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같이

시편 119편

by 김혜진

210622.화 / 시편 119:113-128


> 요약

시인은 두 마음을 품은 자들과 달리 주님의 법을 사랑하며 단일한 마음을 가진 것을 이야기한다. 그러니 하나님께서 자신을 지켜주시길, 오만한 자들에게서 자신을 보호해주길 기도하지만 하나님의 구원을 기다리다가 지친다. 그럼에도 시인은 다시금 하나님께 율례들을 가르쳐 주시고 일하시길 바라고 있다.


> 묵상

말씀에 나온 두 마음을 품은 자들은 하나님을 모르는 자들이 아닌 여호와를 바라보고 말씀대로 살아야 하는 자들이지만 삶과 하나님을 분리시킨 채 살아가는 자들을 말하고 있다. 시인은 그런 자들을 고의적으로 거부하며 미워하고 주님의 법을 사랑함을 고백한다. 그런 시인에게 돌아온 것은 여전히 변하지 않는 상황 구원을 기다리다 피곤해지고 말씀을 기다리다 지친 상황과 심정 뿐이다. 그런데 시인이 그런 상황에서도 다시금 선택하고 생각하는 건 여전히 하나님이다. 두 마음을 품은 자들과 달리 한결 같이 단일한 마음을 보이고 있다.

시인은 고되었을거라 생각한다. 그가 고되지 않고, 하나님을 향한 마음과 삶을 일치시키며 사는 삶이 그저 가볍고, 즐겁고, 유쾌하고 기쁘기만 한 길이 아니었을 거다. 진리의 말씀대로 살아가려면 연약한 자들을 살펴야 했고, 불편한 상황에서도 말씀대로 살아내야 했으며, 심판을 하나님께 맡겨야 했고, 과정들 속에서 하나님의 방식을 취해야 하는 고되고 번거롭고 불편한 삶이었을거다. 그럼에도 그는 하나님을 한결같이 찬양하고 말씀을 가르쳐주길 바랬고 그 말씀을 깨달아 말씀에 합한 삶을 살길 바랬다.

그런 시인의 마음을 조금 알거 같다.

자동차 검사를 받았고 매연에서 불합격을 받았다. 1차 클리닝을 받고 갔음에도 오히려 매연수치가 올라가 있었다. 2차 불합격이다. 좀 더 세밀한 진단과 함께 정비와 수리에 들어가면 내가 차를 구입했을 때 반이 넘는 가격을 써야한다. 우리 형편에 정말 부담이었다. 그렇다고 중고차를 새로 구입할수도 새차를 살수도 없었다. 대출을 감당할 만큼의 형편이 안되기 때문이다. 그럴 때 자연스럽게 나의 마음은 단일에서 분리를 생각 하기도 한다. 형편도 안좋은데 나는 왜 꼬박꼬박 누군가에게 나누고 베풀고 후원하고 기부하고 있나? 그것들을 다 나의 소유로 해도 되는건데? 하는 생각도 들고, 1차 클리닝을 한 정비소에서 점사를 받지 말고 과태료 조금 물으라고 그러면 아는 곳에 가서 검사 합격으로 맞춰준다고 제안하셨지만 대답만하고 동의할 수 없어서 좀 더 큰 정비소에 가서 검사받고 차를 정비하기로 결정했다. 쉽게, 편하게 갈 수 있는 방법들 그것이 편법을 사용할 방법들 속에서도 고민을 안할 수가 없다. 그러나 다시금 내 마음을 편하고 쉬운 길이 아닌 불편하고 어려워도 부끄럽지 않은 길을 가려고 선택하며 살아왔다. 이런 고집스러움이 미련함으로 느껴질 때가 내 스스로도 있다. 그렇지만 내가 하나님을 믿으면서 세상과 하나님을 분리시켜 세상 속에서 적당히 타협하며 편안하고 손쉽고 적당한 길을 선택하면서 가고싶지는 않다. 하나님을 믿으면서 내가 다 취하려고 하고, 공의에 조금 협조할 뿐인 나눔과 기부와 후원 같은 것들을 나중으로 미루고 싶지 않다.

난 하나님의 세계관, 그의 나라가 구체적이여야 하고 그 구체적임은 삶의 다양한 방면에 영향을 끼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 순간들, 시인처럼 힘들고 고통스러운 순간들 속에서도 한결같이 하나님을 보려하고 불편하고 고되도 하나님의 세계관에 맞게 생각하고 판단하려고 한다. 부끄럽고, 쉽고, 편하고 나만을 위한 길들은 과거에 많이 살아본 것으로 충분하다. 부지런히 하나님을 생각하며 살아가도 난 그분이 크고 깊은게 닿을 수 없는 참여하는 자 일 뿐이다. 그러니 부지런히 참여하고 싶다. 그렇게 그리스도인들이 부지런히 선에 참여하면 좋겠다. 작은 부분이라도 말이다.


> 삶

1. 흔들리지 말고 오늘 큰 정비소에 가서 차 맡기고 돌아오기

2. 바울을 좀 더 사랑해서 잘 관리하고 차를 잘 관리하는 법에 대해 공부하고 실천하기


> 기도

하나님, 두 마음을 품지 않게 인도해 주세요. 순간 순간 두마음을 품고 싶을 때가 얼마나 자주 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아집 스러우리 만치 하나님을 생각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나님이 그만큼 나에게 짙고 선명하셔서 감사합니다. 특히나 물질적인 것들 안에서 쉽고 편하고 적당히 타협하며 살고 싶을 때가 참 많이 있습니다. 나약합니다. 하나님의 세계관에 맞게 살아가자 하면서도 물질적인 것들 앞에서는 무너지고 허망하고 서글플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나의 이러한 감정들을 피하려고 하지도 않고, 무시하려 하지도 않고 받아들이고 마주하며 불편함을 겪으면서도 하나님을 내 마음의 중심에 두고 그것들에 상황들을 비추어 보게 하시니 참 감사합니다. 그럼에도 한결같이 하나님께 기도하고 하나님의 일하심을 기대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알고 행하길 바랬던 시인처럼 저또한 어떤 상황에서도 한결같길 기도합니다. 하나님, 저와 동행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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