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심판> 청소년 범죄의 현주소

by N잡러

넷플릭스에 공개된 <소년심판> 10화 중 1화를 보고나서 '이 드라마도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내용으로 촉법소년이 법을 악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네. 또 소년법 폐지하라고 하겠네.' 싶었다. 1화 내용이 인천 초등학생 살해사건이었기 때문이다. 주연인 김혜수의 소년범을 대하는 모습은 더욱 그랬다.


10화까지 몰아보기를 하고나선 나의 생각은 기우였음을 알았다. 처음에 등장하는 3명의 판사는 호통판사라 불리는 '천종호 판사'를 서로 다르게 보여주고 있었다. 만사소년이 주관한 2인3각의 멘토로 참여한 나는 천종호판사의 책을 모두 읽었고 법원에서의 강의도 들었다. 직접 소년범과 8박 9일동안 제주를 걸으며 아이들이 청소년회복센터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들었다.


청소년회복센터의 생활모습이나 아이들이 도망가면 수소문해서 찾으러 다니는 모습은 센터장께 들었던 이야기가 그대로 나왔다. 청소년회복센터는 6개월밖에 있을 수 없다. 소년심판 1호처분이 부모관리하에 6개월간 생활하는 것인데 드라마의 가정처럼 현실도 마찬가지여서 한부모, 조손인 경우 보호자가 아이들을 보호 관리할 수 없는 가정이면 청소년회복센터에 가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도망가고 몇날며칠을 찾으러 다니며 애간장을 끓여 실제로 몸이 아프기도 했다며 그런데 돌아오거나 찾으면 그렇게 기쁘다고 했다. 그렇게 힘들게 한 아이들이지만 퇴소한 아이들 생각하면 지금도 보고싶다고도 했다.


드라마는 소년범의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들의 잘못을 감싸는 것이 아니다. 드라마에서도 나와서 알게 되었겠지만 대부분의 소년범은 가정에서, 부모에 의한 피해자다. 가정이 안전한 곳이 아니라 가출을 할 수밖에 없는 아이들이 가출팸에 들어가고 먹고 살기위해 절도와 사기, 성매매를 한다. 소년원의 대부분이 절도범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약 여러분의 자녀가 편의점에서 물건을 훔쳐서 발각되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아이를 데리고 가서 주인에게 사과시키고 물건값과 더불어 손해배상을 하고 합의를 할 것이다. 모든 아이들에게 이런 부모가 있는 것이 아니기에 주인이 신고하고 배상을 통한 합의를 할 수 없게 되면 기관에 보내진다.


드라마는 실제 있었던 사건을 모티브로 하여 만들었다. 자문위원들이 있었다는 것을 보면 소년범들 경험이 있는 분들이었을 것이라 짐작해본다. 심판사의 "저는 소년범을 혐오합니다."라는 멘트는 본인의 경험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드라마를 다 보고나니 일반인들의 마음을 빗대어 이야기한 것이었다. 맞다. 신문기사화된 내용을 보며, 전체 소년범죄의 1~2%에 해당하는 사건을 마치 모든 소년범에 해당하는 것으로 여긴다. 이것은 클릭을 유도하는 자극적, 선정적 보도를 양산하고 있는 언론의 문제도 있다. 극중에서도 소년범을 폐지하면 형법으로 처리해야하는데 1~2%의 사건때문에 90%이상의 아이들을 형사처벌한다는 것이다. 내 브런치에서 소년법 폐지와 UN아동권리협약에 대해 쓴 내용을 참고하면 알 수 있다.


드라마 <소년심판>은 청소년 범죄의 현주소를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그동안 드라마 작가에 의해 일부만의 차용해서 현실과는 거리가 먼 내용을 다루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웠다. 특히 학교폭력의 사례는 아주 특수한 현실에서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 내용이었다. 권력과 재력을 가지고 있는 가정의 아이가 상대적으로 약자인 아이를 재미로 괴롭힌다는 설정은 드라마인데 뭘 어때, 누가 드라마를 실제와 같다고 생각해. 라고 여겨서는 안된다. 드러나는 현상만을 보여주는 것보다 왜 그렇게 됐는지 관심을 가지고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 소년법 폐지가 아니라 반인륜적 살인이나 존속살인 같은 경우는 소년법에서 특례법으로 다룰 수 있다. 20년형이 적다고 생각될 수 있다. 하지만 10대의 아이가 20년을 수감생활을 한다면 30대에 사회에 나온다. 그 아이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회에 적응할 수는 있을까. 세상은 너무도 달라져 있을 것이다. 죄 지은 사람 걱정을 왜 해? 자신이 지은 죄에대한 댓가지. 라고 할 수 있다. 맞다. 하지만 이제 더이상 소년범이 아닌 성인이 된 그 사람이 사회에 나와 적응하지 못해 또다른 범죄를 저지른다면 이건 또다른 사회문제가 된다. 그럼 더 오랜 기간 수용시설에 두면 되는 것일까?


우린 범죄자들과 나와는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대놓고 혐오한다. 격리시켜서 내가 사는 곳에 없으면 된다고 여긴다. 이는 범죄자만 해당하지 않는다. 혐오하는 모든 부류의 사람들을 그렇게 생각한다. 과연 나와 같은 공간에 두지 않으면 내가 사는 세상이 안전하고 좋은 세상일까. 아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뿐만아니라 나와는 다르지만 함께 살아가며 좋은 세상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실 세상은 유토피아가 아닐 뿐만아니라 혐오자들을 격리하더라도 또다른 혐오자는 생겨날 것이다. 우리가 혐오자를 보는 시선이 없어지지 않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