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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태공 Sep 14. 2023

(다시) 매일 글쓰기_4일 차_집밥 이선생

할 때는 귀찮지만 먹고 나면 뿌듯하고 속이 든든한 집밥


지난주와 이번 주 내내 몰려있던 출강과 출장 스케줄이 모두 "무사히" 끝났다.


오늘 아침엔 비타민 영양제를 털어 먹고, 건강 주스를 삼키고, 남은 에너지를 쥐어 짜내 출근을 했다.


그 모습을 지켜본 남편이 고맙게도 선배와의 대화가 끝나는 시간에 맞추어 연수원으로 달려와주었다.



강의가 끝나고 나면 모든 기운이 빠져나가는 것 같다.


그래서 강의를 마친 날은 늘 외식!!! 을 외치던 나였지만,


오늘은 특별히 영종도까지 달려와 준 남편을 위해, 남편이 며칠 전부터 노래 부르던 고추장찌개를 끓였다.



손질해서 냉장고에 넣어 두었던 양파를 꺼내고, 다용도실 검은 봉지 속에 남아 있던 마지막 감자 3알을 꺼내고,


애호박 가운데를 무심히 툭 잘라 절반은 부침개용으로 채 썰고, 절반은 깍둑 썰었다.


모든 채소를 깍둑 썰어 냄비에 아낌없이 투하하고, 깔끔한 국물을 위해 마늘은 편으로 썰고, 파는 듬뿍 담는다.



채소를 모두 담은 후, 찌개용 앞다리살을 올리고, 물을 부은 후 끓이다가 거품을 걷어내고 고추장 풀고, 소금 간을 한다.


중불로 놓고 팔팔 끓이면서 부침개 준비를 한다.



애호박을 먼저 채 썰고, 그다음엔 부추를 양껏 넣는다.


그리고 나만의 팁 아닌 팁이랄까.


부침가루와 튀김가루를 4.5대 5.5의 비율로 넣고 채소가 하얀 가루 옷을 입도록 살~살~ 섞어 준다.


채소에 가루가 모두 묻으면 달걀 하나 톡 깨서 투하!


그리고 물을 소주잔 한 잔 정도 넣어준다.



프라이팬에 기름을 넉넉히 두른 후 중불로 달군다.


기름을 중간에 추가하게 되면 기존에 달아올랐던 기름과 새로 부은 기름의 온도가 차이 나서 맛이 없다.


기름은 처음부터 넉넉~하게 프라이팬이 꽉 차도록, 튀긴다는 느낌으로 부어줘야 된다.


손을 위에 올려보고 온도 체크를 한 후 됐다 싶을 때 재료를 올린다.


그리고 숟가락으로 얇게 펼친다.



전이 익는 동안 양념장을 만든다.


청양고추 쫑쫑 썰고, 맛간장에 오미자청을 살짝 넣어 새콤한 맛 추가하면 끝. 초간단 양념장 완성이다.


프라이팬 위에서 전이 한 몸이 되어 바닥을 이리저리 춤추기 시작하면 뒤집으라는 신호다.


프라이팬을 들고, 손목에 힘을 슬~쩍 주고는 전을 뒤집는다.


노릇하게 꽃 피운 전의 때깔이 아주 곱다. 냄새는 또한 어떠한가.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이래서 살을 못 빼는 거지. ㅎㅎㅎ



딱 부침개를 재료만큼 부쳐내는 시간만큼 찌개를 끓이고 나면 맛이 깊어진다.


불을 끄기 직전, 남편을 부른다.


수저를 정갈하게 놓고, 밥과 국을 담는 건 남편의 몫이다.


접시에 전을 담아내면 식사 준비 끝.



남편은 맛있다며 국을 두 그릇이나 가득 리필했다.



강의 준비한답시고 살림 내팽개친 마누라를 이해해 줘서 고맙고,


엄마 빈자리 티 내지 않고 늘 씩씩하게 자기 할 일 알아서 잘하는 우리 딸, 어느새 이렇게 컸을까.


미친 듯이 일하고 강의하고 동분서주 쫓아다닌 나도 고생했다.


우리 가족,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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