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입시에 수천만원, 취업엔 1원도 아깝다?

자녀의 대학입시에 올인한 학부모들이 취업준비에는 인색한 현실

-작가소개-

신현종 코치는 2009년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취업 SW 개발사 ‘페어링’을 창업하며 경력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2012년부터 2016년까지 강남구 도곡동에서 취업전문 컨설팅 학원을 운영하였고, 중부대학교 조교수를 거쳐 숙명여자대학교 인적자원개발대학원에서 강사로 재직하며 학생들을 가르쳐 왔습니다. 현재는 ‘우상향진로연구소’라는 상표를 등록하고, ‘신코치TV’를 운영하며 커리어코치이자 전문 강사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입시컨설팅을 통해 대학 입시 지도를 받고 진학하는 과정은 사교육의 한 영역으로 자리 잡아 보편화되었다. 최근 강의 현장에서 만난 교수나 학교 담당자들로부터, 경기도 소재 4년제 대학 진학에도 입시컨설팅의 도움을 받았다는 말을 어렵지 않게 듣는다. 과거 ‘입시컨설팅’이 상위권 학생이 SKY 진학을 위해 받는 특수 사교육으로 인식되었다면, 이제는 대중화되어 자녀 입시에 도움을 구하는 수요가 크게 늘었다. 전통적 재수학원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부터 한티역–대치역 일대의 부티크 컨설팅, 유튜브를 기반으로 교육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채널까지 고객 접점이 다양해졌고, 수요의 확대만큼 공급도 세분화되며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그렇다면, 입시컨설팅을 받으면 무조건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는가


결론은 ‘그렇지 않다’이다. 입시컨설팅의 본질은 사람이 제공하는 서비스지만, 현장에서는 학생 정보를 엑셀 기반 진학 가이드에 입력해 상향·안정·하향을 기계적으로 제시하고 그 결과를 설명하는 상담이 적지 않다. 학생의 적성과 소질을 반영해 학교·학과를 돕는 진정한 진로 컨설팅의 모습은 찾기 어렵다. 학습 커뮤니티 ‘오르비’에도 이에 대한 부정적 후기가 꽤 보인다. 고3부터 재수생까지 공교육 교사와 학원 선생님의 상담을 받지만, 성적이 애매하고 전공이 확실치 않은 경우 필요한 정보를 얻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다 필자를 찾아오는 사례가 잦다. 예컨대 ‘식품영양학과’와 ‘식품공학과’는 전혀 다른 전공임에도 차이를 설명받지 못했다거나, ‘신소재공학’이 화학 기초처럼 보이지만 어떤 학교는 섬유 소재를 기반으로 개설되었음에도 안내가 부족해 입학 후 난감했다는 이야기는 흔하다. 숫자 위주로 결과를 내는 ‘공장식 입시컨설팅’이 현장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소비자가 이를 사전에 분별하기 어려운 정보 비대칭 문제가 상존한다.


입시컨설팅은 ‘시간’과 맞바꾸는 서비스다


입시컨설턴트라면 이 일을 단순한 돈벌이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 흔히 시즌 장사로 부르지만, 물 들어올 때만 하는 서비스가 아니다. 의뢰인은 상당한 비용과 고민 끝에 문을 두드리며, 잘못되면 학생은 반수·재수·편입 등 20대의 소중한 시간을 대가로 치러야 한다. 학부모 역시 이 중요성을 충분히 계산하지 못한 채, 편협하고 가공된 정보만으로 자녀의 경력 경로 결정에 개입하는 경우가 있어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최근 20대 후반~30대 초반 청년층의 목소리를 종합해 보면, 고교~대학 시절 학벌의 중요성, 전공과 취업의 연관성, 적성·소질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는 반성이 많다. 고교 단계의 전략 오류로 1~2년, 전과·편입 판단 미스로 1~2년, 불확실성이 큰 공무원 시험 준비로 2~3년, 취업 스펙 부족으로 졸업 유예 1~2년이 누적되며 사회 진입이 늦어진다. 입시컨설팅은 20대 ‘시간 관리’에 직결되고, 학교 선정·전공 선택·입학 후 계획까지 4~5년의 그림을 일정 부분 예측하며 설계해야 한다. 상위권 실력으로 SKY에서 학과를 고르는 상황이라면, 부티크 컨설팅을 통해 상위 대학 진학에 역량을 집중하라는 조언을 기꺼이 하겠다. 대학의 간판은 평생 따라다니는 명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전체의 극히 일부다. 다수의 학생은 ‘서울권 vs 경기도’, ‘경기도 vs 천안권’, ‘경기도 vs 지거국’, ‘지방 국립 vs 지방 사립’, ‘4년제 vs 2년제’ 사이에서 전공별 유불리를 따져 씨름한다. 그래서 서비스를 선택할 때 본질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대학생활도 컨설팅을 받는가


최근 1~2학년 대학생에게도 상담을 다수 제공했다. 시간이 넉넉한 시기라 의아할 수 있으나, 2020~2022년 ‘코로나 단절 세대’ 이후 대학의 ‘선배 문화’는 사실상 소멸했다. 선후배 간 암묵지 전수와 정보 공유가 끊기며, “미래가 궁금하면 선배를 보라”는 필자의 조언이 무색해졌다. 다양한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 중에는 전공 선택에서 어려움을 겪거나, 선택 이후 교과·비교과를 어떻게 설계할지 몰라 상담을 요청하는 사례가 많다. 특히 편입·복수전공·특수자격 도전 시점을 고민하는 학생일수록, 현재 전공만으로 취업 경쟁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해 적극적으로 문을 두드린다. 이는 입시 단계에서 선택한 대학과 전공이 졸업 후 경쟁력을 자동으로 보장하지 않는다는 현실을 방증한다.


“취업 준비는 나랏돈으로 한다고 들었습니다”


일부는 사실이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구직 지원 서비스는 다양하고 제도화되어 있다. 대학도 국가 예산 체계 안에서 취업·진로 서비스를 운영하는 곳이 많다. 대표적으로 ‘재학생 맞춤 고용사업’, ‘졸업생 맞춤 고용사업’이 있다. 참여 학생에게 금전적 혜택과 지원이 제공되어 겉으로 보기엔 유리하다. 다만 프로그램 운영 소프트웨어, 강사, 코칭의 우수성은 별개 문제다. 비교 집단이 사설 취업학원과 개인 컨설팅이기 때문이다. 필자 역시 사설 취업컨설팅을 오래 운영했고 현재는 여러 업체의 객원 강사로 활동한다. 소비자 비용은 시간당 7만~22만 원 수준으로 편차가 크지만, 입시컨설팅에 비하면 저렴하다. 사설 컨설팅은 제대로 된 강사를 만나면 높은 품질의 서비스와 실전 취업 스킬 교육을 제공한다. 반대로 이력이 화려해도 가르침이 미흡한 강사도 적지 않다. 중요한 것은, 자녀가 진로·취업 컨설팅이 필요한 시점임에도 공공의 무료 서비스가 많다는 이유로 가치 판단 과정을 생략하고 “굳이 돈을 써야 하나”로 결론 내리는 태도다. 최근 사설 취업컨설팅의 주요 의뢰인은 대학생이 아니라, 사회 초년생이다. 이들은 월급 200~300만 원 중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서라도 ‘시간 단축’과 ‘전문성’을 산다. 자녀의 대학 진학에는 수천만 원을 투자하면서, 취업 과정은 “대학생이 알아서”라는 낡은 선입견에 머무는 현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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