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샼호 Jun 02. 2023

4화. 불행의 씨앗 (4)

[나의 첫 번째 스승] ep.16 교육모임 찾기(2)

보험판매회사

모임 신청을 한 날짜가 되었고, 전철을 타고 이동해 역삼역에 도착한 나는 사전에 안내받은 장소로 향했다. 7년 전의 기억을 더듬어보면 근처에 올리브영 매장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모임 장소는 내 기억으로는 깔끔하고 높았던 빌딩 안에 있었다.


깔끔한 양복 차림의 강사들, 그리고 세팅된 보드게임판이 올려진 테이블들. 그 모습을 보고 나는 어서 보드게임을 하고 싶다는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했다. 강사들의 인상도 좋아 보이고 분위기도 괜찮았다. 참여한 사람들도 적지 않았기 때문에 이 정도면 금융교육을 받기 괜찮겠다 싶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그때의 나는 불나방스러운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던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실행력' 하나로는 박수를 받아도 되는 건가 싶기도 하다. 보드게임으로 금융교육을 하는 곳으로 알고 갔던 그 모임 장소는 사실 보험을 판매하는 회사였고 제대로 된 교육모임을 찾으려던 내 두 번째 계획은 결과적으로는 실패한 셈이 되었다.


재무설계 상담

2016년 5월 21일 토요일에 방문하고 2016년 6월 18일 토요일 두 번째 방문으로 이 모임 장소의 방문 기록은 끝이 나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금융교육 기록지에 따르면 말이다.


처음 교육을 받고 나서 보드게임을 즐기고 난 후, '재무설계 상담'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필요하면 상담도 받아볼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지금의 시점에서 보면 웃음밖에 나오지 않을 상황이었지만 그때의 나는 아예 감도 못 잡고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상담을 받아보기로 하였고 이후 상담받을 날짜를 잡았다. 아마 기억으로는 두 번째 금융교육 모임을 나간 6월 18일 전후로 두세 번인가? 암튼 상담원으로 배정된 강사와 만남 약속을 잡고 만났던 것으로 기억한다.

재무설계 상담이라고 나름 거창하게 포장은 되어 있었지만 사실상 보험판매를 위한 상담이라고 보면 된다. 그렇게 나는 보험판매원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두 번인가 약속을 잡고 시간을 썼다.


차단

생애주기, 은퇴, 연금, 노후설계, 결혼자금 등에 대한 장황한 이야기... 그리고 판매하려는 상품은 변액보험. 아마 지금이라면 더 들어볼 것도 없고 애초에 만남 약속 자체를 잡지 않았을 것이지만 그때의 나는 심신 미약 상태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1년 간 열심히 들으러 다녔던 금융교육이 사라진 것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을 것이고 당시 가족, 정확히 말하면 부모님과 문제가 조금 있었어서 멘털적으로 무너진 것이 어느 정도는 작용을 했던 것 같다.


두 번째 금융교육을 받으러 간 2016년 6월 18일, 그리고 이후로 두 번인가 더 상담을 위해 강사, 아니 보험상담원과 만났던 것 같았는데 그 이후 바로 차단을 넣었다. 당연히 역삼역의 교육 모임장 역시 그 이후로 발길을 끊었다. 애초에 금융 교육을 받고 보드게임을 하러 갈 목적이었지 보험 상품을 살 생각은 전혀 없었으니까.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변액보험'이라는 상품이 말도 많고 탈도 많다고 알려지게 되었는데 납부한 보험료의 일부를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인 만큼 투자한 곳이 잘못되면 손실을 보게 되는 건 당연한 것이다. 참고로 현재 나는 실비보험 하나 든 것 외에 어떠한 보험도 가입하지 않았다.

작가의 이전글 4화. 불행의 씨앗 (3)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