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데이터(주)김충환 대표의 '재도전 생존기'
아이 데이터(주)의 김충환 대표를 만나러 논현동의 한국국토정보공사(이하 LX)가 '공간정보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LX공간드림센터’에 왔다. 사무실(8), 회의실(6), 1인 스타트업존(12)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공간정보 창업을 꿈꾸는 국민 누구나 일할 수 있는 공유 오피스는 물론 IT(정보기술) 인프라, 공간정보 데이터, 전문교육, 해외 마케팅까지 원스톱으로 제공되는 어쩌면 스타트업이나 리스타트업에게는 꿈의 공간이다.
김 대표는 사물인터넷(IoT)을 이용한 빅데이터 사업을 하고 있는데 인체에서 방출되는 원적외선을 감지하는 센서를 기반으로 유동체 감지 계수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여 유동인구 데이터를 수집하고 유통하고 있다. 흔히 피플 카운터, 무인 인원 계수 시스템, 유동인구 데이터 수집 시스템 등으로 불리는 솔루션이다. 2017년 3월 재창업을 해서 2018년 매출 5억 4천만 원, 2019년 목표 8억 원을 향해 열심히 매진하고 있는 국내 원천기술을 보유한 강소기업이다.
그러나 현재의 모습으로 오기까지 김 대표가 겪은 인생 여정은 그렇게 녹녹지 않았다. 1998년 방송시스템을 컨설팅, 설계, 시공하는 SI(System Integration) 업체인 (주)민영 미디어를 창업해서 2009년까지 최고 매출 80억 원을 달성했지만, 대기업 하청 및 프로젝트 단위로 사업을 했던 터라 그다지 수익성이 좋지 않았고, 경쟁력 있는 보유 아이템도 없이, 자금에 대한 관리 부족, 믿었던 직원에 대한 배신으로 인해 사업에 적신호가 들어오게 되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 사업과 전혀 관련이 없는 동영상 포털 사이트 사업에 눈을 돌려 남아 있는 전 재산을 투자했으나, 추가 투자금이 들어오지 않아 결국은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 10년간 쌓아 올린 공든 탑이 한순간에 무너져 버렸다.
"당시 상황을 생각해보면 지금도 가슴 한쪽이 아려 옵니다."
돈만 잃어버린 게 아니었다. 에스키모인들의 속담에 "얼음이 깨지면 누가 친구이고, 적인지 알게 된다." 고 했던가... 무엇보다도 힘든 것은 사람이었다. 돈은 잃어도 다시 벌면 되지만, 사람을 잃으면 다시 일어나기가 쉽지 않다고 김 대표는 이야기한다. 결국 수십억 원의 채무와 수억 원이 넘는 국세 체납으로 절망에 빠져 3년간을 패배자로 살았다. 그러다 집까지 경매로 넘어가 가정살림에 빨간딱지가 붙은 후 (김 대표는 아직도 그때의 빨간딱지를 항상 가슴에 가지고 다니며, 나태해지면 그 빨간딱지를 보며 다시 정신을 차린다고 한다.) 정신을 차리고 막노동부터 다시 시작했다. 자존심도 버렸다. 끼니는 수개월간 삼시세끼 컵라면으로 때운 적도 있었다. 사업 당시 경영만 했지 현장 일을 하지 않았던 김 대표는 기존 거래처의 현장에서 바닥을 기면서 케이블 포설 작업도 하고 무거운 방송장비도 나르기도 있으며, 때에 따라 저녁에는 대리운전까지 했었다.
그렇게 6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고, 파산면책으로 부채도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고, 실패에 대한 트라우마도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명동을 지나는 길에 북적거리는 N 화장품 매장 앞에서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보게 되었다. N 화장품 매장이 위치해 있는 땅 값은 16년째 대한민국에서 가장 비싼 땅(2019년 현재 공시지가 3.3 ㎡ 6억 390만 원)이었다. 순간 "왜 이 땅이 이토록 비쌀까?, 이 매장 앞에 얼마나 많은 유동인구가 돌아다니고 있을까?"라는 의문이 생겼고, 인터넷이나 여러 공공기관의 데이터를 찾아보았지만 인터넷의 어떤 자료에도 어떤 공공기관에도 그러한 정보가 없었다.
