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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신과 의사 박종석 May 25. 2020

< MBTI 검사에 대한 6가지 QnA >

1)   MBTI는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 검사는 사람의 성격유형을 측정하기 위해 이사벨 마이어스 (Isabel Myers)와 캐서린 브릭스(Catharine Briggs)가 1900년부터 1975년에 걸쳐서 개발한 검사입니다. 장장 75년의 시간 동안 수많은 연구자, 참여자들의 노력과 헌신으로 신뢰도와 타당도 검증을 거쳐서 완성된 이검사는 아직까지도 사람의 성격을 분류하는 가장 신뢰도 높은 검사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MBTI 의 기초를 정립한 것은 칼 구스타프 융으로 그의 정신분석 이론중 성격유형이론을 근거로 제작되었습니다. 20세기 초 미국의 정신과, 심리학자들은 대부분 융의 영향을 많이 받았지요. MBTI는 사실 아주 우연한 계기로 탄생되었습니다. 이사벨 마이어스 (Isabel Myers)와 캐서린 브릭스(Catharine Briggs)는 모녀지간인데 이사벨이 남자친구를 집으로 데리고 왔을 때 어머니 캐서린은 딸의 남자친구가 자신의 가족들과는 너무나 다른 점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고 합니다. 이를 계기로 어머니와 딸이 대를 이어 만든 일생의 프로젝트가 MBTI 였던 것이죠.


2)   MBTI 검사는 어떻게 이뤄지나요?


MBTI 검사지는 모두 95문항으로 구성되어 있고, 네 가지 척도의 관점에서 인간의 성격을 각각 두가지로 분류합니다.
외향적인가(E) – 내향적인가(I) / 감각적인가(S) - 직관적인가(N),
사고를 중시하는가(T) – 감정을 중시하는가(F) / 판단을 중시하는가(J) – 인식을 중시하는가(P),
등을 체크한뒤 개인이 선호하는 네 가지 지표를 알파벳으로 표시하여(예, INTJ) 이에 따라 사람을 총 열여섯 가지의 유형으로 분류할수 있습니다. 각각의 지표는 우리가 살면서 사물과 타인을 어떤식으로 인식하고 판단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주어진 상황에서 사람들이 무엇에 주의를 기울이는가, 그들이 인식한 것에 대하여 어떻게 결론을 내리는가 선호도를 알아보는 것이죠.


3)   MBTI 척도 각각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E 외향성 : 에너지와 관심의 초점이 외부에 있으며 타인과 소통을 중요시합니다. 인식과 판단을 할 때의 근거도 외부의 평가기준에 따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인의 만족보다는 남들이 인정할수 있는 가치나 스펙을 쌓는 일에 더 열정을 쏟는 성향이 있습니다.
I 내향성 : 내부의 개념이나 생각에 더 관심을 둡니다. 즉 타인보다는 자기 자신과의 소통을 더 중요하게 여깁니다. 숙고하는 성향을 가지며 자신의 과거, 부모와 있었던 애착에 대한 되새김질, 반추적 사고를 하기도 합니다. 대인관계를 꺼리는 것은 아니지만 혼자 있는 시간을 불편하게 여기진 않는 편입니다.
S 감각형 : 자신의 눈이나 귀로 확인만 정보만을 믿고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조심성이 많고 신중한 편입니다. 순서와 절차에 입각해서 차근차근 업무를 수행해 나가는 스타일이며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사실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N 직관형 : 예감이나 직감에 의지한 결정을 많이 내립니다. 다소 엉뚱하다거나 특이하다는 소리를 들을때도 있지만 이들은 미래 지향적이고 창의적이며 새로운 접근을 중시합니다. 모험을 즐기며 다소 무모한 사업이나 투자에 뛰어들기도 합니다. 다양한 정보 간의 연관성, 통찰력등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T 사고형 :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기준을 바탕으로 정보를 비교 분석하고 논리적 결과를 바탕으로 판단합니다. 계산과 숫자, 근거를 가지고 결론을 도출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F 감정형 : 팩트보다는 그 사실이 불러올 감정적인 부분에 중점을 둡니다. 어떤 일의 결과보다는 그로 인한 대인관계, 정서적 영향에 더 관심을 가지는 편입니다.
J 판단형 : 어떤일을 계획하고 수행할때 큰 그림에 대한 계획을 미리 세우고 조직적, 체계적으로 진행하기를 좋아하는 성향입니다. 임기응변식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 변수에 대한 통제등을 확실히 해놓는 것을 좋아합니다.
P 인식형 : 조금 유연한 편이며 자신의 삶을 완전히 통제하고 조절하기보다는 그때그때 상황에 맞추어 대응하며 적응해 나가는 편입니다. 일관된 목표를 세우고 일직선으로 사는 삶보다는 환경에 맞추어 자율적으로 살아가기를 원하는 편입니다.


