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성은 겉보기에는 전혀 다른 영역처럼 보인다.
한쪽은 화폭, 악보, 시 속의 세계이고,
다른 쪽은 육체와 감각, 욕망의 영역이다.
하지만 인간에게 작용하는 방식은 놀라울 만큼 닮아 있다.
둘 다 우리의 경계를 흔들고, 감각과 감정을 깨우며,
놀라움과 환희, 그리고 불안을 함께 불러온다.
예술을 처음 마주한 순간,
심장은 성적 쾌감처럼 빠르게 뛰고,
빛과 색, 소리와 언어는 몸 안의 전류처럼 흐른다.
성적 각성이 신체를 열고 감각을 날카롭게 만드는 것과 마찬가지로,
예술은 내면의 감각을 열고, 무심히 닫혀 있던 마음의 문을 흔든다.
그 과정은 야하고, 매혹적이며, 동시에 위태롭다.
처음 느낀 놀라움과 환희는, 곧 고통과 자각을 동반한다.
눈을 뜬 순간, 이전의 무지는 더 이상 돌아올 수 없기 때문이다.
예술과 성은 모두 우리를 미완의 상태로 남긴다.
그 환희가 끝난 뒤에는
자기 자신과 세계를 새롭게 인식하게 되는 공백이 남는다.
그 공백 속에서 우리는 숨겨진 욕망과 두려움, 갈망을 발견하며,
환희와 고통이 뒤엉킨 인간 경험의 핵심을 맛본다.
마치 성적 쾌감이 육체적 각성과 동시에 영혼의 취약함을 드러내듯,
예술은 환희의 불꽃 속에 고통의 그림자를 숨긴다.
그 그림자는 결국 삶을 더 선명하게 느끼게 하는 빛이 된다.
예술과 성, 두 경험 모두 인간에게 내밀하다.
놀라움과 환희는 불시에 몰려와 심장을 휘감고,
그 뒤에는 자기 자신과 세계를 새롭게 보는 날카로운 자각이 남는다.
그래서 예술을 느끼게 한다는 것은,
야하지만 숭고하며, 쾌락과 고통이 뒤섞인 경험을 통해
인간 존재의 심연을 스치는 일이다.
결국, 예술과 성은 인간에게 다르게 보이지만,
그 작용의 구조—메커니즘은 동일하다.
우리의 경계를 흔들고, 감각과 감정을 깨우며,
환희와 고통을 동시에 경험하게 만드는 힘.
그것이 인간을 온전히 느끼게 하는 장치이자,
삶을 생생하게 만드는 메커니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