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 관점.
영상에 담긴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으며 피식 웃음을 머금었다. 브랜딩 작업은 종종 클라이언트와의 마찰에 시달린다고는 한다. 기획자의 의도를 관철할 것인가. 혹은 클라이언트의 요구를 들어줄 것인가. 기획자는 항상 그 사이 어딘가에서 고민한다.
당시 촬영팀은 모델을 구해 강릉으로 1박 2일 촬영을 떠났다고 한다. 강릉커피빵의 BI 속 키워드인 '경포'와 '태백산맥'을 테마로 촬영에 들어갔다고 한다. 아, 그래서 피식 웃게 만든 이야기가 무엇이냐 하면. 다행히도 빈번하게(?) 일어나는 클라이언트의 무리한 요구에 밤낮으로 고민하는 기획자의 이야기는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의 속 시원한(?) 이야기라고나 할까. 원래 제작하려 했던 영상에는 모델이 강릉커피빵을 먹는 장면이 없었다고 한다.
브랜딩 작업을 하면서 겪게 되는 클라이언트와의 마찰은 필수적이면서도 피하고 싶은 일이다. 어떻게 보면 갑과 을의 관계이기도 하기 때문에 눈물과 소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Brian은 브랜드 이미지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직접적으로 강릉커피빵을 먹는 장면이 들어갈 필요는 없다고 일축했고 강릉커피빵 대표님은 전전긍긍하셨다고 한다. 만들어주는 놈이 싫다는 데 어쩔 것인가.
보통 이런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다면 계약을 파기하는 것이 일상이다. 어쨌든 계약 관계니까. 그렇지 않았던 것은 강릉커피빵 대표님은 자신의 제품을 바라보는 브랜티스트의 시각을 믿어주셨고 거기에 동반되는 열정도 믿어주셨기 때문이었다. 다만 장면 하나만...
다행히(?) 강릉커피빵 대표님의 의견은 받아들여져 마지막에(!) 배우가 커피빵을 먹는 장면이 추가되었다고 한다. 온전히 강릉에서만 느낄 수 있는 연출들로 영상은 아름답게 꾸며졌다. 훗날 Brian에게 왜 그렇게 커피빵 먹는 장면을 넣기 싫어했냐고 물으니 그땐 그게 좋을 줄 알았단다. 브랜드 필름이라고 해서 굳이 제품이 들어갈 필요는 없었던 것 같다고. 지금 보니 자연스럽게 잘 들어간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도 덧붙였다.
영상 링크 : (https://www.youtube.com/watch?v=IkHWl0zKWvs)
영상 링크 : (https://www.youtube.com/watch?v=wDjdLSu9_Uc)
제작한 두 브랜드 필름의 인기가 좋아 훗날 출시하게 된 자매품의 영상까지 찍게 되었다고 한다. 강릉 커피잼과 강릉 커피누. 그리고 모두를 합친 매일매일 강릉커피빵까지. 결국 제품을 보는 브랜티스트의 시선이 옳았고, 브랜티스트를 향한 강릉커피빵 대표님의 믿음도 옳았던 셈이다.
1화와 2화에 걸쳐 이야기했다시피 당시 강릉커피빵이 자리를 잡은 곳은 '강문해변'이라는 곳이었다. 이미 강릉에서 유명한 카페거리인 '안목해변'이 있던 차라 지리적 이점을 많이 빼앗기던 곳이었다. 게다가 주위에는 횟집이 즐비해었고 인테리어... 공간 디자인도 통일되어 있지 않았었다.
당시 주변 시장조사 및 시공을 하던 도중 주민 분께 한 소리 듣기도 하였다. '내가 강문에서 횟집이 몇 년인데! 여기 카페는 장사 안돼!'라는 말에 조용히 눈물 삼키기도 하였다. 하지만 지금의 강문해변은 카페가 줄지어 있다. 그때 그분을 찾아가서 '우리가 맞았죠?!' 라며 자랑스레 웃어 보이고 싶기도 하다.(뿌듯)
공간 디자인은 브랜딩의 꽃이라고도 한다. 그 공간 속에서 로고, 영상, 사진 등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어렵고 복잡한 디자인이라고도 생각한다. 게다가 브랜티스트에서는 첫 번째 공간 디자인 도전이었다.
중압감이 상당했을 것이라 생각하고 물어봤었다. 어떻게 이렇게 잘 해낼 수 있었냐고. 돌아온 O의 대답은 어쩌면 당연했다. '무섭다거나 잘 안될 거라는 생각을 내 머릿속에서 지워요. 아예 생각도 안 하는 거죠. 되는 것만 생각합니다.'
키워드 외의 공간 테마를 설정해야 했다. O는 Original이라는 단어에서 그 의미를 찾았다.
오리지널이라는 단어의 첫 번째 의미에서 1층의 공간을 디자인하고 두 번째 의미에서 2층을 디자인했다고 한다. 1층은 강릉커피빵이 원조임을 알 수 있는 키워드를 이용해 주문처와 매대로, 2층은 독창적인 커피빵을 이용해 만든 작품을 걸어두는 카페 겸 갤러리로 디자인했다고 한다.
강릉커피빵의 브랜딩 이야기는 이번이 마지막이다. 누가 원조일지도 모르는 강릉커피빵에서 하루 카페의 매출이 3000만원까지 올라가는 지금까지. 최근에는 미국에 수출까지 하신다고 한다. 감개가 무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얼마 전 다녀온 강릉의 바다는 여전히 시원했다. 풍경은 맛있었고, 커피빵도 여전히 달았다. 우리는 좋은 브랜드를 만들었다.
브랜티스트는 예술가의 관점으로 대상을
바라보고 표현하는 일을 합니다.
(http://www.brantist.com/about)
'We art your tomorrow',
예술로 세상을 밝히는 일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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