4)   MBTI 검사결과가 실제 성격을 대변해줄 수 있을까요?


MBTI의 근간이 되는 융의 이론에 따르면 인간의 행동이 겉보기에는 제멋대로고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변화무쌍해 보이지만, 사실은 매우 질서정연하고 일관성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사람이 태어나 부모와의 애착관계부터, 사회적 관계를 형성함에 있어 temperament(기질)을 형성하고 character(성격)을 만드는 일련의 과정은 무척 지속적이라는 것이지요.
 이러한 일관성과 타인과의 상이성은 각 개인이 외부로부터 정보를 수집하고(인식과정), 자신이 수집한 정보에 근거해서 행동을 위한 결정을 내리는 데(판단과정) 있어서 저마다 선호하는 방법이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1944년 5천명의 의대생들에게 실제로 MBTI 를 실시했고 그 후 12년동안 5천명 모두를 추적조사를 진행하였습니다. 의대생 시절 MBTI 성격유형이 비슷했던 사람들이 12년 후에 비슷한 진로를 선택했다는 결과가 관찰되었지요. 그 후 MBTI 는 그 신뢰도를 인정받고 널리 대중화 되었습니다. 물론 수십억명에 달하는 인간의 복잡한 성격을 16가지로 나누고, 범주화시키는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연구된 검사중에서 인간의 성격특성을 가장 잘 분류할 수 있는 것이 MBTI 라는 것에는, 정신과와 심리학계 전반이 동의하는 부분입니다.


5)   외향형이 내향형보다 좋은 성격인가요?


인터넷을 보면 INFP 는 잔다르크형이다, ENTJ 는 지도자형이다 등등, 각각의 결과를 두고 범주화를 시키는 모습을 종종 봅니다. 또한 내향형 분들이 외향적인 사람들을 부러워하고, 박탈감을 느끼기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MBTI 결과는 선호도와 성향에 따른 분류일뿐 각각의 결과마다 우열이나 순위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성격형태를 절대로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지요.
사실 상담을 하다보면 내 성격이 맘에 들지 않는다, 꼭 꼭 변화하고 싶다는 분들이 계십니다. 타고난 기질이야 어느 정도 유전적으로 물려받고 정해진 부분이 많지만,
성격 = 기질 + 경험 + 환경 을 통해 이뤄지는 것입니다.
즉 성격은 나의 경험과 노력으로 얼마든지 바꿀수 있고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이란 것이지요.
실제로 MBTI 검사를 4~5년에 한번씩 했을 때 결과가 많이 바뀌거나 정반대의 형태로 나오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대학교 진학할 때, 첫 직장에 출근하고, 결혼을 하거나 아이가 생겼을 때 인생의 새로운 전기를 지나면서 우리는 성격의 큰 변화의 기회를 맞기도 합니다.
성격을 바꾸기 위해선 인내심과 시간이 요구됩니다. 타고난 기질에 새로운 경험과 환경의 변화 (이민을 간다거나, 유학, 군입대, 이직과, 휴직, )등을 통해 충분한 시간을 거쳐 아주 조금씩 변해갑니다. 또한 마음을 담는 그릇인 몸의 변화, 운동을 통해 체력을 기르고 몸의 형태를 건강히 한다면 성격의 긍정적인 변화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6)   실제 정신과 치료에서 MBTI 를 사용하나요?


실제 정신건강의학과 병의원에서는 치료적인 목적으로 MBTI 를 많이 쓰지는 않습니다. 환자를 파악하고 정보를 얻는데 약간의 도움이 될수는 있겠지만 성격을 분류하는 것이 정신과 치료에 있어서 의사에게 선입관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MBTI는 병원보다는 상담이나 심리치료분야, 교육 분야에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의 경우 인사관리나 인력개발 분야에 활용되기도 합니다. 신입사원 면접에서 MBTI 를 실시하고 어느 부서로 보내는게 적성에 맞을지 결정하는 레퍼런스로 쓰이기도 합니다.
사실 인간의 성격을 정확히 파악할수 있는 검사란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그 사람의 선호도와 지향성, 똑 같은 것을 경험했을 때 나와 타인은 어떻게 다르게 느끼는가? 하는 궁금증이 MBTI 의 출발이었습니다.
내 마음을 조금이라도 자세히 알고 싶다는 호기심, 타인과 나의 차이를 이해하고 배려하려는 공감과 연대의 연결고리로서 MBTI는 분명히 우리에게 많은 도움이 되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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