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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iel Shin Jun 29. 2020

파일코인: 그들은 어떻게 가짜 채굴기를 팔고 있나?

IPFS와 파일코인 그리고 잘못된 채굴기 투자.

파일코인은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블록체인 프로젝트 중 하나다.


지난 2년 지지부진했던 개발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개발자와 투자금이 다시 파일코인으로 활발하게 몰리고 있다. 이미 코인베이스, 카난 등 다수의 메이저 기업이 파일코인 생태계에 대한 지원을 공식화했으며, 우수한 파일코인 채굴 솔루션 기업은 엄청난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파일코인이 다시금 큰 주목을 받는 것은 지난 2년간 저조했던 시장의 수익률과도 큰 연관이 있다. 암호화폐 발행 시장의 경우 지난 2년간 대형 크립토 펀드가 대규모 투자를 할 정도의 양질의 프로젝트가 등장하지 않았다. 2019년 IEO 열풍이 불면서 많은 자금이 몰리기도 했지만 2017년 ICO 광풍과 같은 엄청난 투자 수익률을 기록하진 못했다. 유통시장은 다수의 투자 자금이 고배율 파생 상품 거래로 몰리면서 대부분이 큰 폭의 손실과 함께 사라졌다. 수익 산업의 한 부분인 채굴 사업 역시 전기세와 같은 고정비 상승, 반감기에 따른 채산성 하락, 코로나로 인한 글로벌 경제 하락으로 큰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IPFS 그리고 파일코인(FIL)

IPFS(InterPlanetary File System)는 후안 베넷(Juan Benet)을 중심으로 스탠퍼드 출신의 개발자가 모인 프로토콜 랩스를 통해 개발되었다. IPFS는 HTTP 프로토콜을 대체하기 위한 것으로 오픈 소스 형식의 분산형 P2P 클라우드 프로토콜이다. HTTP는 현재 인터넷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네트워크 전송 프로토콜로 IPFS는 HTTP의 분산형(탈중앙화) 버전으로 이해할 수 있다. IPFS는 데이터를 조각한 후 암호화 작업을 거쳐 분산된 노드에 저장한다. 데이터의 저장, 결합, 취득, 해독 등은 각 네트워크에 분산된 각 노드로부터 제공된다.


파일코인(FIL)은 IPFS 생태계를 구현하기 위한 암호화폐(가상자산)다. 파일코인은 참여자의 경제적 인센티브(토큰 이코노미)를 통해 분산형 스토리지의 구현과 도입을 촉진한다. 블록체인 업계가 이토록 파일코인에 열광하는 이유는 IPFS와 파일코인(FIL)에 '분산화, 검열 저항, 오픈소스' 이념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파일코인은 출시 당시 새로운 인터넷 프로토콜이라는 거대한 청사진과 ICO광풍이라는 시대적 행운이 맞물려 탄생했다. 파일코인은 프리세일 당시 세콰이어 캐피털, 앤드리슨 호로위츠, 유니온 스퀘어와 같은 대형 투자 기관과 개인으로부터 약 5,200만 달러의 자금을 유치했다. 이후 2017년 투자 플랫폼 코인리스트(CoinList)를 통해 약 2억 달러의 투자금을 조달하기도 했다.


초기 ICO 투자에 참여하지 못한 투자자는 파일코인 선물거래, 채굴기 구매 등을 통해 파일코에에 대한 투자를 계속했다. 아직 테스트 넷조차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을 때부터 Gate.io, LBank와 같은 거래소는 FIL 선물거래를 지원했다. 상장 후 단기간 1.5배가 넘는 가격 폭등이 발생하기도 했다.



