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북한천도교경전 강독
[개벽통문25-011] 1. 어제(3.5)는 개벽라키비움-해월문집연구 모임이 긴 겨울 방학을 끝내고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해월문집"이란 해월 선생의 글과 어록을 종합한 책자를 의미하며, 앞으로 만들어 내고자 하는 책입니다. 해월문집연구 모임은 현행의 "해월신사법설(천도교경전)"에 수록된 해월의 어록들이 현재의 체재(구성과 목차)로 편집된 경위가 불분명하다는 점, 그리고 그것이 채록, 수집된 경위도 불분명하다는 점, 이러저러한 문헌에 산견(散見)되는 해월의 어록과 행적 기록이 많다는 점 등을 염두에 두고 그것을 찾아 모으고, 읽고, 정리하는 모임입니다.
2. 현재는 북한에서 간행된(1973) 천도교경전 중의 해월신사법설을 강독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간행된 천도교경전 중 해월신사법설은 남한의 경전을 그대로 간행한 것이 아니라 나름의 체계(해월이 해당 법설을 발표한 연도별을 근간으로)에 따라 편찬되어 있습니다. 이 점이 가장 큰 특징이고, 세부적으로는 원문(해월의 어록)만이 아니라 전문(前文, 각 편의 발표 연도, 장소, 개요)와 원문 - 해석 - 해설 - 주석 등의 구성으로 짜여 있습니다. 경전이라기보다는 하나의 교재와도 같은 구성입니다. 그러나 북한 천도교경전은 다른 교재 없이도 혼자서 충분히(?) 공부할 수 있게 되어 있어서, 공동활동(시일식, 교리강습회)이 원활하지 않을 것으로 사료되는 북한의 사정에 맞춰 구성되었다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3. 북한의 천도교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현재 북한 최대의 종파입니다. 해방 직후 천도교 교세의 대부분이 북한에 분포하였으며, 6.25 전후로 대거 월남을 하기는 하였으나, 북한에 잔류한 세력도 대단히 방대합니다. 한때 1950년대 말 전후에 북한 지역의 모든 종교 세력이 소멸하였고, 그 와중에 천도교도 중요 교역자가 모종의 반체제 사건에 연루되어 숙청되면서, 와해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이 경전(남한과 체재가 다른)을 통해서 볼 때, 북한 천도교는 해방공간에서 북한 천도교 재건을 위해 노력한 야뢰 이돈화의 입김이 그대로 남아 있음을 알 수 있으며(저는 현행 북한천도교경전이 야뢰 이돈화의 편저이거나, 그것을 저본으로 한 것으로 잠정 결론 짓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남한의 천도교와 북한의 천도교는 서로의 존재를 풍부하게 할 중요한 자산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있습니다.
4. 어제 강독한 부분 중에는 삼절운(三絶運)에 관한 부분이 포함되어 있었는데(<개벽운수>) 현행 남한의 경전에는 << 17. 天地日月古今不變 運數大變 新舊不同 新舊相替之時 舊政旣退 新政未佈 理氣不和之際 天下混亂矣 當此時倫理道德自壞 人皆至於禽獸之群 豈非亂乎>>
에 이어 <<18. 吾道創立於三絶之運故 國與民 皆未免此三絶之運也 吾道生於吾國而 將吾國之運善矣乎 由吾道之運而吾國內 英雄豪傑多出矣 派送於世界萬國而活動 獲得稱誦有形天也 活人佛也>>로 편성해 놓았는데,
북한의 경전에서는 <<a. 天地日月古今不變 運數大變 新舊不同 新舊相替之時 舊政旣退 新政未佈 理氣不和之際 天下混亂矣 當此時倫理道德自壞 人皆至於禽獸之群 豈非亂乎 吾道創立於三絶之運故 國與民 皆未免此三絶之運也>>로 끊고,
<<b. 吾道生於吾國而 將吾國之運善矣乎 由吾道之運而吾國內 英雄豪傑多出矣 派送於世界萬國而活動 獲得稱誦有形天也 活人佛也 >>로 문단을 나눴습니다.
즉 남한 경전에서는 '삼절운'이 "우리 도의 운수"와 관련되는 것으로 간주되었고, 북한 경전에서는 '선천 - 후천'이 갈아드는 시대의 운수, 문명 대전환의 관점에서 이해해야 하는 것으로 편집되어 있는 것입니다.
5. 이 삼절운에 관한 것은 김지하, 김용옥 등 유수한 학자들이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는데, 아마도 북한 경전의 편제를 보면, 크게 느낌이 달라지고 해석과 해설이 달라져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에 대해서는 곧 본격적인 글을 발표해 보려고 합니다.
6. 개벽라키비움-동학공부모임은 <동학천도교철학용어사전> <해월문집연구><천도교회월보강독><동학천도교원전강독><수도공부모임>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곧 '동학 책 함께 읽기'를 개설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