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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잉 Oct 11. 2022

앵커링 효과를 활용한 UX : 앵커링 휴리스틱

닐슨 노먼 그룹 모바일 UX 스터디 (7)


들어가기에 앞서….

이 아티클은 닐슨 노먼 그룹이 발행하는 <심리학 및 UX 아티클 & 비디오> 카테고리의 '고정 원리(The Anchoring Principle)' 내용을 요약한 글입니다.

(기사가 2018년 12월에 작성되었기 때문에 내용 및 수치가 오늘과 다를 수 있음을 말씀드립니다.)





1. 앵커링 효과가 뭔가요?



만약 위 가격표가 붙어있는 물건을 사야 한다면 어떤 가격표가 붙어있는 물건을 구매하실 건가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10만 원에 X표가 그어져 있는 물건을 구매할 것입니다. 판매하는 물건값은 같은데 왜 이런 선택을 하게 되는 걸까요? 사람들은 10만 원에 X표가 그어져 있는 물건이 더 싸다고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행동경제학 용어로 '앵커링 효과(Anchoring Effect)'라 합니다.

(이미지 : Unsplash)

앵커링 효과는 닻을 내린 배가 움직이려 해도 밧줄 범위 밖으로 벗어날 수 없듯 인간의 사고와 판단도 처음에 제시된 정보 범위 내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러한 앵커링 효과를 UX에 적용하면 기준점을 판단할 수 있는 휴리스틱의 한 종류로 작동할 수 있는데요. 구체적인 사례를 알아보기 전 앵커링 효과와 관련된 흥미로운 연구 두 가지를 살펴보겠습니다.





2. 앵커링 효과에 관한 흥미로운 연구



1) 순서만 바꿨는데 결과가 다르다고?!


지금부터 간단한 실험 하나를 진행하겠습니다. 제가 수식을 보여드릴 테니 5초 안에 답해보시기 바랍니다. 당연히 계산기 사용은 금물입니다. 그럼 아래의 수식을 보고 답을 해주세요.


5, 4, 3, 2, 1, 땡! 아마 여러분은 100에서 1000 사이의 숫자를 답으로 말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해당 실험은 1974년 인지 심리학자 아모스 트버스키(Amos Tversky)와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이 고안한 실험으로 실제 실험에서는 참가자들에게 아래 두 가지 수식 중 하나를 선택해 계산하도록 했습니다.


제가 여러분께 드린 제약 사항과 같이 문제를 푸는 시간은 동일하게 5초였는데요. 참가자들의 답변은 어땠을까요? 놀랍게도 두 수식에 대한 답변은 꽤나 달랐습니다. 1번 수식의 경우 참가자들의 평균 답변 값은 '512'였으며, 2번 수식의 경우 참가자들의 평균 답변 값은 '2,250'였습니다. 두 값의 차이는 약 4배로 꽤나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실제 두 수식의 답은 모두 '40,320'으로 동일합니다.

(이미지 : NNgroup)

왜 이런 간극이 발생하게 되었을까요? 이는 바로 각 문제의 앵커 숫자가 예상 추정치를 달리하는데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즉 1번 수식의 '1 x 2 = 2'와 2번 수식의 '8 x 7 = 56' 차이가 이런 간극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이처럼 단순히 순서를 바꾼 수식이지만 처음 제시한 숫자에 따라 큰 간극이 형성된 것입니다.



2) 의미 없는 숫자가 의미를 가진다고?!


다음으로 경제학자 댄 애리얼리(Dan Ariely)와 그의 MIT 동료들이 수행한 사회 보장 번호(우리나라의 주민등록번호와 비슷한 개념) 연구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들은 연구에 참가한 피실험자들의 사회 보장 번호 마지막 두 자리에 해당하는 달러를 지급한 뒤 미리 준비한 무선 키보드를 얼마에 구매할 것인지 물었습니다. 과연 참가자들은 무선 키보드를 얼마에 구매하겠다고 답했을까요? 매우 흥미롭게도 사회 보장 번호가 낮은 숫자인 사람은 높은 숫자인 사람보다 가격의 임계점이 낮았습니다. 다시 말해 참가자들은 상품 가치와 전혀 관련 없는 사회 보장 번호 마지막 두 자리를 상품 가격에 대한 기준으로 사용한 것입니다.

