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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Gigantes Yang
Aug 22. 2024
D-62, 삼겹살
D-62
삼겹살
퇴근시간이 다가왔다.
아내에게 연락이 왔다.
나 삼겹살 너무 싶은데
혼자 가기엔 너무 어려워...
사실 퇴근시간이 다된 거지만 학생들과의 회식이 바로 있었다.
아내에게 이미 허락을 받은 거라 내 주관하에 아이들을 모은 것이었다.
아내가 이해해 줄 거라는 생각뿐이었다.
아내는 현재 먹는 게 제한적이다.
그래서 먹고 싶은 게 생겼을 때 내가 챙겨주지 않으면 놓칠 때가 있다.
오늘은 삼겹살이었다.
아내를 억지로 이해시킨 나는 집방향이 아닌 반대방향으로 차를 몰았다.
학생들은 나를 반겼지만 오래 있을 생각은 없었다.
나도 뭔가 잘못된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을까.
한 20분 앉아있었을까.
자신들의 교수가 먼저 간다는 게 아쉬웠는지 왜 가냐던 학생들.
먹고 마시고 정신없던 아이들이라 금방 자리에 앉아 불판 위에 놓인 고기가 탈까 봐 열심히 뒤집기 시작한다.
그리고 평소보다 과속을 해서 도착한 집.
[2024년 8월: 3초 내로 날 안지 않으면 재미없을 거라는 신호인가... 아빠 마음대로의 상상}
아내는 삼겹살 대신 집 앞 치킨집에서 통닭 한 마리를 사 와서 반쯤 먹은 후였다.
아내는 삼겹살집에 가서 직접 구워 먹는 걸 좋아한다.
일반적으로 반찬도 다양하게 나오고, 된장찌개에 밥도 시켜 먹으면 무슨 말이 필요할까 싶다.
그걸 알고 있기에 더 미안해지더라.
내 목소리를 듣자마자 엄마 배를 발로 차는 우리 딸.
나더러 그만 얘기하라는 건가?
아니면 아빠 목소리가 반가워서?
하루종일 활동이 잠잠해서 걱정하고 있던 엄마였다.
지금쯤이면 아이의 활동이 굉장히 활발해야 하는데 우리 딸은 여전히 조용한 편이었다.
오늘도 큰 반응이 없는 딸이 걱정되어 병원을 가야 하나 했다고 한다.
아빠 목소리에 춤을 추기 시작한 우리 딸.
아이는 태어나서도 기억이 없겠지만,
왜 아빠 목소리에 그렇게 반응을 보였을지 물어보고 싶다.
... 반가워서였겠지?
우리 딸.
이제 얼마 안 남았네?
태어나서 엄마 아빠랑 알콩달콩 행복한 날들만 가득하자.
사랑한다 우리 딸.
Outro
아내가 얘기한다.
드디어 우리 집안에도 당신을 말로 이길 수 있는 딸이 태어난다~ㅎㅎ
당신도 우리 딸한테는 말로 절대 이길 수 없을걸?
당신 닮았으면 우리 딸 말발 장난 아닐 듯싶은데?
'어머니.... 드디어 해냈어요. 오빠를 이길 수 있는 사람이 우리 집안에도 드디어 생겼어요!'라고 하면
어머님께서 얼마나 웃으실까?
둘이서 한참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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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D-64, 조금씩 실감 난다
10
D-63, 프로 꼬물꼬물
11
D-62, 삼겹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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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61, 백화점 그리고 IK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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