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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휴 Apr 26. 2023

퀸메이커

남편과 주말에 드라마 뭘 볼까~? 이야기를 하다가 서로 동시에 <퀸메이커>를 외쳤다. 한번 보기 시작하면 대장정인 탓에 신중하게 골라야 하는 드라마! (나는 드라마를 보기 시작하면 왠만해선 중간에 drop하는 법이 없다) 다행히 특별한 일정이 없는 주말이라 우린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고 넷플릭스 드라마인지라 이미 11편까지 완결이 다 나와있던 바람에 이틀에 걸쳐 11편까지 다 마쳤다. 드라마를 보고난 느낌은 1)김희애의 연기력은 역시 명불허전. 2)손회장역 배우의 카리스마가 생각보다 대단하다. 3)정치판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바닥이고, 여론은 기레기의 탓도 있겠지만 그들을 이용하는 홍보인들의 탓도 적지 않다. 

이제 드라마의 줄거리를 한번 흝어보자. (스포가 있을 수 밖에 없으니 양해바랍니다)

드라마에서 김희애는 은성그룹 전략기획실 실장인 황도희로 나온다. 황도희는 은성그룹 회장일가의 비자금 및 뒤치닥거리를 하는 인물로 10여년간 그들의 완벽한 그림자로 산다. (그때문에 남편이었던 마중석과 이혼을 한 상태) 드라마 1회에서 황도희는 회사에서 폭언을 일삼은 은채령(은성그룹 손영심 회장의 둘째딸/혼외자)의 영상이 노출되어 논란이 되자 그녀를 검찰에서 빼내기 위해 교묘한 홍보전을 펼치고 (사진에서 은채령이 한 스카프, 가방, 신발등에 포커스를 맞추라고 은성그룹에 우호적인 언론사에 지시하고, 그 물건들을 백화점에서 한정판매한다) 그 일을 잘 마무리해 손회장으로부터 새 차를 하사받는다. (손회장의 친구들은 도희를 너무 믿지말라며 그녀를 사냥개로 폄하하는 발언을 자기네들끼리 불어로 함/뒷담화는 외국어로!) 오경숙(문소리)은 변호사로 은성백화점에서 일하다가 계약해지된 사람들의 변호를 하며 부당해고를 철회하라고 은성백화점 옥상에서 혼자 파업중이다. 은채령의 남편인 백재민(류수영)은 은채령 이슈로 한국이 떠들썩하자 (한진 땅콩사건을 연상시킴) 해외에서 급히 귀국하는데, 손회장은 사위인 백재민을 서울시장으로 당선시키려고 한다. 서울시 땅이었던 부지를 로비로 빼돌려 그 땅에 은성면세점(롯데월드타워 사건과 비슷)을 짓고 있었던 손회장은 자신의 수하였던 전직 서울시장이 자꾸 자신의 통제를 벗어나려고 하자 그의 각종 비리를 황도희를 시켜 언론에 노출시킨 뒤 자진사퇴하게 만들었던 것. 그 바람에 갑자기 공석이 된 서울시장직에 서울에서는 보궐선거가 열리게 되고 백재민은 시장될 준비를 시작한다. 

