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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마니타스(Humanitas): 인간다움의 가치

고대 철학에서 현대 사회까지, 인간다운 삶의 성찰

by 온기록 Warmnote

인간이 인간답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단순히 생물학적 존재로서의 인간이 아니라, 도덕적이고 지적이며 타인을 배려하는 존재로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인간다움’의 핵심일 것이다. 이때 중요한 개념이 바로 "후마니타스(Humanitas)"다. 고대 로마에서 비롯된 이 단어는 단순히 인간성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 교양, 도덕성, 공동체적 윤리의식까지 포함하는 폭넓은 개념을 담고 있다.


고대 로마의 철학자이자 웅변가였던 키케로(Cicero)는 후마니타스를 개인의 교양과 도덕적 성숙을 이루는 과정으로 설명했다. 그는 진정한 인간다움이란 단순한 본능이나 감정이 아니라, 이성과 교육을 통해 계발되는 품성이라고 보았다. 이는 르네상스 시대 인문주의 사상의 핵심이 되었으며,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가치로 여겨진다. 우리는 과연 후마니타스를 어떻게 실천하며, 이를 통해 어떤 사회적 의미를 발견할 수 있을까?


후마니타스와 교육의 역할


후마니타스의 핵심 요소 중 하나는 교육이다. 고대 로마에서는 교육을 단순한 지식 습득이 아니라, 인간다운 인간을 형성하는 과정으로 보았다. 오늘날에도 교육의 목적이 단순한 취업 준비나 기술 습득이 아니라, 도덕적이고 지적인 인간을 길러내는 것이라는 점에서 이 개념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를 실천하는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가 바로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 칼리지(Humanitas College)다.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는 단순한 전공 교육을 넘어, 학생들이 인간다운 삶의 가치를 성찰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교양교육을 제공한다. 이는 후마니타스 정신을 현대적 교육 시스템에 적용한 사례로, 인문학적 성찰과 공동체적 윤리를 중심으로 한 교과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세계 시민 교육", "문명과 가치", "자아와 공동체" 등의 과목을 통해 학생들은 인간과 사회, 그리고 지속 가능한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기회를 가진다. 이러한 교육 과정은 단순한 학문적 탐구를 넘어, 학생들이 타인과 사회에 대한 책임감을 기르고, 도덕적 성찰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도록 이끈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 교육은 점점 경쟁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 시험 점수, 스펙, 경제적 성취가 강조되면서 인간다운 품성과 도덕적 성장을 위한 교육이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지식과 인격이 조화를 이루는 교육이다. 단순히 정보를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비판적 사고, 공감 능력, 도덕적 판단력을 기르는 교육이 필요하다.


타인에 대한 배려와 공동체 정신


후마니타스는 단순히 개인적인 교양이나 지식 습득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는 공동체 속에서 타인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인간의 태도를 포함한다. 키케로는 인간다움이란 단순한 개인의 성장이 아니라, 사회적 책임과 연대의식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대 사회에서는 개인주의가 강해지면서 타인에 대한 배려와 공동체 정신이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경쟁이 심화되고, 성공을 위한 무한 경쟁이 당연시되면서 우리는 때때로 타인의 고통에 무관심해진다. 하지만 후마니타스의 정신은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며, 연대하는 삶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함께 살아가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후마니타스를 실천하는 중요한 방식이다. 복지 제도, 인권 보호, 차별 철폐 등의 가치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한 도덕적 당위가 아니라, 인간다움을 지켜내는 근본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인간다움이란 나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과 연결된다.


인간다움의 회복을 위한 실천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공감과 배려를 실천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단순한 친절을 넘어서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이는 개인적인 도덕성을 넘어 사회 전체의 분위기를 바꾸는 힘이 된다.


공동체 정신을 바탕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도 후마니타스의 중요한 실천 방식이다. 개인의 성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는 것이 진정한 인간다움이다.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연대하는 노력은 인간다운 삶을 유지하는 필수적인 요소다.


후마니타스는 단순한 고전적 개념이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도 반드시 지켜야 할 가치다. 인간다움을 잃지 않고, 그것을 바탕으로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후마니타스를 실천하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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