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 경제가 온다

연봉의 반은 토큰으로 줘도 될까요?

by s l o w c o d e

[Summary]

단순 소프트웨어 구독(SaaS) 시대가 가고, 스스로 추론하고 행동하는 '에이전트 서비스(AaaS)'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젠슨 황은 데이터 센터를 '지능을 생산하는 공장'으로 정의하며, 칩부터 에이전트까지 이어지는 수직 계열화 전략을 5단 케이크로 설명합니다.

제본스의 역설: 가트너에 따르면 추론 비용은 90% 하락하지만, 사용량은 오히려 증폭합니다.

"직원들에게 연봉의 절반을 토큰으로 주겠다"는 젠슨 황의 선언은 보너스 이상의 함의를 갖습니다.

이제 기업은 소프트웨어가 아닌 AI 에이전트를 고용하며, 토큰은 새로운 경제시스템의 '기초 화폐'가 될 것입니다.


GTC 2026, IT 르네상스의 문을 열다


최근 개최한 NVIDIA GTC 2026의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습니다. 젠슨 황(Jensen Huang) 회장은 무대 위에서 한 장의 슬라이드를 제시하며 선언했습니다. "Enterprise IT Renaissance from SaaS to Agent-as-a-Service." (SaaS에서 AssA로 전환하는 IT 르네상스)

과거의 데이터 센터가 단순히 파일을 저장하고 소프트웨어를 돌리던 '창고'였다면, 이제는 토큰이라는 지능의 파편을 찍어내는 'AI 팩토리(AI Factory)'로 진화했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오늘은 이 대전환의 중심에 있는 '토큰 경제학'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1. 젠슨 황의 '5단 케이크'와 AI 팩토리


먼저 AI 팩토리부터 보겠습니다. 젠슨 황은 AI를 똑똑한 앱 하나가 아니라 전기나 인터넷 같은 필수 인프라로 규정했고, 그 구조를 에너지, 칩, 인프라, 모델, 애플리케이션의 5단 케이크로 설명했습니다.

AI는 전기만큼 흔해질 것이다라는 관점은 지난번에 살펴본 Matt Shumer 'Something big is happening'라는 에세이와 동일한 관점입니다. (※아래 링크 참조)

특히 여기서 중요한 대목은 인프라 층인데요. 젠슨 황은 이 시스템을 단순한 데이터 저장소가 아니라 “지능을 제조하는 공장”, 즉 AI 팩토리라고 불렀습니다.

이 정의가 중요한 이유는 AI의 경제학이 기존 소프트웨어와 다르기 때문입니다. 예전 소프트웨어가 미리 작성된 알고리즘을 실행했다면, AI는 매 요청마다 실시간으로 추론하고 답을 생성하므로 전력, 메모리, 네트워크, 냉각, 칩 효율이 곧 원가 구조가 됩니다.

이 지점에서 젠슨 황의 5단 케이크는 단순한 기술 비유가 아니라 가치사슬 설명이 됩니다. 애플리케이션이 성공할수록 그 아래 모델, 인프라, 칩, 에너지 수요가 연쇄적으로 늘어나고, 결국 경제적 이익은 맨 위 애플리케이션에서 만들어지되 수익의 파급은 아래 모든 층으로 흘러내립니다.

image.png AI5단 케이크중 인프라층에 대응하는 AI 팩토리 입니다. (GTC 2026)

그래서 “우리 것이든 남의 것이든, 오픈소스든 유료든 일단 AI를 돌려라, 결국 NVIDIA로 돌아온다”는 해석이 성립합니다. 젠슨 황은 오픈소스 모델이 매우 중요하며, 세계의 많은 모델이 무료이고, 이런 오픈 모델이 프런티어 수준에 도달하면 소프트웨어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훈련, 인프라, 칩, 에너지 전 층의 수요를 활성화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는 DeepSeek-R1을 예로 들며 강한 추론 모델의 공개가 애플리케이션 채택을 가속했고, 그 결과 하부 스택 전부의 수요를 키웠다고 설명했습니다. (모델이 인프라를, 인프라가 칩을, 칩이 에너지를 가속화)
즉 NVIDIA의 오픈소스 친화 전략은 “무료를 퍼준다”가 아니라 “무료 모델이 돌수록 전체 인프라 시장이 커지고, 그 총수요가 결국 GPU와 시스템 매출로 되돌아온다”는 구조적 계산에 가깝습니다.

TOKEN = MONEY?


