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리에리의 그림자

by 신성규

나는 순수한 지성으로 대화를 할 때, 종종 살리에리들을 본다.

아무 생각 없이 듣는 사람들은 즐거워한다. 그들에게 나는 ‘신기한 사람’이고, ‘잘 아는 사람’이다.

하지만 진짜 질투는, 예술적 갈망이 강한 사람들—

자신의 한계를 어렴풋이 감지하고 있는 이들에게서 나온다.


그들에게 나의 사고는 위협이다.

나는 그걸 안다.

내가 조금의 놀이처럼, 가볍게 던진 질문이, 누군가에겐 평생을 걸쳐 겨우 닿으려는 지점일 수 있다.

그 순간 나는 스스로의 말이 칼처럼 느껴진다.

나는 상대를 찌르려 한 것이 아니었다. 다만 생각을 즐긴 것뿐이었다.


하지만 즐김과 절박함의 차이는, 때때로 비극을 낳는다.

나는 자주 망설인다. 이 깊이로 들어가도 될까? 이 농도로 대화해도 될까?

내 사고가 누군가에겐 무기처럼 느껴질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그래서 나는 많은 순간, 일부러 속도를 늦춘다. 농도를 낮춘다. 즐거운 척을 한다.


그러나 그것이 나를 더 고독하게 만든다.

왜냐하면 나는 경쟁을 원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함께 떠나고 싶었다. 함께 뛰고, 함께 사유하고 싶었다.

하지만 지성은, 때로 사람들을 나누고, 상처 주고, 고립시킨다.

살리에리가 괴로워했던 건 음악 그 자체가 아니었다.

모차르트가 아무 노력 없이 그 세계를 누리고 있었다는 사실,

그것이 그의 고통이었다.


그것을 알아버린 나는,

때로 내 빛을 스스로 가린다.

나 혼자 눈부시지 않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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