파일코인 채굴

파일코인은 PoC라는 독특한 채굴 알고리즘을 가지고 있다. 스토리지 용량을 투입함으로써 거래 기록 권한과 저장 비용 획득 경쟁을 한다. PoC는 두 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복제증명(PoRep Proof-of-Replication): 복제증명은 PoS(지분증명)과 비슷한 개념으로 특정 서버가 데이터를 저장함에 있어 고유한 물리적 저장소임을 입증하는 역할을 한다. 서버 내의 특정 데이터는 두 번씩 복제되기 어렵고 중복된 데이터는 제거된다. 이 구조는 클라우드 저장소 또는 DNS 세팅에 유효하게 활용된다. 이를 통해 복제의 적절한 레벨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해지거나 해당 서비스를 동일한 유저에게 중복으로 제공할 수도 있다. 복제 증명은 각 사본이 독립적으로 저장됨을 입증할 수 있다.


시공간증명(PoSt,Proof-of-Spacetime): 특정 서버(채굴자)가 어느 정도 사용된 저장소를 의미하는 스페이스타임 자원을 이미 소비했음을 입증한다. 시공간증명은 서버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여러 번 데이터를 저장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결과물로 볼 수 있다.


채굴자는 이 두 단계의 채굴 경쟁을 통해 블록을 생성할 권한을 얻게 되고 블록생성의 대가로 파일코인을 획득(채굴)할 수 있게 된다.


파일코인의 총발행량은 20억 개다. 그중 70%가 채굴을 통해 발행된다. 전체 발행량의 15%는 개발자, 10%는 투자자, 5%는 파일코일 재단에 분배된다. 팀과 개발자에게 분배된 토큰은 약 20%로 6년의 락업이 걸려있다. 투자자의 10%는 약 6개월에서 3년까지 다양한 락업 기간이 존재한다. 파일코인의 초기 발행은 대부분 채굴을 통해 이뤄질 수밖에 없다.


파일코인 채굴기는 보통 CPU, GPU, 메인보드와 하드 드라이브가 포함되어 있다. 즉 고사양의 컴퓨터에 고급 하드디스크를 더한것과 같다. 다만, 비트코인 ASIC 채굴기와 같은 특별한 맞춤형 칩이 필요하진 않다. 그러나 사용된 하드웨어와 시스템에 따라 제조 원가와 채굴 효율에 큰 차이가 있다. 이는 꽤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하며, 이러한 원인으로 다수의 파일코인 채굴기 생산 업체가 경쟁적으로 등장하게 된 것이다.


부실 채굴기의 범람

파일코인 채굴 생산 경쟁에 가장 먼저 뛰어든 것은 역시 중국 화창베이(华强北)의 컴퓨터 조립 업체였다. 화창베이는 중국 IT 산업의 발전과 함께 성장한 곳으로 비트코인 채굴기의 뿌리이기도 하다. 이들이 파일코인 채굴기 사업에 뛰어든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선택이었다.


파일코인의 인기와 함께 채굴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채굴기 생산업체와 중개업자는 채굴 성능과 상관없이 무분별한 채굴기 생산을 통해 폭리를 취했다. 2018년부터 수백 개의 파일코인 채굴기 생산 업체가 등장했지만, 현재까지 제대로 사업을 이어오고 있는 곳은 손에 꼽을 정도다. 또한, 대부분의 채굴기는 불법 다단계를 통해 판매되어 유지보수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들 부실 채굴기는 한국까지 넘어와 지금도 많은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다.


파일코인 채굴기는 대략 두 가지 관점으로 사기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파일코인이 공식적으로 깃허브를 통해 개발 코드를 공개한 건 2018년 6월이다. 그리고, 파일코인 채굴에 대한 방안이 결정된 것 역시 올해 6월이었다. 논리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2년 전부터 판매된 파일코인 채굴기가 제대로 작동할리 없다.


최근 발표된 채굴기 하드웨어 요구사양에 따르면 1대의 파일코인 채굴기는 최소 AMD CPU, 1Tb의 저장공간, 128GB RAM이 필요하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부실 채굴기의 대부분이 최소 사양에도 못 미치고 있다. 또한, 부실 채굴기의 경우 ARM 아키텍처와 가정용 네트워크 스토리지(NAS)를 사용하기 때문에 채굴 알고리즘을 실행하기 부적합하며, 클러스터 구축의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는다. 즉, 파일코인 채굴에 부적합하다.


