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이 보상받지 않는 시대에, 우리는 어떤 감정으로 버티는가
성실이 보상받지 않는 시대, 버티는 것조차 하나의 투자다.
오늘도 통장은 그대로지만, 나는 무너지지 않았다.
요즘 주식, 코인, 금값이 오르는 걸 보면 참 허망하다.
나름 열심히 살아왔다고 믿었는데, 통장을 보면 허무하다.
아침마다 일찍 일어나고, 야근도 불평 없이 버텼다.
돈을 모으기 위해 불필요한 소비는 줄였고,
시간이 날 때마다 스스로를 다그쳤다.
“조금만 더 버티면 나아질 거야.”
그렇게 스스로를 설득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세상은 언제부턴가
‘노력의 속도’보다 ‘가격의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
누군가는 단 하루 만에 연봉의 절반을 벌고,
누군가는 운 좋게 산 땅이 재산이 되고,
누군가는 코인 한 줄기 상승에 인생이 바뀐다.
생각해 보면 나도 한때 ‘기회’라고 불리던 순간이 있었다.
예전 회사에서 M&A를 통해 새로운 회사를 인수했을 때,
CEO가 내부 교육 시간에 그 소식을 은근히 흘렸다.
그날 바로, ‘이건 찐 정보다’ 싶어 계열사 주식을 샀다.
그리고 지금... 그 주식은 반토막이 났다.
요즘 같은 폭등장에서도 혼자 하락 중이다.
세상은 이렇게 잔인할 정도로 웃기다.
그걸 보면서 허무해지는 건,
탐욕 때문이 아니라 방향의 혼란 때문이다.
나는 열심히 살아왔는데,
세상이 보상하는 방식이 달라진 것 같아서.
그래서 요즘은 허무한 날엔 통장을 열지 않는다.
열심히 산 지난 시간까지 평가절하될까 봐.
숫자 몇 줄에 마음이 흔들리는 건,
내가 게을러서가 아니라 인간이라서다.
하지만 한참 뒤 돌아보면,
이 허무한 날들도 결국
흔들리지 않고 버텨온 시간으로 남을 것이다.
빨리 불지 않아도 괜찮다.
다만 무너지지 않으면 된다.
결국 우리는 버티는 법을 배우며,
세상의 속도를 견디는 법을 익혀간다.
그리고 어쩌면, 그것이 요즘 시대의 또 다른 투자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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