나를 살린 BIG DATA
그 순간 무릎을 탁! 쳤다. '그래 바로 이거야!' 4차 산업혁명 시대, 이제는 DATA가 사업 아이템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유동인구 데이터를 통해 지자체나 공공기관은 도시 및 등산로. 관광지 등을 관리하고, 투자 계획을 잡을 수 있으며, 기업체나 소상공인들은 상권분석 및 매장 분석을 통해 매출을 극대화한다는 해외 선진 사례를 토대로 기술과 서비스를 국내에 적용하여 사업화 하자는 마음을 먹게 되었고, 이후 관련 기술을 검색하고,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을 찾기 시작했다. 그렇게 노력한 결과 유럽의 A업체를 찾게 되었고, 이후 무역을 통해 수입. 유통을 하게 되었다. 생각 외로 시장 반응이 좋았고, 피플 카운터 장비와 유동인구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수요처가 하나둘씩 늘어났다. 그때부터 김 대표는 해외 선진 제품을 국산화하겠다고 마음먹었고, 더 컴펙트 하고, 더 저렴한 제품과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고, 창업성장 R&D 과제를 통해 대학과 함께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하여 유동인구 데이터를 분석. 예측하는 기술까지 확보한 상태이다. 현재 자체 개발한 유동인구 데이터 수집기 80대를 양산해서 전국의 유동인구 데이터를 수집하여 공급하고 있다.
대부분 창업자가 흔히 하는 실수가 바로 이 부분이다. 아이템에 대한 시장 정보 부족과 아이템이 시장에 적용될 수 있는지를 잘 모르고 개발부터 한다. 막상 수억 원을 투자하여 개발은 했지만 어디다 팔아야 할지에 대한 정보도 부족하고, 막상 시장에 내놓았지만 시장 반응은 냉랭한 경우가 상당히 많다. 무리하게 기술 개발을 하기 전에 시장을 먼저 보라. 또한, 시장에서 나와 있는 기술이나 유사 제품이 있는데 굳이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 힘들게 맨 땅에 헤딩하기처럼 개발을 하려고 욕심을 낸다, 그러나 아무리 돈이 많고 아무리 역량이 뛰어나더라도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될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면 자금이 바닥나고 결국은 다시 실패에 나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김 대표는 “재도전 정책은 중소벤처기업부에만 있는 지원 사업이 아니다, 여러 기관의 재도전 정책을 검색해서 현재의 수준에 맞는 사업을 찾았고, 융자보다는 지원(보조금) 사업에 도전을 해서 창업 비용의 부담을 줄인 것이다. 요즘처럼 정부지원자금이 풍부할 때도 없지만, 그렇다고 정부지원자금을 쉽게 받을 수도 없고, 쉽게 사용할 수도 없다. 장기적인 계획안을 가지고 정부지원자금을 받아 활용해야 된다. 급한 김에 비전 없고 계획 없는 사업에 정부지원자금을 받아 사용하게 되면 크게 낭패를 보게 될 것이다.”
김 대표는 창업 초기에 치밀한 계획하에 4개의 정부지원자금을 받았고, 그 자금을 통해 3번의 제품 업그레이드를 거쳐 완성도를 높였다. 당부하고 싶은 건 정부지원자금은 만만하지도 않고, 넉넉하게 주지도 않는다. 그래서 단계별로 치밀하게 계획을 잡고, 정부지원자금을 받아 기술개발에 활용하게 되면 대단히 효과적인 재도전 창업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후배 재도전 기업인을 위한 조언
"예전에 사업을 하다가 남의 돈을 내 돈처럼 쓰다가 망했는데... 다시 재기하는 사람이 또 돈을 빌려서 사업을 하겠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 그것은 이미 망한 것이다!"
※상기 글에 대한 정보 및 재도전, 재창업 정보 사이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