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말할 자격이 있는가

자유, 전문성 그리고 중국의 선택

by ShionJins
아래의 본문은 다음 기사를 보고 확장하여 작성한 글입니다.
https://thebrewnews.com/science-technology/china-influencer-regulations-2025-rules/?utm_source=chatgpt.com
https://www.livemint.com/news/world/china-tightens-the-screws-influencers-now-need-degrees-to-speak-on-finance-health-law-11761619952479.html?utm_source=chatgpt.com
https://iol.co.za/lifestyle/2025-10-27-china-s-new-law-only-degree-holding-influencers-can-discuss-professional-topics-netizens-divided-on-its-impact/?utm_source=chatgpt.com
https://marketing4ecommerce.net/en/china-influencers-training/?utm_source=chatgpt.com
요약: “Cyberspace Administration of China(CAC) 주도, 10월25일부 시행, 의료·법률·교육·금융 등 전문영역 인플루언서는 학위·자격증 필수, 플랫폼 자격 검증” 관계자들은 이를 허위 정보에 대한 투쟁이라고 부르지만, 비판론자들은 이를 온라인 자유에 대한 타격으로 간주합니다.


누구나 말할 수 있는 시대다. 카메라 하나로 방송을 하고, 30초 영상이 강의보다 더 큰 설득력을 얻는다. 이것이 정보의 민주화다. 하지만 동시에 ‘진실의 희석’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이제 지식보다 확신을 믿는다. AI가 쏟아내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무엇이 진짜인지 판단하기 어려워졌고, 확신은 근거를 대신하게 되었다. 그래서 전 세계가 ‘AI 윤리’를 이야기한다. 사실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판단 없이 믿어버리는 인간의 습관이다.


이 혼란 속에서 중국은 전혀 다른 길을 택했다. 2025년 10월, 중국 사이버관리국(CAC)의료, 법률, 교육, 금융 등 전문영역에서 자격증 없는 발언을 금지하는 새 규정을 시행했다. 인플루언서가 특정 주제에 대해 조언하거나 정보를 전달하려면 학위·면허·전문 자격을 증명해야 하며, 플랫폼이 이를 검증할 법적 책임을 진다.

또한 광고·홍보 콘텐츠를 ‘교육 콘텐츠’로 위장하는 행위도 단속 대상이다. AI로 생성된 콘텐츠는 반드시 표시해야 하며,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면 계정이 정지된다. 정부는 이 조치를 “가짜 정보로 인한 피해 방지”라고 설명했다.


china-influencer-regulations-2025-rules.jpg 이미지출처: The Brew News (Oct. 27, 2025) 보도기사 내 이미지


보도에 따르면, 이 정책을 두고 네티즌의 반응은 극명히 엇갈렸다. 일부는 “전문가만 발언해야 신뢰가 생긴다”며 찬성했고, 다른 일부는 “자유로운 의견 표현과 창의성이 위축될 것”이라 우려했다. 한 사용자는 “이제는 국가가 누가 전문가인지 결정하겠다는 뜻”이라며 비판했고, 다른 이는 “무책임한 건강정보와 금융사기를 막을 수 있다면 환영한다”고 말했다. 결국 이 법은 정보의 신뢰성과 자유의 균형이라는 오랜 딜레마를 다시 꺼내 놓았다.


중국의 SNS, 특히 웨이보(Weibo)는 오래전부터 정치적·사회적 발언을 체계적으로 사전 검열해왔다. 게시물이 올라오면 다수가 게시 후 3시간 이내에 삭제되고, 당국이 검열 강도를 높이는 시기에는 특정 키워드를 ‘혐오’ 또는 ‘유해’ 콘텐츠로 분류해 그 단어가 포함된 모든 게시물을 동시에 삭제하기도 한다. 이때의 ‘혐오’는 반드시 차별적 표현을 뜻하지 않는다. 때로는 당국이 ‘보여주고 싶지 않은 진실’을 가리기 위한 행정적 명분으로 쓰인다. 이처럼 중국의 온라인 표현은 법률, 기술, 그리고 플랫폼 감시가 결합된 삼중 구조 속에서 통제되어 왔다.

이제 그 통제의 영역이 연예·문화에서 전문지식으로 확대된 것이다. 과거엔 “이 말을 해도 되나?”였다면, 이제는 “내가 이 말을 할 자격이 있나?”로 바뀌었다. 이는 단순한 규제가 아니라, 국가가 발언의 조건을 재정의하는 제도적 실험이다.


단기적으로는 이 정책이 일정한 질서를 가져올 수도 있다. 가짜뉴스가 줄고, 검증된 전문가의 말이 중심이 될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자격이 권력이 되는 구조를 낳는다.

플랫폼은 공론장이 아니라 심사장으로 변하고, 시민은 발언자에서 심사받는 수용자로 전락한다. 정확성은 높아지겠지만, 그 ‘정확함’은 국가가 승인한 진실의 범위 안에서만 작동한다. 결국 사회는 질서 있는 침묵으로 가득 차게 된다. 그 침묵은 평화롭지만, 사유를 잃은 평화다.


전문성의 검증은 필요하다. 하지만 발언의 자유는 자격으로 증명되는 것이 아니다. 진짜 자유는 판단하고 성찰할 수 있는 인간의 능력에서 비롯된다. AI 윤리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문제이듯, 표현의 자유 역시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사유의 문제다.

중국의 이번 선택은 우리 모두에게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가?” 진실을 믿는 것보다, 진실을 검증할 수 있는 힘이 더 중요하다. 그 힘이 사라지면, 사회는 자유를 잃는다.


질서 있는 침묵이냐, 불완전한 자유냐.
나는 언제나 불편한 자유를 선택하겠다.
성찰은 언제나 불편함 속에서 자라나기 때문이다.

매거진의 이전글AI가 판단해주는 시대, 우리는 아직 생각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