이제 “토큰=돈인가?”라는 질문으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조금 헤깔리는 부분이, 토큰의 원래 정의는 사실 화폐가 아니라 측정 단위에 가깝습니다. 가트너는 토큰을 생성형 AI 모델이 처리하는 데이터의 단위로 설명했고, 이 분석에서는 토큰 1개를 약 3.5바이트, 대략 4글자 정도로 잡았습니다.

하지만 기업 운영 관점에서는 사정이 달라집니다. 토큰은 이제 단순한 글자 조각이 아니라 추론 비용, 처리량, 응답 품질, 에이전트 활동량을 한꺼번에 연결하는 비용 회계 단위가 됩니다.
예전 SaaS 시대에 기업이 좌석 수, 라이선스 수, 월 구독료로 소프트웨어 예산을 짰다면, 앞으로의 AaaA 시대에서는 사람 한 명이 아니라 에이전트 한 무리가 얼마나 많은 작업을 얼마나 비싼 추론으로 수행했는지가 예산의 핵심이 됩니다.
즉 비용 단위가 Seat(좌석수)에서 Token으로, 사용 단위가 App에서 Agent Workflow로 이동하는 것입니다.
이 변화가 바로 SaaS에서 AaaA로의 전환이라는 경제학적 의미라고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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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흐름을 더 날카롭게 보여주는 것이 가트너의 경고입니다. 가트너는 2030년까지 1조 개 매개변수급 LLM의 추론 비용이 2025년 대비 90% 이상 낮아질 수 있다고 봤지만, 동시에 에이전트형 모델은 일반 챗봇보다 작업당 토큰을 5배에서 30배 더 많이 쓸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말 그대로 토큰 단가는 떨어져도 토큰 소비량이 훨씬 더 빠르게 는다는 의미입니다.
이를 단순 계산으로 바꾸면 지금 총비용을 1로 둘 때, 토큰 단가가 0.1로 내려가도 사용량이 5배면 총비용은 0.5가 되고, 사용량이 30배면 총비용은 3.0이 됩니다.

이것은 경제학에서 말하는 '제본스의 역설(Jevons Paradox)'입니다. 기술 발전으로 자원 이용의 효율성이 높아지면 오히려 그 자원의 소비가 폭증하는 현상이죠. 전기가 싸지니 집집마다 에어컨을 달았듯, 토큰이 싸지니 모든 이메일 답장, 모든 코드 한 줄, 모든 미팅 요약을 AI 에이전트 수십 마리가 달라붙어 처리하게 될 것입니다. 결국 비용 하락은 시장의 축소가 아니라, 확대를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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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가트너는 “싼 토큰”을 “싼 프런티어 추론”과 혼동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고급 추론은 훨씬 더 많은 토큰과 더 복잡한 시스템 오케스트레이션을 필요로 하므로, 겉으로 보이는 단가 하락이 기업의 총지출 감소로 연결되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IT글로벌 리서치 회사 IDC에 따르면 2027년까지 G2000 기업의 AI 에이전트 사용은 10배, 토큰 및 API 호출 부하는 1000배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합니다. 앞으로 진짜 경쟁력은 단순히 토큰을 싸게 사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토큰을 어디에, 어떤 모델에, 어떤 순서로 배분해 가장 높은 생산성을 뽑아내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엔지니어에게 연봉의 절반 규모 토큰을 더 줘야 한다


이번 GTC 2026에서 젠슨 황이 이와 같은 말을 했습니다.

추가적으로 CNBC 보도에 따르면 그는 엔지니어가 기본급과 함께 토큰 예산을 받아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는 새로운 보상 구조를 제안했고, 장기적으로는 직원들이 엄청난 수의 디지털 에이전트와 함께 일하게 될 것이라는 비전을 반복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Tom’s Hardware가 전한 내용에 따르면 그는 연봉 50만 달러를 받는 엔지니어가 25만 달러어치 토큰을 쓰지 않는다면 자신은 매우 불안할 것이라고까지 말했습니다.

얼핏 보면 직원에게 '돈'과 유사한 토큰을 추가로 더주니 '좋다'라거나, AI를 적극적으로 사용할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지만, 한 꺼풀 속내를 들여다 보면 무언가가 더 있는거 같습니다.
이제 회사는 사람에게 월급만 주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지휘할 에이전트 군단의 운영 예산까지 함께 배정하려는 것입니다. 업무용으로 사용할 토큰을 개인보너스 처럼 지급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당신의 몸값 일부는 이제 인간 노동에 더해, AI 노동으로 증폭되어야 한다”는 신호이고, 성과 좋은 직원의 정의도 “혼자 잘하는 사람”에서 “사람과 에이전트의 혼합 조직을 잘 운영하는 사람”으로 바뀌게 됩니다.