"부실 채굴기를 사용할 경우 토큰 채산성이 조금 떨어지는 게 아닐까?"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부실 채굴기의 경우 채굴 연산 능력과 효율성 부족으로 전체 네트워크의 유효 연산 자체에 포함되지 않을 수 있다. 블록생성에 참여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실 채굴기 생산 업체들은 여전히 투자자를 속여 엄청난 이익을 거두고 있다.


얼마 전 중국 경찰에 의해 조사를 받았던 한 채굴기 생산업체는 2018년 10월부터 2019년 2월까지 약 30만대에 달하는 파일코인 채굴기를 판매했다. 이들이 5개월간 벌어들인 수익은 한화 약 3천 4백억 원이다. 중국에서 발행한 피해 금액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이들의 부실 채굴기는 한국과 일본의 다수 다단계를 통해 2차 판매되었다.


일반적으로 한 대의 채굴기로 독립적인 채굴 참여는 불가능에 가깝다. 채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수한 채굴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는 전체 스토리지의 일부분으로 참여해야 한다.


가짜 채굴기는 어떻게 판매되었을까?

대부분의 사기 업체는 IPFS와 파일코인이라는 거대한 '유명세'를 이용해 투자자를 현혹했다. 이들은 기술적 진입장벽을 이용해 부실 채굴장을 건설해 자신들의 우수성을 강조하고 채굴기 판매에 따른 다단계식 수수료를 약속하는 등 허위 마케팅을 계속했다.


이들은 유명인사를 자신들의 행사에 초대해 신뢰도를 높이고, 기술에 문외한 투자자를 속이기 위해 파일코인과 비슷한 개념의 유사 프로젝트를 만들어 멀티 채굴의 우수성을 홍보했다. 멀티 채굴은 전형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파일코인 메인넷이 아직 구동되지 않았다는 것을 이용해 그전까지 자신들의 토큰을 채굴하는 것으로 투자자의 최대 수익을 보장했다. 채굴기를 팔기 위해 만들어진 프로젝트의 토큰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현재까지 파일코인의 모델을 모방한 프로젝트는 대부분 실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투자자가 멀티채굴의 환장에 빠져있다.


부실 채굴기 판매업자는 IPFS와 파일코인에 대한 여러 정보를 짜깁기해 그럴듯한 사기를 치고 있다. 채굴기 사기에 노출된 사람들은 여전히 수백, 수천 배의 환상에 빠져있다. 이들에게 전통적인 투자 상품은 성에 차지 않으며 이렇게 인생 역전을 바라는 사람일수록 부실 채굴기 판매업자의 목표가 되기 쉽다. 이들은 채굴 수익의 환상을 강조할 뿐 자신들이 팔고 있는 채굴기의 부실함은 철저하게 함구하고 있다.


출처 불문의 채굴기 총판 업체는 채굴기 판매에 따른 폭리뿐만 아니라 기술적 검증이 안 된 채굴 솔루션 제공의 대가로 또 다른 수수료를 요구하기도 한다. 또한, 자신들이 판매하는 채굴기의 가격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려 초기 투자자들이 이익을 보았다는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이렇게 단순한 정보 차이를 이용한 불투명하고 부적합한 비즈니스가 오래 갈 수 있을까?


채굴 시장 선점을 위한 자본 경쟁

2019년 2월 예정되어 있던 파일코인 메인넷 구동이 연기되면서 파일코인에 대한 시장의 회의감과 의문이 커졌던 것도 사실이다.


2018년 광적으로 파일코인 채굴에 투자했던 대부분 투자자는 큰 손실을 보았다. 당시 구입한 채굴기는 대부분 정상적인 채굴이 불가능한 부실 채굴기였기 때문이다.


