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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igantes Yang Oct 14. 2024

D-47, 엄마와 샤부샤부

D-47

엄마와 샤부샤부


의사 선생님께서는 엄마가 느끼는 감정과 기분이 가장 정확하다고 한다. 

그래서 뭔가 불안하고 익숙하지 않다 싶으면 언제든지 병원을 방문하라고 하셨다. 

그렇다고 여태 단 한 번도 문제가 생기진 않았었지만 

산모의 마음이 가장 편해야 한다는 게 아빠의 생각이었다.


막달이 되니 엄마가 느끼는 아이의 반응은 대부분 맞다는 생각이 든다.


엄마가 아무리 평소에 즐기던 음식을 먹어도 반응을 보일 때가 있고 그렇지 않을 때가 있다. 

뱃속의 아기는 싫고 좋고 가 확실한 듯싶다. 

토마토를 좋아하는 아내는 자주 토마토를 먹는다. 

그럴 때마다 뱃속에서는 역시나 꿍쓰꿍쓰.


빵도 좋아한다. 그렇다고 자주 먹을 수는 없지만.


[2024년 10월: 몰라보게 성장하고 있는 우리 딸... 벌써부터 걸으려고 한다]


요즘 들어 샤부샤부를 먹고 싶어 하는 아내. 

먹는 게 제한적인 임산부이기에 먹고 싶다는 게 생길 때마다 최대한 챙겨주려고 한다. 

그렇게 우리는 쇼핑몰에 있는 한 샤부샤부 음식점을 찾았다. 

편하게 1인분씩 먹을 수 있게끔 나오는 식사. 

처음으로 우리는 서로 음식이 부족하다며  불만을 가질 필요가 없었다.  


아내는 담백한 맛의 육수.

나는 얼큰한 맛의 육수.


야채를 순서로 고기를 넣고 익으면 앞접시에 건져서 땅콩소스에 찍어먹던 아내는 너무 맛있다며 행복해했다. 뱃속의 아기도 덩달아 움직인다고 하니깐 분명 음식이 싫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뜨거운 국물을 마셔도 아이에게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까 걱정하던 아내.


설마 뜨거운 게 탯줄로 바로 가서 기쁨이 화상 입겠어?


물론 상상을 할 필요는 없지만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었다.


엄마 아빠가 워낙에 잘 먹으니 우리 딸도 식성이 좋을 거라 생각하기에 잘 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딸, 

태어나면 맛있는 음식 많이 먹고 엄마 아빠하고 셋이서 행복하게 살자.


사랑한다 우리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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