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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형주 David Lee Jul 07. 2022

대기업이 전시회를 활용하는 4가지 방법

CEO의 영향력을 넓힐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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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마케팅의 많은 부분이 디지털 기술을 통해 이루어지면서 오프라인 마케팅, 그중에서도 특히 전시회의 효용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많다. 전시회는 전통적으로 새로운 정보 습득과 판매 그리고 홍보 등의 이유로 참여하는 지극히 아날로그적 마케팅 수단이다. 그런데 이런 참가 목적이 온라인으로 달성 가능해지자 오프라인 전시회가 불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대기업은 점점 전시회의 필요성에 대해 회의감을 표시하는 대표적인 집단이다. 전시회에 참여해봤자 새로운 거래처를 발굴해 내기도 쉽지 않고, 발굴해 냈다 한들 이것이 영업팀의 성과인지 전시 담당 팀의 성과인지 평가하기가 어렵다. 특히나 국내 전시회의 경우는 업계를 대표하는 리더로서 어쩔 수 없이 참여하는 경우도 많고 아무리 화려하게 부스를 꾸미고 나가봐야 늘 비슷한 고객들, 그리고 업계와 관련 없는 일반인들이 태반인 한국 전시회에서 별다른 성과를 기대하기란 요원한 일이다. 더군다나 해당 산업의 리더로서 미래를 보여줄 수 있는 무대가 부족하다 보니 CEO가 전시 마케팅의 필요성을 더더욱 느끼지 못하게 되는 악순환에 봉착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기업은 전시회를 참가할 필요가 없는 것일까? 분명 위의 열거한 문제점들이 존재하고 있지만, 오히려 반대로 생각하면 대기업은 전시회를 통해 새로운 미래로 도약하는 무대를 만들어낼 수 있다.


대기업이 전시회를 활용하는 4가지 방법


1. 참가 목적을 분명히 하라.


대기업의 전시회 예산은 일반 중소기업과는 달리 수억에서 수십억을 넘나들기 때문에 전시 참가 목적이 불명확하면 부스 디자인에서부터 바이어 타깃 선정과 현장 마케팅 계획까지 모든 것이 자칫 예산 낭비성 사업으로 비칠 수 있다. 전시회의 참가 목적은 다양하지만 대기업은 전시회에서 굳이 홍보나 판매를 위한 목적보다는 새로운 고객을 발굴하거나 기존 거래선과의 네트워크를 다지기 위한 수단, 또는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장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목적이건 한두 가지의 명확한 참가 목적을 수립하는 것이 부스 디자인부터 현장 스태프의 역할, 그리고 바이어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성공적인 전시 마케팅을 위한 첫 번째 방법이다.


2. CEO의 영향력을 넓힐 수 있도록 하라.


스티브 잡스는 생전에 자주 미디어에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애플의 맥월드 콘퍼런스만큼은 직접 참가하여 애플의 신제품을 직접 무대에서 발표했다. 그런데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은 단순히 신제품을 선보이는 기회가 아니라 출시 6-7개월을 남겨둔 시점에서 미리 제품 유통사들과 입도선매의 계약 목적을 달성하는 탁월한 마케팅의 수단이었다. CEO가 무대에 서면 그 누구보다도 투자자나 바이어들에게 제품에 대한 신뢰를 보여줄 수 있다. 더구나 CEO의 PT 능력이 탁월하다면 그것은 그 어떤 광고나 홍보보다 뛰어난 마케팅 전략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국의 대기업들도 이제는 전시회를 단순히 부스에서의 쇼케이스 활동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기업의 미래 비전이나 투자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체험 마케팅의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 전시회의 키노트 스피치 무대를 활용한다거나 글로벌 협력사나 파트너들, 특히 C-level 간의 네트워크 활동 등을 통해 전시회가 고객들의 반응을 살피고 전 세계 바이어들과 교류할 수 있는 최적의 수단임을 인지시켜야 한다. 이런 활동의 중심에 기업의 대표인 CEO가 움직인다면 그 어떤 경쟁사보다도 탁월한 전시 마케팅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글로벌 피칭, 어워드 세리머니, 미디어 인터뷰와 바이어 네트워크 등의 다양한 활동으로 CEO의 영향력을 넓힐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성공적인 전시 마케팅의 두 번째 방법이다.


