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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이니율 Mar 19. 2024

노란 꽃이 피었다

산수유 이야기

오랜만에 산책을 나왔다. 날이 춥다는 핑계로 나가지 않았는데 자꾸 집에 있으니 몸은 물론 마음까지 무거워지는 것 같았다. 이제 날씨도 제법 따뜻해졌고 여유 조금  잠시 나갔다 오기로 하고 집을 나섰다.




바깥 풍경은 크게 달라진 건 없었지만 뭔가 모르게 겨울과 다른 느낌이 났다. 사람들의 옷차림도 달라졌고 하늘빛도 조금 옅어진 것 같았다. 겨울 하늘은 시릴 정도로 파란데 따뜻한 햇살 탓인지 뽀얗게 보였다.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보니 시간이 금세 지나갔다. 이제 돌아가야겠다 싶어 눈을 돌렸는데 길가에 노란 무언가가 눈에 들어왔다. 앙상한 나뭇가지 위에 눈처럼 노란 무언가가 잔뜩 붙어있었다.


이게 뭔가 싶어 가까이 가서 보니 꽃이었다. 아주 앙증맞은 꽃이 가지에 몽글몽글 피어있었다. 찾아보니 산수유라고 한다. 산수유는 말로만 들어봤지 이렇게 가까이에서 본 건 처음이었다. 3월부터 꽃이 피기 시작해서 나중에는 잎이 나왔다가 한 여름이 되면 빨갛게 열매를 맺는다고 한다.


나오지 않았다면 산수유가 있는지도 몰랐을 텐데 알게 돼서 좋았다. 나올 땐 귀찮아도 나오면 늘 몸과 마음이 가벼워져서 좋다. 그리고 이렇게 뭔가를 더 얻을 때면 더 뿌듯해서 나오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꽃이 하나씩 피는 걸 보니 봄이 왔다는 게 실감이 난다. 산수유라는 이름 알았으니 다음부턴 아는 체를 해야겠다. 노란 꽃이 아니라 산수유가 피었다고 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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