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바보 받쬬라 이모 육아툰)
받쬬라 이모 생일 조카들 없었음 어쩔 뻔
생일.
내 생일이네?
아, 나 생일이지?
작년까진 내 생일에 감흥이 있었는데, 올해는 어쩐지 감흥이 없다.
갖고 싶은 선물이 있냐는 물음에 나는 갖고 싶은 것도 없고, 용돈도 필요 없다고 했다.
생일파티는 더 관심이 없다.
엄마에게는 미역국이 먹고 싶다고만 말했다.
생일인지도 자꾸 까먹고, 기다려지지 않았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생일에 무뎌지는 건지, 백수가 돼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감흥 없이 보내고 있던 찰나에 조카 1호 또리, 3호 슈뚱에게서 영상통화가 왔다.
생일축하 노래를 불러주었다. 씐나네?
통화가 끝나자 조카 2호 주발이, 4호 주호빵이 엄마랑 빠와 함께 집에 왔다.
포장을 한 선물을 건네주는 우리 조카 2호 주발이
조카 2호 주발이가 이모 선물 샀다길래 깜짝 놀라기는 했었다.
작년까진 조카들이 손 편지를 써줬는데 물질로 된 선물을 받기는 처음이었다.
아빠 찬스를 썼지만, 조카 2호 주발이가 살 수 있는 선에서 고른 선물이다.
포장지 위에 손 편지를 부쳐줬는데 “이모것”이라고 쓰여 있다. ㅋㅋㅋㅋㅋ
이모에게도 아니고 이모것 ㅋㅋㅋㅋ
귀여운 땡땡이 수면 양말이다.
이모 준다고 이것저것 고르는 모습을 생각하니 너무 귀여웠다.
우리 조카 4호에게 횽아는 선물 사줬는데 우리 주호빵은 선물 안 샀냐니까, 세상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나는 돈이 없는데? 어떡해...”란다. ㅎㅎㅎ
“그럼 이모 말 잘 들어, 그게 이모 생일 선물이야”라고 했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고 하더니 반나절도 못 간다.
귀여우니까 봐준다. ㅋㅋㅋㅋ
그냥 기분이 좋아졌다.
엄마가 차려준 생일상을 맛있게 먹고 앉아 있는데, 조카 3호 슈뚱에게서 전화가 왔다.
전화를 받으니 다짜고짜
“이모, 돈 있어?”라고 물어본다.
“아니, 없지...”
“음...”
“그러면 이모, 내가 4만 원이 있는데, 이모 만원 줄게. “
“이모가 좋아하는 계란 과자도 사줄게” 란다.
아...
울컥했다.
백수 된 받쬬라 이모에게 용돈을 준단다.
크면 받쬬라 이모 먹여 살린다고 하더니 지금부터 먹여 살리려나보다.
기특하네~
감흥 없이 보내려던 생일을 조카들 덕에 행복하게 보냈다.
받쬬라 이모가 그동안 잘해준 보람이 있구나
음홧홧홧홧
고마워~ 우리 또리, 주발이, 슈뚱, 주호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