어느날 밤 갑자기 황도희를 부르는 백재민. 그의 폰에는 수행비서였던 한이슬과의 문자가 적혀 있었고 백재민은 한이슬로부터 협박을 당하고 있었다. (둘은 하룻밤을 같이 했는데 먼저 한이슬이 백재민을 유혹했음에도 불구하고 성폭행을 당했다며 언론에 제보하겠다는 문자가 적혀있었음 / 안의정 사건과 비슷) 백재민은 그 일을 해결해달라고 황도희에게 부탁하고, 도희는 여느때처럼 이슬의 뒤를 캐 그녀가 대학교때 잠시 bar에서 아르바이트 하겠다는 사실을 문제삼아 퇴사를 종용한다. 뒤도 안 돌아보고 자리를 나서는 도희는 회사앞에서 대기중인 차에 오르려는데 그 차 위로 한이슬이 떨어지고 황도희는 그녀의 시신을 보고 깜짝 놀라고 만다. 사람이 죽었지만 백재민은 외려 후련해하고 그 모습을 본 도희는 더 이상 VIP들을 돕는 은성그룹일을 할 수 없음을 깨닫는다. 손회장은 도희를 불러 백재민에게 무릎꿇고 사과한 후 그의 선거캠프일을 총괄하라고 하지만 도희는 거절하는데... 그러자 손회장은 곧바로 도희의 부하직원이었던 국지연(옥자연)을 실장으로 승진시킨 뒤 도희를 퇴직금도 주지않고 회사에서 내쫓는다. (은성그룹은 황도희에게 회사차원의 집과 차를 제공해주고 있었고 퇴사명령이후 집과 차를 즉시 반납했어야 함은 물론이다. 황도희를 사냥개처럼 묘사한 화면은 인상적) 도희는 손회장에게 가서 부당한 처사를 따지며 은성그룹을 자신의 손으로 파멸시킬 것이라고 말하지만 손회장은 눈하나 깜짝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보라고 도희를 도발한다. 

한편 은성백화점 옥상에서 은성그룹의 수하들로부터 위협을 받던 오경숙은 그녀를 손회장 손에서 지키려던 도희와 대치끝에 우연히 옥상에서 떨이지고, 다행히 안전매트위에 떨어져 부상을 입지만 목숨은 부지한다. 그 일로 인해 이름을 날리게 된 경숙은 자신의 의지가 아니었던 일로 벌어진 해프닝에 민망해하고 다시 시장안에 있는 자신의 변호사 사무실로 돌아가고자 하지만 그런 그녀앞에 황도희가 나타난다. 손회장 지시를 거부하기 전, 도희는 진실을 알아보기 위해 재민의 핸드폰에서 문자를 다시 한 번 확인해 보겠다고 하고 그의 폰에서 한이슬에게 전화를 걸지만 그건 백재민이 갖고있던 세컨폰이었다. (그들이 나누었던 대화는 백재민이 황도희를 속이기 위해 위장으로 만들어낸 문자였던 것. 한이슬은 죽기전에 억울하다며 도희에게 이메일을 보냈고 황도희는 직감적으로 뭔가 이상함을 느낀다) 자신을 철저히 속이고 이슬의 죽음에도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백재민같은 사람이 서울시장이 되서는 안되다고 생각한 도희는 지금 인기절정인 오경숙을 서울시장으로 만들려고 한다. 하지만 오경숙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며 그 제안을 거절하고, 백재민 역시 뉴페이스인 오경숙을 자신의 캠프로 끌어들이려고 노력한다. 도희에게서 한이슬 이야기를 들은 경숙은 백재민 캠프에 합류하기 전 그를 떠보기위해 이슬이에 대해서 물어보지만 백재민의 반응을 보고 (도희의 말이 사실임을 직감하고) 열받아 엉겁결에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겠다고 기자들 앞에서 이야기한다. 

거대양당의 서울시장 후보인 백재민과 서민정(진경), 그리고 무소속후보인 오경숙. 도희는 이대로는 승산이 없는 싸움이니 어떻게든 서민정을 몰아내고 경숙을 개혁당의 후보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짠다. 서민정과 1대1토론에서 오경숙은 3선위원이었던 서민정에게 경선을 제안하고, 서민정은 자신의 내연남을 토론장에서 보고 정신이 혼미해진 나머지 당황하다가 경선을 수락한다. 도희의 전남편인 마중석은 서민정의 보좌관으로 일하고 있었는데 도희가 '서민의 종'서민정이 사실은 피부과를 밥먹듯이 드나들고 자신의 딸을 위해 불법정치자금도 받았다는 사실을 여론에 알리자 불리해진 판세를 뒤집기위해 애쓴다. 원래 서민정이 1위, 백재민이 2위, 오경숙이 3위를 달리고 있던 초반의 여론조사에서 판세는 심하게 요동친다.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오경숙을 사퇴시키기 위해 서민정과 백재민캠프는 서로 손을 잡고, 오경숙이 은성그룹 백화점 해고직원들을 도와주는 모임에서 횡령을 했다는 사실을 폭로한다. 이는 (은성백화점과 소송중에) 실제로 아들의 등록금이 없어 어쩔 수 없이 횡령을 했던 화수이모(김선영)의 짓이었는데, 그녀는 서민정의 협박에 못이겨 이 모든 횡령이 오경숙의 짓이라고 거짓 기자회견을 하고 나중에 죄책감에 못 이겨 자살을 시도한다. 서민정은 화수이모의 목숨이 위험하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오직 시장에 당선될 생각뿐이었고, 그녀의 비인간적인 모습을 본 마중석은 정치에 혐오를 느끼며 오경숙 사퇴기자회견장에서 민정과 자신의 이야기를 녹음한 파일을 틀며 외려 민정에게 사퇴를 요구한다. 그 덕에 한 고비를 넘기게 된 경숙은 제대로 된 정치인이 없는 아무도 없는 현실에 외려 비통해하며 다시는 사퇴를 하지않고 끝까지 선거운동을 할 것을 서울시민들 앞에 선언한다. 

