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게 되는 것 기억하고 싶은 단어들을 담다
처음엔 단순한 습관을 들이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하루를 채 정리하기도 전에 잊히는 생각들, 스치고 지나가는 감정들, 마음속에 잠시 머물다 사라지는 질문들이 아까웠다. 그 조각들을 잡아두고 싶었다. 종종 마음이 복잡할 때면, 머릿속을 떠다니는 말들은 서로 부딪히고 엉켜 흐름을 잃어버리곤 한다. 하지만 종이에 옮겨 적는 순간, 그 말들은 마치 제자리를 찾은 듯 스스로 정돈된다.
이 노트는 그런 나의 내면을 비추는 작은 거울 같은 존재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이 아니라, 나에게 묻고 답하는 글. 소음을 피하려고 쓰는 글이기도 하고, 어떤 날은 꼭 기억하고 싶어서 쓰는 글이기도 하다. 사소한 장면 하나가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때, 그것이 왜 나를 멈춰 세웠는지 적어보며 나는 비로소 나를 이해해 간다.
시간이 지나 다시 읽어보면, 잊었다고 생각했던 감정들이 조용히 되살아난다.
글은 그 순간의 나를 보관해 주는 작은 상자 같아서, 그 속에서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내가 나란히 앉아 대화를 나누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나는 계속 이 노트에 글을 남긴다. 삶이 너무 빠르게 흘러갈 때, 멈춰 서서 내 마음의 속도를 되찾기 위해. 그리고 언젠가 이 기록들이 하나의 길이 되어, 내가 걸어온 방향을 은은하게 밝혀주리라는 작은 믿음 때문이기도 하다.
노트에 글을 쓰는 건 단순히 메모를 남기는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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