키보드에 대한 평균 입찰가는 사회 보장 번호 마지막 두 자리가 높을수록 높았습니다. (이미지 : NNgroup)



3) 연구의 결론

(이미지 : Unsplash)

앞선 두 연구 모두 공통적으로 앵커링 정보에 무의식적으로 의존하는 우리의 편견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앵커링으로 추정한 값은 실제 결정 및 결과와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를 사용자 경험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요?





3. 앵커링 효과가 UX를 만나면


앞선 예시만 보면 앵커링 효과가 편협한 사고를 유발하는 부정적인 것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앵커링은 초보 사용자에게 상당 부분 도움을 주는 이로운 요소로 작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준값을 통해 테스크를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앞으로의 플로우가 어떻게 전개될지 보다 명확한 기대를 전달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UX 용어로 앵커링 휴리스틱이라 하는데요. 서비스에 적용된 실제 예시를 통해 구체적으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적절한 기본값과 평균값의 설정

(이미지 : autodesk)

잘 설정된 기본값은 입력 비용을 최소화할 뿐만 아니라 매개 변수의 예상 변동치에 대한 기준을 세우는 역할을 합니다. 즉, 사용자가 큰 가치, 작은 가치를 조정하거나 판단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예를 들어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의 경우 대부분의 감마값이 2.2로 세팅되어 있습니다. 이는 프로그램을 사용해 본 적이 없는 초보자를 배려한 것으로 기준이 되는 기본값을 알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를 통해 사용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값을 조절할 수 있음을 알려줍니다.


(이미지 : Bankrate.com)

뱅크레이트 사이트의 경우 주택을 구매하려 할 때 인구통계학적 정보를 바탕으로 해당 지역의 주택 거래 평균값을 알려줍니다. 또한 거래를 원하는 구체적인 부동산 수치를 입력하면 그에 따른 평균 거래 값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이러한 평균값 적용은 사용자가 예상한 범위에서 벗어난 수치를 파악하도록 해 보다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이미지 : Behave.org)

기부 테스크의 경우 기준값을 사용하면 전환율을 보다 효과적으로 높일 수 있습니다. 비해브에서 실행한 A/B 테스트의 경우 권장 금액이 설정되어 있는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무려 23% 더 많은 클릭률을 달성했습니다. 이러한 기본값 설정으로 사용자가 기부 행동을 할지 말지가 아닌 금액의 적고 많음을 고민하게 만들었습니다.



2) 진행 과정에서의 기대치 전달

(이미지 : creativeimpatience)

앵커링은 어떤 진행 과정에 있어 기대치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예로 복잡한 응용 프로그램이 작업 완료까지 걸리는 시간을 알려주는 것이 있습니다. 이러한 예상 시간은 사용자가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해줍니다. 하나 명시한 바보다 시간이 길어지게 되면 사용자는 실망감을 느끼기 때문에 보수적인 추정치를 제공하는 게 좋습니다.



3) 할인된 가격과 원래 가격을 함께 노출

(이미지 : Reykjavik Excursions)

만약 상품이 할인된 경우라면 원래 가격을 함께 노출하는 게 사용자 인식을 고취시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레이캬비크 탐험대의 경우 할인된 여행 패키지를 원래 가격과 함께 표기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상품의 가치가 보다 높은 가치임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4. 글을 마무리하며….


(이미지 : Unsplash)

서비스에서 의존할 정보가 없을 때 사람들은 자신의 결정을 구체화하기 위해 앵커링 값에 의존하게 됩니다. 이러한 기준값은 의사 결정 과정에서 인지 비용을 낮추고 선택의 가치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다만 무의식적으로 작동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값이 잘못 설계되어 있는 경우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도 합니다. 따라서 기본값과 평균값에 대해 보다 세심한 기준 설정이 필요합니다. 즉, 앵커링 값은 의도가 반영된 값이기 때문에 서비스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목적에 달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숫자 하나를 설계하더라도 사용자를 고려해야 됨을 되새기면서 앵커링 휴리스틱과 관련된 글은 여기서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다음 스터디 글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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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우 (Shin Young-w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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