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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하면 되는거였어

별거아닌데 별거인거

by 김혜진

작업하면서 느끼는건 작업하며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엄청난 치유가 이루어 진다는거다.

난 Doing에 약한사람 이었다.

나의 행동들은 모두 To do list에 들어가는 관념같은 텍스트에 불과했었다.

그런데 그것들이 하나씩 움직임을 띄고있고, 움직이자 생명이 된다.

사고일때도 생명이라 여겼지만 사고로 존재할때와 행동으로 이루어질 때의 생명력의 차이가 분명해졌음을 느낀다

나의 행동은 아직 아무런 사회적인 가치나 긍정의 평가들이 이루어진게 아니었지만 분명 생명력을 가진 존재가 되어갔고 그 생명력으로 인해 가장 큰 특혜를 보고있는게 바로 나란 존재이다.

여기있는 나, 너머의 아팠던 나, 과거의 나, 앞으로의 나를 포함한 무수한 그러나 하나인 나.


오늘은 별거 아닌데 젯소를 바르다 눈물이 났다.


잘해야 한다고, 난 아직 아니라고, 이건 내게 아닐거라고, 얼마나 많은 두려움으로 내가 날 제약하고 억압했는가

못하고 잘하고가 아니라 그냥 내가 가진걸 하는거라고 그건 바로 지금이다 _ 라고 말할 수 있는데 까지 서른아홉을 쓰게 되었다

늦었어도 아깝지 않다

난 서른아홉해를 앓고 움추리고 두려워하고 가리고 등돌리며 배우게 된거다.

그런 내가 있어서 무수한 관념같은 텍스트만 매해 매순간 반복하던 내가 있어서 그 관념이 살아 움직이는 눈에 보인 존재가 된거니까


그냥 젯소를 바르면 되는구나

그냥 그릴 수 있는 만큼 그리면 되는구나

그냥 표현할 수 있는 것들로 표현하면 되는구나


그냥, 하면 되는거였다.

이 단순한 사실을 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는게 깨달아져서 오늘은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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