오경숙에게 황도희가 있어 백재민이 불리해질 것임을 안 손회장은 선거전문가인 칼윤(이경영)을 한국에 불러들이고, 그는 도희보다 더 더러운 여론전을 펼치며 도희와 경숙을 코너로 몰아넣는다. 도희와 경숙이 같이 의논하지 못하도록 둘을 분리하는 과정에서 칼윤은 치매를 앓아 병원에 누워있던 도희아버지를 납치하고 그는 길거리를 헤매다가 도로에서 차에 치여 죽음을 맞이한다. 한참 바쁜 시기에 아버지의 장례를 치러야했던 도희와 한시가 급함에도 조문을 와 도희의 곁을 지키는 경숙. 도희는 처음엔 자신의 복수를 위해 경숙을 이용하려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이 경숙으로 인해 변하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극도로 불리한 상황에서 서민정의 사퇴로 1:1구도가 된 보궐선거. 경숙은 시장후보를 잃게된 개혁당의 시장후보가 되고 마중석까지 찾아가 자신의 캠프로 합류하길 간청한다. 백재민에 비해 자금력이 딸리는 개혁당(+도희)은 정치자금을 얻기위해 또다른 재벌가와 컨택하지만 경숙은 이건 불법이라며 대차게 거절하고 그 과정에서 도희와 경숙은 크게 다툰다. 여론조사 종료전 확실한 1위를 굳히기 위해 칼윤은 바쁜 엄마에게 서운한 점이 많았던 경숙의 아들을 자극하려고 그의 SNS에 경숙을 성적으로 비하한 합성사진을 올린다. 그 사진을 보고 격분한 아들이 동급생 폭행을 하자 기다렸다는 듯 폭행동영상을 찍어 그 사실을 언론에 널리 알리고, 가화만사성이 안되는 경숙이 서울시장에 부적합하다는 사실을 알리는 한편 헛소문을 내서 아들이 성범죄가 있는것처럼 조작한다. 그래서 다시한번 경숙은 어려운 형편에 서게 되는데 화수이모를 비롯한 백화점 멤버들이 경숙을 돕고, 재민의 비서였던 국지연이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된 도희는 불리한 판세를 뒤집기 위해 또 그 사실을 언론에 제보한다. 칼윤은 지연에게 가짜 애인을 등장시켜 거짓 기자회견을 열려고 하지만 재민이 지연의 집에 드나드는 영상이 제보되며 지지율은 한번 더 요동친다. 재민은 지지율이 경숙에게 역전되자 은성면세점 지분의 50%를 서울시민들에게 넘기겠다는 파격적인 공약을 내세우지만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는 못한다. 지연과 뱃속의 아이가 자신의 스모킹건이 될 것을 우려한 재민은 결국 그녀를 살해하기(자살한 것처럼 위장)로 결심하고, 그 소행을 도희의 짓인 것으로 꾸미기위해 칼윤과 그 일을 도모한다. 계획 당일, 채령은 국지연을 병원에서 꺼내 차량으로 유도하고 (그 과정에서 본인은 불륜녀를 용서한 성녀 이미지를 구축함) 지연은 거의 납치되다시피해 저수지에서 번개탄을 피운 차에 갇힌 채 서서히 정신을 잃어간다. 그때 동물적인 직감으로 저수지에 나타나는 도희와 동주! (동주는 소년원 출신이지만 경숙으로 인해 과거를 청산하고 경숙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보조로 일하던 인물. 경숙이 서울시장에 출마하자 캠프에서 여러 일을 도맡아한다) 동주가 칼윤의 사주를 받은 납치범들과 칼에 찔리며 사투를 벌이는 사이, 도희는 지연을 데리고 탈출해 병원으로 간다. 다음날 정신을 차린 지연이 경숙의 사무실로 가 불륜사실을 고백하며 백재민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봉착한다. (알고보니 한이슬도 결국 백재민이 옥상에서 밀어 죽게된 것으로 밝혀짐) 결국 선거날이 다가오고 경숙은 80%가 넘는 지지율로 당선되며 도희는 손회장을 확실히 끌어내리기 위해 일부러 손회장 비자금 계좌에서 은서진(손회장의 첫째딸/적통)을 통해 현금으로 200억을 받는다. 서울시장 당선이후, 김초롱기자 (기자정신이 확실한 거의 유일한 기자)로 부터 불법자금 의혹을 받고 조사를 받게된 도희는 감옥에 가게되고 은성그룹은 비자금 및 각종 의혹에 연루되어 검찰조사를 받으며 서서히 몰락해간다. 마지막에 폭주하는 백재민과 자신에게 대든 백재민을 살해하는 손회장.(칼윤은 백재민의 아버지를 자살하게 종용한 인물로 나오며 재민은 도희에게서 그 사실을 듣고 망연자실했음) 그들에겐 가족관계조차 아무것도 아니었으며 자신의 방해물은 회유하거나 안되면 살해하거나. 둘 중에 한 가지 방법외엔 없었다. 채령 역시 자살로 위장된 남편 백재민의 죽음이 사실상 살해라는 것을 깨닫는다. (드라마에서 나오는 수많은 자살은 이재명을 연상시킴)


