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노이드

by 최정식

급속도로 발전하는 휴먼노이드를 보면서 마음이 편해지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이 됩니다.


사람의 하루는 늘 흔들립니다. 집중은 오래 가지 않고, 감정은 쉽게 소진되며, 반복되는 일 앞에서 판단은 느려집니다. 휴먼노이드는 이 흔들림을 문제 삼지 않습니다. 같은 시간에 움직이고, 같은 방식으로 반응하며, 인간이 자주 놓치는 부분을 꾸준히 메워 줍니다. 이때까지의 휴먼노이드는 분명 도움이 됩니다. 인간이 인간답게 판단하고 선택할 여력을 남겨 주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그 다음 단계입니다. 휴먼노이드가 기억을 넘어서 판단을 제안하고, 선택을 보조하다가, 결국 결정을 대신하기 시작할 때입니다. 실수의 부담은 줄어들지만, 망설임의 시간도 함께 사라집니다. 삶은 매끄러워지지만, 스스로 방향을 잡고 있다는 감각은 옅어질 수 있습니다. 인간에게 남아 있던 불완전함의 자리가 점점 비워지는 순간입니다.


불완전함은 결코 제거해야 할 결함만은 아니라고 느낍니다. 흔들리며 고민하고, 때로는 잘못된 선택을 하고, 그 결과를 감당하는 과정 속에서 사람은 자신의 삶을 자기 것으로 인식합니다. 휴먼노이드가 이 과정을 지나치게 대신해 줄 때, 인간은 더 안전해질지 모르지만, 동시에 더 멀어질 수도 있습니다. 삶으로부터, 그리고 자기 자신으로부터 말입니다.


그래서 휴먼노이드의 발전 앞에서 던져야 할 질문은 속도가 아닙니다. 무엇을 더 맡길 수 있는지가 아니라, 무엇은 끝내 남겨 두어야 하는가입니다. 인간의 불완전함을 채워 주는 존재에서, 그 불완전함마저 지워 버리는 존재로 넘어갈 때의 불안을 직시해야 합니다. 휴먼노이드는 인간을 넘어설 때보다, 인간이 스스로 서 있을 자리를 남겨 둘 때 가장 안전한 동행자로 남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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