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 사진 2020.07.29
며칠 전 밤하늘을 보는 모임에서 '파일럿'을 만났다.
구름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다가 그의 경험담을 들었는데, 지상에선 아무리 날씨가 흐려도 1~2만 피트만 올라가면' 쾌창한 하늘이 펼쳐진다고 한다.
2만 피트면 겨우 6km 남짓. 직진도로라고 가정하면 뛰어서 30분, 걸어서 1시간, 차로는 10분이면 가는 거리다.
이날 밤 우리는 겨우 10분 거리에 있는 구름의 영향으로 밤하늘의 달을 보지 못했다. 자동차를 타고 슝 구름을 뚫고 볼 수 있다면 좋았을텐데...
그 날 일기예보는 '맑음'에서 '맑은 뒤 흐림'으로, '맑은 뒤 흐림'에서 '흐림'으로 계속해서 1시간 전 예보를 번복하며 변화됐다. 앞으로의 날씨를 '예보'하는 것이 아닌, 지난 날씨를 '보고'했던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된지 몇 년이 흘렀고, 무인로켓이 우주와 지구를 넘나드는 지금 시대에도, 슈퍼컴퓨터는 1시간 뒤 서울 하늘의 날씨를 맞출 수 없다니... 갑자기 '미래'라고 말하는 예상들이 모두 우스워졌다.
현실의 6km 벽도 꿰뚫어보지 못하는 우리가. 1시간 뒤 날씨도 예측하지 못하는 우리가. 1년 뒤, 10년 뒤 지구의 환경이 어떻고, 경제 상황이 어떻고, 과학기술이 어떻고 예측하고 있다니. 터무니 없다.
여기까지 생각이 이르자, 오늘을 열심히 살아가자는 나의 좌우명은 조금 더 확고해졌다. 오늘을 열심히 살자. 오늘 하루를 제대로 살자. 미래를 위해서가 아니라, 오늘을 위해서 살자.
그렇게 하루 하루 성실히 살아간다면 미래에 비가 오든, 눈이 오든, 태풍이 불든. 나는 잘 이겨낼 수 있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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