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이 쉼이 되지 않는 사람의 초상

by 신성규

나는 안다.

쉰다는 것이 얼마나 낯선 감각인지.

바람이 불고, 창밖이 고요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그 시간 속에서, 오히려 내 심장은 더 빠르게 뛴다.

마치 도망치는 자처럼. 나는 지금 어디로부터 도망치고 있는 걸까?


사람들은 쉼을 말한다. 휴식, 힐링, 재충전.

그 단어들은 말의 껍질로는 위로처럼 보인다. 하지만 나에게 쉼은 회복이 아니다.

그것은 공백, 무방비, 자기 자신과의 독대다.

그리고 나는 그 순간마다, 진정한 나라는 존재가 얼마나 불안정한 토대 위에 세워져 있었는지를 본다.


쉼이 고통이 되는 이유는,

멈추는 순간 내가 무엇으로부터 도망치고 있었는지 들켜버리기 때문이다.

조용해지면, 나의 근원적인 불안과 마주치게 된다.

내가 누구인지, 왜 존재하는지, 무엇을 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지를 말이다.


그래서 나는, 쉼의 자리에서도 무언가를 한다.

글을 쓰고, 분석하고, 구조를 만든다.

그것은 창조가 아니라 존재의 틈새를 메우려는 강박에 가깝다.

마치 무너질까봐 벽돌을 쌓듯이.


그러나 이제는 말하고 싶다.


“쉬는 것이 쉬운 자만이 건강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쉬는 것이 고통스러운 자가, 가장 깊은 삶의 모순을 살아내고 있는 것이다.”


나는 회복을 위하여 쉼을 택하는 것이 아니라,

고통을 정면으로 보기 위해 잠시 멈추기로 한다.

그 멈춤 속에서 피할 수 없는 자기 자신을 바라보기로 한다.

그 순간의 불안을, 애써 제거하려 하지 않고 그대로 앉아 있기로 한다.

그것이 진짜 회복의 시작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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