정치판이 정말 이럴까...? 싶게 충격적이었다. 드라마의 마지막은 감옥에 갇힌 도희를 어떤 정치인이 찾아오는 것으로 끝난다. 협박과 회유는 그들(정치인과 재벌)에게 일상이었으며 사람의 목숨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모습도 역시 충격이었다. <퀸메이커>에서 손회장과 도희의 관계는 모녀관계를 연상시키며, 이 드라마 역시 김희애의 드라마가 대부분 다 그렇듯이 여성을 전면에 내세운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드라마지만 상당히 연극적인 요소가 많이 보이는 것은 인상적이었는데 여론전(폭로전)을 통해 엎치락 뒤치락하는 판세가 재미있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은 장면은 손회장이 오시장과의 대화에서 우는듯 웃는 장면이었는데 오경숙의 "저는 그냥 시장이 아닙니다. 황도희가 만든 시장입니다"라는 말에 자신의 마지막을 직감한 듯 흐느끼는 장면에서 거의 소름이 돋았다. (서이숙님이 드라마 전반에 걸쳐 패션측면에서도 정말 멋지게 옷을 입고 나오셨음) 넷플릭스에서 쓸데없는 담배씬이 너무 많은 것 같아 조금 짜증나고, 은서진역을 맡은 배우의 연기가 조금 아쉬웠다. 김희애와 붙는 씬이 많아 상대적으로 밋밋해보이는 인상을 준 듯하다. 50대 여배우 투톱은 정말 보기 힘든데 나쁘지만은 않은 선택이었다. 사실 선거판은 한번 흐름이 넘어가면 표를 내주는 경향이 강하고, 특히 깜깜이 선거 기간에는 뒤집기가 쉽지않은데 극의 긴장도를 위해 투표 전날까지 폭로전이 이어진 것은 현실과는 좀 거리가 있었던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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