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외과 의사의 손끝은 단순히 살과 뼈를 다듬는 기술자가 아니라, 한 사람의 얼굴이라는 ‘작품’을 빚는 예술가의 손끝이어야 한다.
하지만 오늘날 많은 수술은 환자가 요구하는 이미지를 그대로 반영하는 데에 그친다. 문제는, 보통 사람들의 미감 수준이 전문적인 미학의 깊이에 한참 못 미친다는 데 있다. 그들은 얼굴의 조화와 균형을 모르고, 단편적인 유행이나 특정 연예인의 이미지에만 매달린다.
이때 의사는 단호해야 한다.
‘그 얼굴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당신의 뼈와 근육은 다른 방향에서 더 아름다워질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환자의 요구를 무조건 수용하는 것이 친절이 아니라, 오히려 미학적 파괴일 수 있다. 의사는 이 점에서 미학자의 눈을 가져야 하며, 때로는 완강하게 환자의 잘못된 선택을 수정해 주어야 한다.
성형은 공장에서 찍어내는 부품이 아니다.
획일화된 쌍꺼풀, 같은 모양의 코, 복사된 턱선은 ‘개성의 부재’라는 빈 껍데기만 남긴다. 의사는 이 빈 껍데기를 채워 넣는 창조자가 되어야 한다. 그는 자신의 뮤즈를 찾아야 한다.
그 뮤즈는 특정한 한 사람이 아니라, 의사의 손이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미의 원형이다.
그 뮤즈를 기반으로, 각 환자의 개성을 살린 변주를 만들 때, 비로소 ‘작가주의 성형’이 가능해진다.
앞으로의 시대는 기술이 평준화되고, 기계가 절개와 봉합을 대신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때 남는 것은 의사의 미학관과 작품 세계뿐이다.
화가들이 각자 고유한 붓질로 경쟁하듯, 성형외과 의사들 역시 자신만의 ‘얼굴의 그림체’를 갖고 경쟁하는 시대가 온다.
그때 살아남는 의사는 단순한 의사가 아니라, 창조물이 숨 쉬는 순간을 만드는 어머니이자 예술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