2019년 12월 파일코인의 첫 테스트 넷이 가동되면서 파일코인 채굴기 생산 업체는 마침내 진짜 채굴 능력을 시험할 수 있게 되었다. 비록 테스트 넷을 통해 채굴된 토큰은 가치가 없지만, '1475 IPFS'와 같은 우수한 채굴 솔루션 업체가 두각을 나타내는 계기가 되었다. 5월 12일 시작된 2차 테스트 넷에서는 파일코인의 복제증명 채굴 속도가 2배까지 상승했으며, 다수의 개발 코드 검증성이 확보되었다. 현재 재단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파일코인 메인넷 구동은 다가오는 7월말 8월초다.


비록 2년 가까이 메인넷 구동이 연기되었지만, 파일코인 생태계애 대한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코인 베이스, 트러스트 월렛과 같은 암호화폐 지갑 서비스가 이미 파일코인에 대한 지원을 발표했으며, 파일코인 채굴은 의심할 여지 없지 블록체인 투자 시장의 가장 뜨거운 이슈다.


앞서 이야기한 파일코인 채굴 솔루션 개발 업체 '1475 IPFS'는 지난 2월 Hashkey Capital, Funbushi Capital 등으로 부터 한화 약 690억의 투자를 유치했다.


비트코인 채굴 기업이자 나스닥 상장사인 카난(Canaan)의 총괄 본부장 소건량은 지난 5월 중국에서 열린 컨퍼런스를 통해 카난 역시 IPFS와 파일코인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의 다수의 블록체인 기업이 파일코인 채굴 시설 구축을 시작했다.


최근 파일코인 채굴 산업에 관심을 보이는 부류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한쪽은 초기 파일코인 투자자로 이들은 파일코인 생태계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채굴을 통해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FIL을 매집하기 위해서다.


또 다른 한쪽은 소수의 비트코인 채굴집단이다. 사실 대다수의 비트코인 채굴자는 다양한 이유로 파일코인에 대해 부정적이다. 다소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하는 채굴자는 파일코인 역시 텔레그램 톤(TON)과 같이 언제든지 규제 당국에 의해 중단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또한,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분산형 스토리지 자체에 의문을 품고 있는 경우도 있다. 파일코인 채굴의 수익성이 검증되지 않는 것 또한 하나의 이유로 꼽히기도 한다.


하지만, 소수의 채굴자는 자산의 일부를 새로운 시장 트랜드에 투자하는 것으로 파일코인 채굴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은 비트코인 반감기에 따른 채산성 하락과 장기적인 가격 횡보에 따른 수익률 저하를 대비하기 위해 파일코인 채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우수한 채굴 솔루션 기업과 함께 새로운 보급형 채굴기 생산을 서두르고 있다.


2차 테스트 넷에서 두각을 나타낸 '석류 마이닝 풀'은 10대 미만의 채굴기로 전체 테스트 넷 해시레이트 9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들의 채굴기는 대당 300GB의 연산력으로 평균 200GB의 보통 채굴기보다 월등한 퍼포먼스를 기록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채굴기 사양을 공개하는 것으로 또 한 번의 커뮤니티의 주목을 받았다.


대형 채굴 기업의 참여, 1475 IPFS와 석류 마이닝과 같은 우수한 솔루션 업체의 등장으로 과거처럼 단순 채굴기 판매로 수익을 얻었던 사업 모델은 점차 쇠퇴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 위탁, 관리와 같은 솔루션 중심의 채굴 경쟁 구도로 변화하고 있다.


끝으로

파일코인의 메인넷 출시가 눈앞에 다가왔다. 그동안 판매된 부실 채굴기의 끝이 다가오고 있다. 출처 불명의 부실 채굴기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에게 돌아갈 것이다. 멀티 채굴을 내세운 업체들은 파인코인 채굴 성능과 관계없이 자신들의 토큰을 계속 채굴할 수 있다는 것을 핑계로 모든 책임을 회피할 것이다.


만약 파일코인 채굴이 비트코인 채굴처럼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는다면 우리에게는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전력 소모 경쟁을 기반으로 한 비트코인 채굴과 달리 소프트웨어 기술과 통신 인프라가 중요한 파일코인 채굴은 한국이 충분히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선 부실 채굴기로 흘러 들어가 자금이 제대로 된 곳으로 모이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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