 충분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사용자는 다른 활동으로 이탈한다고 말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비디오 커버 이미지를 사용자에게 충분한 근거를 제시하는 일환으로 접근하고 있다. 커버 이미지를 개선한다면 사용자의 경험 또한 개선할 수 있다고 말한다. 사용자에게 충분한 근거를 제시해 더 빨리 보고 싶은 비디오를 찾고, 더 많이 시청하도록 하는 것. 그것이 A/B 테스트의 목적이다.




A/B 테스트

테스트는 기술과 아트웍의 협업이다. 넷플릭스는 엔지니어링 팀과 크리에이티브 서비스 디자인 팀 그리고 스튜디오 파트너들과 긴밀하게 파트너십을 유지하면서 테스트를 진행했다고 말한다.

A/B  테스트 팀 구조. (출처 : 넷플릭스 테크 블로그)


'드래곤 길들이기' 실제 테스트 진행 시 초록색 화살표로 표시된 이미지가 선호도가 가장 높았다고 한다.

'드래곤 길들이기' 테스트. (출처 : 넷플릭스 테크 블로그)


'언브레이커블 키미 슈미트' 실제 테스트 시 선호 이미지. (하단 오른쪽 표시 이미지)

'언브레이커블 키미 슈미트' 테스트. (출처 : 넷플릭스 테크 블로그)


넷플릭스는 테스트를 진행하고 흥미로운 트렌드들은 많이 발견했다고 한다. 비디오 제목의 톤을 전달하는 감정 있는 얼굴 표정 이미지가 가장 효율적이라고 말한다. (이 부분은 현지 지역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말한다.) 테스트를 통해 넷플릭스의 제품 경험이 향상되고 사용자들이 더 빨리 비디오를 찾고 즐길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었다고 말한다.




사용자 중심의 UX

넷플릭스의 A/B 테스트는 아직도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는 왜 커버 이미지에 시간과 비용을 투자할까? 커버 이미지가 그렇게 중요한가? 넷플릭스는 90초 안에 사용자가 비디오를 시청해야 하는 충분한 근거를 제시하는 방법의 일환으로 비디오 커버 이미지를 개선하고 있다. 사용자 중심의 사고방식이 아니라면 그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지 못한다. 나는 예전 발행한 글에서 UX를 공급자 중심에서 사용자 중심의 사고방식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공급자 즉, 회사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은 더 이상 소비자의 이익을 극대화하지 못한다. 공급자 입장이라면 수만 개의 비디오 커버 이미지를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서 점진적으로 개선하고 관리하려 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UX의 성과가 정량적으로 측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공급자 중심의 조직은 UX의 성과 측정이 정량적이어야 한다. '그래서 커버 이미지를 개선해서 매출이 얼마 올랐어?' 대부분 이런 논점으로 UX에 접근한다. UX 담당자들은 할 말이 없다. 하지만 사용자 중심의 사고방식은 다르다. 처음 보는 음식점에 들어갔는데 메뉴판에 음식 이미지가 먹음직스럽게 들어간 메뉴판과 그렇지 않은 메뉴판의 경험이 다르다. 그것을 인지하고 인정하는 것이 UX, 사용자 중심의 사고방식이다. '그래서 먹음직스러운 이미지를 메뉴판에 넣어서 매출이 얼마나 올랐냐?'라고 묻지 않는다. '소비자가 음식을 주문하기 위해 메뉴판에 충분한 근거를 제시했는가?'라고 물을 뿐. 더 충분한 근거를 제시하기 위해서 소비자의 선호도와 실제 음식이 나왔을 때의 소비자 만족감을 실험하고 분석할 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추억 속에서 되짚어 본 UX 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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