3. 전시장이 아니라 개최 도시의 인프라를 활용하라.


전시회는 전시장에서 열리는 것이 아니다. 전시회는 도시에서 열리는 것이다. 흔히들 전시회의 마케팅 공간을 부스 안으로 한정하거나 넓혀봐야 전시장의 공간을 활용하는 정도이지만, 약 일주일간의 체류 기간 동안 그 어떤 바이어도 모든 시간을 전시장 안에서만 보내지 않는다. 해당 지역의 비즈니스 인프라 투어나 도시의 문화를 체험하기 위한 여행자로 카멜레온처럼 자신의 모습을 바꿔가면서 전시회 기간을 보내게 된다.


따라서 대기업의 전시 담당자들은 전시회가 열리는 기간 동안 고객들, 특히 바이어들에게 도시의 인프라를 활용하여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전시회에서는 기존 제품들을 보여주고, 별도의 신제품이나 신기술은 경쟁사의 방해 없이 은밀한 도시의 공간에서 기업행사를 개최할 수도 있다. 박물관이나 미술관 같은 도시의 아름다운 건축물에서는 디너 파티나 고객 초청 음악회를 열 수도 있다. 이 모든 것이 전시회 기간 중에 대기업만의 Corporate event를 통해 바이어들에게 어필하는 방법들이다. 전시장이 아니라 개최 도시의 매력적인 인프라를 활용하는 것, 이것이 성공적인 전시 마케팅을 위한 세 번째 방법이다.


4. 영업팀과 전시 담당 팀의 역할을 분명히 하라.


기업 내에 전시회를 전담하는 조직이 없다면 대기업이라 할지라도 전시 업무를 누가 맡을지를 가지고 항상 고민하게 된다. 영업팀인홍보팀인지, 아니면 개발팀과 영업팀이 TFT 꾸려야 할지 생각이 많아진다. 그리고 전시회가 끝난 이후의 성과 평가나 또는 이에 대한 보상과 책임을 누가 가져갈 것인지도 항상 맞닥뜨리는 문제이다.


엄밀히 말해서 전시회는 Sales가 아니라 향후 Sales로 연결될 수 있는 Sales Lead를 확보하는 수단이다. 그 어떤 바이어도 전시회가 열리는 3-4일 동안 처음 만난 기업과 계약을 맺을 수는 없다. 이런 관계를 무시하고 전시회가 끝나자마자 마치 수억에서 수십억 달러의 계약이 체결된 것처럼 발표하는 주최 기관들도 문제다. 전시회를 누가 맡건 전시 담당자의 역할은 최대한 많은 Sales Lead를 가져오는 것이어야 한다. 전시회 이후 이 Sales Lead를 기업 내의 다양한 계층들과 연계하여 Sales로 전환하는 작업을 돕는 것이 전시 담당자의 몫이다. 전시 담당자가 전시회 이후 Sales까지 책임져야 한다면 그 누구도 전시 업무를 맡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영업팀은 오히려 전시회 현장보다 전시회를 통해 발굴한 이 Lead의 사후 관리를 맡는 것이 좋다. 괜히 전시회 현장에 영업 직원들을 데리고 나가봐야 전시 부스를 비우고 개별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아 마케팅에 방해가 되기도 한다.


영업팀과 전시 담당팀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설정하는 것, 이것이 성공적인 전시 마케팅을 위한 네 번째 방법이다.


CEO의 영향력을 넓힐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라.


위에서 말한 4가지는 대기업이 전시회를 활용할 때 필요한 기본적인 방법들을 정리한 것이다. 요약하자면 전시회 참가 목적을 설정하고 CEO가 부스가 아니라 개최 도시를 활용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전시 조직이 최대한 많은 Sales Lead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이것이 대기업이 효과적으로 전시회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대기업의 전시 마케팅에 있어 핵심은 결국 CEO의 역할이다. CEO가 뒤로 물러나지 않고 적극적으로 전시회 기간 동안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대기업의 마케팅 활동의 성패가 갈린다.


전시회를 대기업 CEO의 영향력을 넓힐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라. 분명 글로벌 무대에서 기업의 위상을 더욱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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