엔비디아의 이 기적의 논리는 앞서 언급한 오픈형 자율 멀티에이전트로 다시 연결됩니다. 토큰경제를 공론화하고 업무를 하는데 있어 토큰사용을 당연시 함으로서 앞으로의 토큰 사용기반의 업무방식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추론비용이 떨어지면 사람들은 더 많이 쓰고, 멀티에이전트 구조가 보편화되면 한 번의 업무가 여러 단계 호출과 검증 루프를 거치므로 토큰 소비는 더 폭증합니다.


이렇게 되면 토큰은 더 이상 API 과금표의 작은 숫자가 아니라, 기업 내 노동 분업의 원가표가 됩니다.
회의록 정리, 리서치, 코드 테스트, 문서 작성, QA, 모니터링 같은 루틴 업무가 에이전트로 이전될수록 토큰은 “AI가 대신 일한 시간”을 나타내는 준화폐적 지표가 됩니다.
국가가 발행하는 법정화폐처럼 보편적 가치저장 수단은 아니더라도, 기업 내부에서는 이미 “지능 생산량을 사고파는 회계 단위”로 진화하고 있는 셈입니다.

토큰이 화폐화가 되면서 토큰 생산의 중심에 서있는 엔비디아가 토큰 사용량 증폭 가이드라인을 제시함으로써 엔비디아는 '업무생산성 증대', '보너스 추가지급', '매출증대'라는 3마리의 토끼를 한번에 잡는 포석을 깔게 되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빅테크 수장이나 AI 구루의 시선은 어떨까요?

샘 알트만(OpenAI)과 사티아 나델라(Microsoft) 등 AI 구루들은 이제 경제적 가치의 척도가 '토큰'으로 수렴하고 있다고 단언합니다. 그들이 주장하는 핵심 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샘 알트만의 '연산 자원 화폐화': 알트만은 "미래에는 연산 자원(Compute)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상품이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이를 보편적 기본 지능(UBI, Universal Basic Intelligence) 개념으로 확장하여, 모든 인류에게 일정량의 '토큰'을 배분하는 미래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즉, 토큰은 생존을 위한 '에너지 카드'와 같은 위상을 갖게 됩니다.


사티아 나델라의 '지능의 한계 비용 제로': 나델라는 AI 토큰을 가치를 측정하는 새로운 단위(New Unit of Value)로 정의합니다. 과거에는 인간의 시간이 가치의 단위였으나, 이제는 '얼마나 많은 지능(토큰)을 투입했는가'가 비즈니스의 효율성을 결정한다는 것이죠. MS가 오피스 전반에 코파일럿을 심는 이유는 결국 모든 업무를 '토큰'의 흐름으로 바꾸기 위함입니다.


젠슨 황의 구상을 경제학적으로 다시 그리면 아래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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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에 토큰은 AI 시대의 새로운 화폐라기보다, 새로운 노동 단위이자 새로운 원가 단위이며, 점점 새로운 보상 단위로까지 확장되는 중입니다.

좌석 수를 사던 시대에는 좋은 회사가 좋은 소프트웨어를 구독하면 됐지만, 토큰을 쓰는 시대에는 좋은 회사가 사람과 에이전트의 조합을 설계하고, 어떤 작업에 어떤 모델을 붙일지 판단하고, 토큰을 낭비가 아니라 생산성으로 바꿔야 합니다.


그리고 젠슨 황이 정말 말하고 싶은 것도 아마 이것일 겁니다. AI는 앱이 아니라 공장이고, 토큰은 버튼 클릭 비용이 아니라 그 공장이 찍어내는 지능의 생산 단위라는 것 말입니다.

AssS at GTC2026.jpg


AI시대 부자의 척도는 땅도 돈도 아닌 단위토큰당 생산성일 것입니다.


GTC 2026에서 젠슨황이 제시한 'Enterprise IT Renaissance'라는 말처럼, 우리는 지금 기술의 암흑기를 지나 지능이 보편화되는 르네상스 시대를 지나고 있습니다. 젠슨 황의 슬라이드 속 '정보 노동자(Information Workers)' 옆에는 늘 에이전트가 함께 그려져 있습니다.

이제 질문은 "AI가 내 일자리를 뺏을까?"가 아닙니다. "나는 오늘 토큰을 얼마나 가치 있게 사용했는가?"가 되어야 합니다. 여러분의 연봉 절반이 토큰으로 입금되는 날, 여러분은 그 '디지털 군단'을 이끌 준비가 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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