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로 아랍 현대미술 보러 가기
월간 여행을 시작했다.
월간 여행을 아이들은 '여행'이라는 단어와 함께 무언가 아주 거창한 것을 기대했지만,
일단 올해의 시작은 그리 거창하지 못했다.
아니 거창하지 못하다 못해 아주 아주 일상적인 짧고 작은 여행이었다.
아이들이 여전히 방학이었던 2026년 1월, 나와 남편은 일을 해야 했기 때문에 그리 멀리 가지는 못했다. 집에서 가까운 곳으로 산책을 가고 외식을 가고 서점에 들러 필요한 책을 사며 카페에 들어가 달달구리 케이크와 커피와 진한 초코 프라푸치노를 마시며 수다도 떨고 핸드폰을 보고 노트북으로 글을 쓰고 문제집을 풀며 우리는 우리의 일상을 집에서 떠나 주변을 '여행'하며 보냈다.
2월이 되어서도 멀리 갈 수가 없었다. 나의 갑작스러운 수술 일정이 잡혀서 아이들은 외가댁에 가서 일주일간 지내게 되었다. 집에서 차로 1시간 반 떨어진 거리의 외가댁을 가면서 그래도 집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 테고, 방학 중 매일매일 해야 하는 공부의 늪에서 일주일간 해방된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즐거워했다.
그래, 매일 해야 할 일에서 해방되는 것이 우리의 삶에서 가장 즐거운 일 중의 하나 아니겠는가. 난 비록 아파서 병원에 있었지만, 방학이면 어김없이 나를 괴롭히는 삼시 세 끼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어 역시 일종의 해방감과 즐거움을 느꼈다. 남편은 남편 나름대로 집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역시 일종의 해방을 느꼈을 테다.(내가 입원한 병실은 요즘 대부분의 병실이 그렇듯 보호자가 상주할 수가 없었기에 남편은 저녁 면회시간에만 잠깐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구정 연휴가 지나고 나니 아이들의 방학이 정말 며칠 안 남았다. 나의 개강도 얼마 안 남았고.
집을 떠나 비행기를 타거나 차로 한참을 달려가 몇 박을 하며 여행을 가기에 아이들은 아직 새 학기를 위한 공부가 많이 남아있었고, 나 역시 입퇴원 이후 아직은 조금 더 쉬어야 했다. 그리고 남편은 일을 쉴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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