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작이 장편소설이라니...
신인작가에게 기회를 주신 브런치, 밀리의 서재, 다산북스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21년 4월 10일,
브런치에 소설을 연재하기 시작했습니다.
3개월 뒤, 2021년 7월 14일 전자책 출간 제안을 받고, 같은 해 12월 31일, 밀리의 서재에서 출간되었습니다. 그리고 2022년 6월 14일 종이책 출간 제안을받고, 드디어 2023년 올해 5월 , 다산북스 ’놀‘ 에서 출간됩니다.
밀리의 서재- 밀리 오리지널 섹션에 있는
<띵동! 당신의 눈물이 입금되었습니다>와,
곧 출간된 종이책은 '눈물이 돈이 되는 세상'이라는 소재는 같지만 내용이 정말 많이 바뀌었어요.
(표지 디자인도 매우 많이 바뀔 예정입니다)
전자책으로 먼저 읽어보시고, 후에 종이책을 읽어보시면 비교하는 재미가 있을 거예요.
(전자책은 지금보다도 더 초보일 때 집필한 거라 매우 부끄럽지만요. 차후에는 최초로 브런치에 연재했다가 지금은 작가의 서랍에 잠시 넣어둔 초고도 공개할 예정입니다. 그건 더더더더 부끄럽겠군요.)
"자는 게 무서워..."
매일 밤 같이 가위에 눌리고 환청이 들리고 악몽을 꾸는 것은 저에겐 일상과 같았어요.
2019년부터 21년까지 그 고통은 절정에 달했지요.
저는 덜컥 무서운 생각이 들었어요.
이게 바로 무속신앙에서 말하는 그 '신내림'을 받지 않아 생기는 '업보'인가 하고요.
하지만 괴로운 일만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길거리를 걷다 보면 들어보지 못한 멜로디와 그럴듯한 가사들이 작곡가와 작사가라도 된냥 떠오르고
신나는 걸그룹 노래를 들으면 원래 안무보다는 새로운 창작 안무가 떠오르고
유명한 가수가 되는 헛되고 쓸모없는 공상
빈티지한 종이 소리가 바스락 거리는 판타지 세계로들어가는 몽글몽글한 몽상
대관람차와 회전목마, 한가득 부풀어 오른 풍선이 가득한 놀이동산 같은 알록달록한 상상까지.
제 뇌는 애니메이션, 판타지, 로맨스, 로코, 액션, 재난, 호러, 스릴러, 누아르 할 것 없이 다양한 장르와 이미지로 24시간 내내 쉬지 않고 작동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내 뇌는 분명히 문제가 있어"
확신에 찬 저는 대학병원 신경과에 달려갔습니다.
250만 원을 내고 뇌 CT와 MRI 청력과 관련된 모든 검사를 3일에 걸쳐 조금씩 나누어 받았습니다.
(대학 병원 스케줄이 워낙 타이트해서 원하는 날 모든 검사가 어렵더군요)
드라마에서만 보던 커다란 원통 기계에 빨려가듯 온몸을 맡기고 한 시간 가까이 움직이지 않으려 아무 생각하지 않으려 애를 썼지만
쿵 쾅 쿵쾅 쿵쿵 쾅쾅
득득 득득 득
다다다다다닥닥닥다닥
쯉쯉쯉쯉쯉쯉
뇽뇽뇽뇽뇽뇽
다양한 소음에 귀가 찢어질 것 같은 MRI 기계 안에선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렇게 며칠 뒤, 행여나 뇌에 큰 문제가 있다는 결과라도 들을까 손을 달달 떨며
의사 선생님을 마주한 순간, 선생님이 어지럽고 복잡한 사진과 의학용어들에서
저에게로 시선을 옮기며 말했습니다.
"아무 이상이 없습니다."
"네? 그럴 리가 없는데요. 제 뇌는 가만히 있질 않아요. 정말 너무 힘들어요 선생님."
"환자분, 직업이 어떻게 되시는지 모르겠지만... 쉬지 않는 뇌를 가진 사람들은 보통 창작활동을 많이 하죠. 예를들면 작가말이죠.“
"작가요?..."
그날부터였어요.
제가 작가가 되기로 마음먹었던 날이.
문젠 제가 글을 써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는 거였죠.
문예창작이나 국문과와는 전혀 관련 없는 전공출신
글쓰기 교실이나 모임에 출석한 적도 없었고
그냥 어렸을 때 책을 좋아해서 많이 읽었다는 것
단지 그것뿐이었습니다.
그런 내가 작가라니...
뭘 써야 하지? 에세이? 드라마? 웹소설? 시???
뭐부터 해야 하지? 학원? 글쓰기 모임? 북클럽?
다음글에선 글쓰기 왕초보가 어떻게 장편소설을 써냈는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