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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주 Sep 12. 2022

치앙마이 스타트업과 노마드를 위한 공간, 브릭

치앙마이 코워킹 스페이스 The Brick Startup Space


브릭(The Brick)은 노란색의 경쾌한 에너지가 느껴지는, 스타트업 중심의 코워킹 스페이스이다. 브릭은 치앙마이의 올드타운과 님만해민 사이의 한적한 골목에 위치해있는데, 태국의 스타트업과 치앙마이를 찾은 세계의 노마드들을 모두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캐주얼하지만 스타트업을 위한 전문적인 공간이었던 브릭에 다녀온 날의 이야기를 하려 한다.




Ⓒ The Brick Startup Space


브릭의 입구에는 커뮤니티 매니저가 늘 있는 안내데스크가 있었고, 매니저인 '능'이 처음 방문한 나를 반겨주었다. 그녀의 이름인 '능'은 태국어로 하나라는 뜻이다. 원데이로 등록을 하며 한국에서 왔다고 알리자, 그녀는 자신의 이름이 한국어로는 '하나'라며 그 단어를 한국어로 말했다.


출장으로 한국에 와본 적이 있었던 그녀는 내가 반가웠던지, 한국에 와서 투자기관이나 테크노밸리 등에 방문했던 경험을 내게 들려주었다. 자주 들었던 지명과 회사들이었다. 익숙한 듯 대화를 이어 나가자, 능은 어떻게 잘 아는지 내게 물어보았다. 그래서 치앙마이에 오기 전, 한국 스타트업에서 일했던 내 경험을 능에게 소개했다.



원데이 패스를 등록한 후에는 입구를 조금 더 둘러보기 시작했다. 안내데스크 주변으로는 게시판 공간이 잘 되어 있었는데, 브릭의 멤버 소개, 태국의 스타트업, 그들이 운영하는 서비스, 주변 배달음식점 정보 등이 잘 게시되거나 배치되어 있었다.



공간 여기저기를 다니며 구경하니 능이 다가와 보충 설명을 해주었는데, 브릭은 치앙마이 대학과 산학협력을 하고 태국의 스타트업들을 지원해주고 있다고 했다. 입주팀을 위한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고, 스타트업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적힌 이벤트 캘린더도 보였다.



입구를 다 둘러본 후에는, 배포용으로 여러 권 놓여있던 태국 스타트업 매거진을 가져가도 되겠냐고 물어보았다. 비록 태국어로 적혀 있어 읽을 수 없을 테지만. 그러자 능이 구글 번역기를 써서 읽어보라며 내게 시범을 보여주었다. 자기도 한국에 갔을 때 그렇게 했다고. (웃음) 브릭에서 만난 첫 번째 사람인 능 덕분에 친근하게 치앙마이 스타트업 분위기를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브릭의 입구 쪽과 오픈스페이스 안쪽의 공간은 주로 태국 스타트업의 입주공간으로 마련되어 있었다. 오픈스페이스는 치앙마이를 찾은 디지털노마드들이 일하는 공간으로 주로 쓰이는 듯했다. 원데이로 방문한 나는, 오픈스페이스의 한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브릭의 오픈스페이스는 업무공간과 휴게공간이 따로 분리되어 있지 않고  함께 어우러져 있었다. 노란색으로  벽을 중심으로 4명이 앉을  있는 테이블과 1인용 테이블, 빈백이 하나의 공간에 있었다. 모두 일에 몰두해 조용할 때도 있고, 대화로 시끌시끌할 때도 있고, 한편엔 누워서 자는 사람도 있어서, 매우 캐주얼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브릭의 원데이는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이용할 수 있고, 월 단위로 입주하면 지문 인식으로 24/7 출입 가능하다. 브릭은 월 멤버십을 우선하는 정책을 하고 있어서 가격 면에서 원데이는 상대적으로 조금 비싼 편이다. 캡슐커피 머신이 있지만 방문했던 날은 고장이 나서 믹스커피를 마셨다.


브릭에 있는 동안 조금 재밌었던 일은 어떤 분이 들어와서는 모두에게 자기를 소개하고 인사했던 것. 모두가 들을 수 있는 큰 목소리로 오늘 처음 온 누구라며 소개하는 게 아닌가. 그의 용기에 다들 유쾌해했다. 대개 자기소개는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때 하기 마련이다. 예를 들면 자기소개를 요청받거나 발표를 할 때 말이다. 그래서 내게는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제법 깜깜해질 때까지 브릭에 머물렀다. 브릭은 코워킹 스페이스 하면 떠오르는 보편적인 분위기를 가진, 전 세계 어디에 있어도 어색하지 않을 디자인을 지닌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에서 찾아온 노마드들이 일하고 있었던, 이 유니버설한 공간에서 '여기가 태국이구나' 느낄 수 있었던 요소는 세 가지인 것 같다. 비치된 매거진과 리플릿이 태국어로 되어있는 것. 그곳의 태국 사람들. 마지막으로, 화장실 천장에 제법 큰 도마뱀들이 다닌다는 것.


화장실 천장에 다니던 도마뱀들


공간은 보편적인 디자인을 갖추고 있어도 그곳에 머무는 사람들과 언어, 커뮤니티 등이 그곳의 정체성을 만들어주는 것 같다. 치앙마이에 오래 머물며 비즈니스를 발전시키고 싶다면 브릭에 가보는 것이 어떨까.



Info

[주소] 31 Sirimangklachan Rd. Lane 13., Suthep, Mueang Chiang Mai District, Chiang Mai 50200

[시간 및 가격] 원데이 (9AM-9PM) 250바트, 위클리 24/7, 1개월 24/7, 3개월 24/7

(더 자세한 정보는 브릭의 포스트를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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